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식습관 정부도 못말려"
개고기 먹는 스위스 '아펜첼' 마을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렸던 다보스에서 자동차로 서북쪽으로 두시간 넘게 차를 달리자 해발 1천6백m가 넘는 험준한 크론베르크 산이 가로막는다. 함박눈이 시야를 막을 정도로 펑펑 쏟아지던 날이었다. 만년설을 이고 있는 웅장한 산으로 뻗은 도로에 접어들었다. 낭떠러지를 끼고 아슬아슬하게 난 길에서 자동차 타이어는 가끔 헛돌며 비틀거렸다. 눈 아래로 구름이 시야에 들어왔다. 차를 돌리기엔 너무 높이 올라왔다고 느낀 순간 앞이 탁 트이며 고원이 펼쳐졌다.

여기서 스위스 동부 산간지방의 중심지역인 인너로덴이 시작된다. 읍소재지만한 이곳의 인구는 1만5천여명. 1991년 연방법원의 명령으로 마지못해 여성의 참정권을 허용할 만큼 외지고 그만큼 보수적인 곳이다. 아직도 전체 주민이 마을 광장에 모여 직접투표로 주요 의사결정을 한다. 그래도 그림엽서에나 나올 법한 수려한 경치와 소몰이 의식 등 다채롭고 독특한 풍속 덕분에 해마다 20여만명씩 관광객이 몰려든다. 이 마을은 뜻밖에 서유럽에서 유일하게 개고기를 즐겨 먹는 것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출처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