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이 2일(미국시각) 화성에 액체상태의 물이 있었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한때 물속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나사 과학자들이 ‘엘 캐피탄’이라고 이름붙인 돌을 찍은 것으로, 화성탐사선 오퍼튜니티가 전송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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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화성 탐사선 오퍼튜니티가 착륙한 지역에 한때 물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증거가 발견됐다고 미국 항공우주국(나사)가 2일 발표했다. 이 발견은 화성이 과거 지구처럼 생명이 살수 있는 곳이었을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나사는 밝혔다.
에드 웨일러 나사 우주과학 담당 부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퍼튜니티가 액체상태의 물이 표면을 적셨던 지역에 착륙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더욱이 이 지역은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좋은 환경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이 생명체가 현재 화성에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는 아니라고 나사쪽은 덧붙였다.

나사의 첫 탐사선 스피리트에 이어 1월25일 화성 적도 부근 메리디아니 평원에 착륙한 두번째 탐사선 오퍼튜니티가 물의 흔적을 발견한 곳은 착륙지점 근처의 분화구 가장자리를 따라 드러난 기반암이다. 나사 과학자들은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유명한 절벽 이름을 따 ‘엘 캐피탄’이라고 붙인 이 기반암에 미세한 층이 형성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층은 호수나 바다 밑바닥의 퇴적암이나, 일반적으로 물이 있는 곳에서 형성된 철광석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층이 화산활동이나 바람의 활동에 의해서도 형성될 수 있으며, 철광석도 물없이 용암에서 직접 형성될 가능성도 남아 있어, 나사 과학자들은 이 돌에 대해 오퍼튜니티에 장착된 뫼스바우어 분광계와 알파 입자 X레이 분광계 등의 장비를 통해 정밀분석 작업을 벌였다. 그 결과 이 돌에서 물의 흔적을 찾아냈다.

물의 흔적에 대한 가장 강력한 증거는 자로사이트라는 황산철이 다량으로 발견된 점이다. 코넬대 교수이며 나사 수석 과학자인 스티브 스콰이어리스는 “이 광물은 물이 있어야 형성되는 광물”이라고 말했다. 또 이 돌에서 높은 농도의 황산, 황산염이 검출됐다는 점이다.

록히드마틴 우주시스템의 우주탐사 수석과학자이자 나사 과학자인 벤턴 클라크 3세는 “지구에서 정상적으로 이정도의 소금을 형성할 수 있는 방법은 소금을 물에 녹였다가 물을 증발시키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오퍼튜니티가 전송한 사진에서 확인된 돌에 난 작은 흠들도 물에 용해돼 있던 광물들이 결정체로 뭉쳐 돌에 밖혀 있다가 나중에 사라진 증거라고 나사는 설명했다.

그러나 스콰이어리스는 화성에 언제 물이 있었는지, 또 얼마나 오랫동안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물이 메리디아니 평원의 표면에 있었던 것인지, 지하수가 엘 캐피탄에 스며들어 작용한 뒤 엘 캐피탄이 지질변동에 의해 지표로 솟아오르게 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며 이 문제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몇주 더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