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은 삶과의 결별이 아닌, 더욱 진한 일치다
깨달음과 무지는 하나입니다. 무지가 변하여 깨달음이 되는 것으로, 이 둘은 별개의 것이 아닙니다. 씨앗이 자라서 나무가 되고, 알이 변하여 새가 되듯이, 어둠과 밝음, 허상과 실상은 하나입니다. 어둠 속에서 헤매던 것도 나였고, 깨달음으로 빛나는 것도 나입니다.
먹구름과 햇빛과 폭풍우와 산들바람이 전체 속에서 하나로 어우러져 있습니다. 꽃이 아무리 화려하고 아름다워도 뿌리와 줄기와 가지와 잎사귀를 가진 전체로서의 나무와 함께 있습니다. 만약에 꽃이 자신의 소망을 이루었다 하여 나무를 멀리하고 떨어져 나간다면, 그 즉시 시들어 죽게 될 것입니다. 전체로부터 분리되는 것은 아직 깨달음에 대해 잘 모르는 것입니다.
우리는 전체와 다른 별개의 존재가 아닙니다. 어딘가에서 깨달음의 꽃이 피면 그것은 나무 전체의 축복이요, 어딘가에서 전쟁이 터져도 그것은 나무 전체의 재앙입니다.
깨달음은 한 개인의 꽃이 아닙니다. 인류 전체가 오랜 세월 겪어 온 모든 역사가 그의 성장에 기여하고, 진리를 향한 모든 이들의 염원이 그의 노력에 함께 하고, 이미 꽃피어 앞서 간 이들의 가르침이 그의 개화를 도와서, 그 바탕 위에 한 송이 깨달음의 꽃이 피어난 것입니다.
전쟁도 어느 특정 지역에서만의 비극이 아닙니다. 전쟁은 인류 전체의 분리와 대립의 파동이 특정 지역에서 갈등의 틈새를 타고 집중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현상입니다. 몸에 비유하면, 우리 몸의 어딘가가 병균에 감염되거나 상처 난 부위가 생겨, 그곳을 통해 몸 전체의 온갖 부정적인 것들이 고름이 되어 흘러나오는 것과 같습니다.
전체는 개인을 통해 나타나고, 개인은 전체 속으로 자신을 흘려보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은 전체의 흐름에 영향을 주어, 사람들 사이에 의식의 각성을 도모하는 운동이 일어나게 하기도 하고, 반대로 여기저기서 대립과 분쟁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비록 한 개인의 흐름은 미약하지만, 그것이 모여 인류 전체의 흐름이 형성되는 것이기에,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전체에 대해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하나는 모든 것을 포함합니다. 개인은 전체를 대표하고, 전체는 개인을 반영하며, 그 속에는 밝음과 어둠이 함께 있습니다. 어딘가에서 사랑과 헌신의 소식이 전해질 때 인류 전체가 감동하고 숙연해지며, 어딘가에서 파괴와 살육이 자행될 때 지구 반대편에서도 똑같이 슬퍼하고 걱정하게 되는 것은, 모든 것이 하나 안에서 한 몸이기 때문입니다.
출처: http://cafe.daum.net/sinmunmyung (새누리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