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타는 부시 미국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서 부활절
휴일을 맞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右)이 10일 화상
국가안보회의(NSC)를 열어 이라크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크로퍼드 AP=연합]


'빈 라덴, 美 공격 계획' CIA 문서
공개된 '대통령 일일 정보보고'서 드러나

▶ 속타는 부시 미국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서 부활절 휴일을 맞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右)이 10일 화상 국가안보회의(NSC)를 열어 이라크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크로퍼드 AP=연합]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9.11 테러 발생 한달 전 알카에다의 미국 내 테러 가능성을 사전에 경고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부시 행정부가 지난 10일 전격 공개한 '대통령 일일 정보보고(PDB:President's Daily Briefing)'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공개된 문서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2001년 8월 6일 대통령에게 보고한 '빈 라덴, 미국 내부 공격 계획'이란 두 쪽짜리 문서다.

◆ 보고서 내용=문서는 알카에다가 미국 내에서 여객기를 납치하고 뉴욕의 연방건물을 정찰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 항공기가 무기로 활용될 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없고 정확한 공격 목표나 시점도 밝히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카에다가 미국 본토를 공격할 구체적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는 경고는 분명히 담고 있다. 당시만 해도 테러가 미국 밖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던 때였다.

보고서가 '수상한 활동'이라고 지목한 70여건의 정보 및 첩보 가운데 일부는 추가조치를 필요로 했던 내용도 있다. 여객기 납치 계획 및 뉴욕 연방정부 건물 정찰 첩보와 더불어 미국에 잠입한 알카에다 조직이 폭발물을 이용해 테러를 할 것이라는 전화 제보도 있다.

또 알카에다 혐의자들 가운데 미국 시민권자들이 테러 지원망 구축을 지원했다는 첩보도 있다. 1998년과 99년 미국에서 테러혐의로 체포된 요원 2명의 석방 협상을 위해 알카에다가 미 국적 여객기를 납치하려 했다는 정보도 있다.

◆ 엇갈린 해석=공화당은 "보고서엔 테러 위협에 대한'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은커녕'콜드 건(약한 증거)'도 없다는 게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테러 가능성을 충분히 경고한 것"이라며 "부시 행정부는 당연히 추가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부시 대통령이 보고서를 봤던 당시 국내 테러 위협에 신경쓴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CNN방송도 "보고서는 빈 라덴의 공격을 구체적으로 경고했다"며 "부시 행정부에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폭스뉴스는 "보고서는 민간 항공기를 무기로 사용할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아 9.11 테러를 정확히 경고하는 게 아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stoncold@joongang.co.kr>

◆ PDB란=미 CIA가 월~토요일 매일 안보 관련 정보를 10여 항목으로 정리해 대통령에게 제출하는 극비 보고서(사진)다. 9.11 위원회는 수주 전부터 이 보고서를 공개해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권력분립을 이유로 거부해 오다 공개여론이 높아지자 이날 전격 공개했다.

2004.04.11 18:26 입력 / 2004.04.11 18:28 수정
출 처 : http://news.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