존재하는 것은 실상 뿐...

 

 

나는 감각과 관념에 의해 영위되고 있는 육신과 물질계의 모든 현상이 사실은 허상에 지나지 않고, 다만 우리의 영적 성숙을 위한 토양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일 뿐이며, 여기서 일어나는 모든 어둠과 혼란이 궁극적으로는 신적 자아, 즉 신성의 발현을 위해 이바지하고 있는 것임을 인식하고서, 의식의 분리현상로부터 상당부분 벗어날 수 있었다.

 

우리의 의식에는 밝음과 어둠, 영적인 요소와 감각적 요소가 함께 있고, 세상사 역시 영원한 가치를 향한 진지한 노력들과 함께 분열과 쟁투와 슬픔과 괴로움으로 점철된 갖가지 사연들로 뒤섞여 있어서, 개인은 개인대로, 세상은 세상대로 끊임없는 갈등 속에 놓여 있다.

 

원래 분리와 대립, 죄의식과 불의함 등은 사실은 부족한 감각과 잘못된 관념에 의해 만들어진 허상들로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인데도 이런 것에 실체를 부여하고 실상과 동일한 자격을 준 데에서부터 우리의 의식은 온갖 모순과 분열현상으로 시달리게 된 것이다.

 

이 두 요소는 분명히 실상과 허상을 바탕으로, 어떤 것은 실재하는 것의 드러남이고, 어떤 것은 실재하지 않는 것의 반영이다. 두 가지 상반되는 요소가 따로따로 동등한 의미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것은 실상일 뿐이며, 나머지는 원래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낮은 차원인 허상은 높은 차원인 실상을 위해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인식이다. 실제로 존재하는 것의 발현을 위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 복무하고 있는 것이다. 선과 악, 정의와 불의, 행과 불행, 밝음과 어둠, 영성과 감각, 영원한 삶과 한정된 삶을 대등하게 인정하는 이원적 인식은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

 

삶은 이중적이지도 않고 모순된 것도 아니다. 모든 것은 하나에서 출발하여 나고, 자라고, 번성하고, 휴식하는 영원한 순환 위에서 그 사명을 다하고 있다. 육체와 영혼, 물질계와 영계, 현실과 이상은 같은 신의 자식들로서 신의 자기실현을 위해 예비된 것이다. 우주의 영광을 바라보는 무한한 시각에서 보면, 이 우주 안에 서로 대립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현상은 결국 서로서로 영향을 주고 자극하여 전체로서 하나인 큰 흐름에 기여하고 있다.

 

사물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게 되면, 육체적인 일에 집착도 부정도 하지 않게 되고, 세상일에 매몰되지도 비난하지도 않게 된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의 정체를 앎으로, 그 이치와 역할을 이해하고 긍정할 수 있게 되어 의식의 혼란은 근본적으로 치유된다.

 

출처: http://cafe.daum.net/sinmunmyung/hNoN/119 (빛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