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량 98년이후 7천만t 줄어…쌀 부족량 심각
워싱턴 지구정책연구소 경고

중국의 곡물 수확량이 줄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국 식량난이 심화하면 연간 3천만~5천만t의 식량을 세계시장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어 전세계 곡물가격의 폭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워싱턴 소재 지구정책연구소(EPI)의 레스터 브라운 소장이 경고했다고 〈아에프페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브라운 소장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곡물 수확량이 1998년 이후 약 7천만t 감소했다”면서 “이 때문에 5천만t의 식량부족이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세계의 쌀 부족량은 2천만t에 달한다”면서 “연간 세계 쌀 수출량은 2600만t에 불과해 대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그는 “식량 작황은 최근 30년간 최저상태를 기록 중”이라며 “중국은 세계식량 수출의 절반을 통제하는 미국에서 곡물을 구입해야 하는 전례없는 지정학적 상황을 맞게 됐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300만t의 밀 구입을 위해 미국 사우스다코타주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의 저명한 농업경제학자인 위안룽핑 박사는 최근 전인대에서 “중국과 같은 큰 나라의 식량안보는 국가안보 및 사회안정과 직결돼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식량부족은 경작농지의 감소 때문으로, 경작지는 98년 이후 9천만㏊에서 7600만㏊로 감소했다. 이는 물 부족, 사막화, 도시화, 자동차의 증가와 자연재해 등에 따른 결과다. 또 도농간 소득격차에 따른 농민 사기저하와 곡물생산 기피 및 고수입 작물재로로의 전환도 식량부족사태의 원인이 됐다. 중국의 식량 총생산량은 98년 5억1200만t에서 2003년 4억3100만t으로 줄었다.

하성봉 기자 sb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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