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밤12시 뉴스를 보다가 방송사고로 전혀 다른 내용이 나와 얼결에 보게 되었는데...

최근의 다세대주택 화재로 피해를 입은 한가족이 붕괴되는 모습을 담은 내용이다.
화재가 난 당시 잠을 자고 있던 두 형제를 구하려다 어머니는 3살배기 딸과 함께 희생이 되었고, 두 형제는 모두 큰 화상을 입고 병원에 누워있는데 동생은 화상이 심해서 다리까지 절단된 상태로 상처가 아파 울고 있는 장면이었다. 고모가 돌보고는 있었으나 병원비가 이미 5천만원이 넘고 앞으로 피부이식과 계속적인 치료가 요구되기에 그 비용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기사였다.

화재 한번(옆집에서 옮겨붙은 불)으로 이렇게 한집안이 붕괴되다니... 부모 잃고 두다리까지 잃은 그 어린이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모가 있다지만 그 막대한 치료비를 어떻게 감당할 지. 답답함이 밀려오면서 속이 상하기 시작하였다. 그 아파서 우는 내 조카같이 둥글게 생긴 어린이의 얼굴이 생생히 떠오르면서...

물론 이런 비극적인 사고들은 한두건이 아니고 더욱 심한 경우도 있지만 문제는 지구역사 이래 사라져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토록 오랜 기간을 지나왔건만 전쟁, 재난, 기아, 사고등등은 도데체가 사라질 줄을 모른다는 것이다.
어떤이들은 그러한 것은 인간 그 자신이 선택한 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니 내버려 두라. 과연 그럴까. 나도 그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은 들지만 솔직히 정나미가 떨어진다. 그 말이 사실일 수도 있지만 참으로 냉정하다는 느낌이 든다. 공존공생, 상생, 불우이웃 돕기, 이웃사랑, 홍익인간, 자선남비, 국제 구호활동 등등은 그 논리에 비추어보면 쓸데없는 짓을 한다는 것 밖에는 되지 않는다. 네사라나 대량착륙도 마찬가지. 그러나 그런말을 하는 사람들도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어려운 사람이 앞에 있으면 바로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저 세상 이치가 그렇다는 것이지...

여튼 사고를 당한 사람들은 딱하기 짝이 없고 도와줄 능력은 없으니 답답하기 그지 없다. 특히 난 어린아이들이 재난이나 사고를 당하는 것을 보면 더 속이 상하는데 이유는 알수가 없다. 한편 저 사고는 방송을 탔으니 독지가가 기부금을 주거나 ARS 기부금을 통해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아이는 의족으로 생활을 할 수가 있을 것이고(절단한 부위가 다행히 무릎 아래이므로) 엄마 잃은 슬픔은 조금씩 달래질 것이다. 고모도 있으니. 이번 사고를 통해 아이가 큰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숙한 인간으로 재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다른 많은 사람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