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수요일에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열린
현각스님('만행-하버드~화계사' 책쓴 저자)의 강연을 들으러
친구와 손붙잡고 갔다. 외국사람이 얼마나 한국말 잘하나
확인도 해볼겸 그 분의 도량도 알 겸 해서 갔다... 무엇보다도,
불교와 기독교의 만남이라는 성격이 어떨지 궁금했다...

현각스님은 더이상 외국사람이 아닌 듯 했다... 한국말을 잘 할뿐만
아니라, 한국말로 '도'와 '깨달음'에 대해 설법을 무척이나 잘
일러주었다. 미래의 젊은 목사들 몇명이 약간 흥분되어서 공격적인
질문을 하기도 했다. (역시 종교의 만남은 껄끄러운 것이던가?)
'대관절 웬 말장난 이십니까?'등의 질문에도 불구하고 현각스님은
큰 소리로 이런 말들을 했었다 :

"오직 이 순간만이 존재합니다... 과거와 미래는 없습니다...
현재도 사실은 없습니다. '현재~!'라고 말하면 '휘익~'하고 저쪽으로
달아나 버립니다... 오직 이 순간('꽝!'하고 책상을 쳐서 청중들이 놀란다)만
있을 뿐입니다... '오늘 백화점 세일인데... 내가 죽으면 어쩌지... 광주사태는
정말 비극이야.... 스파이더맨 영화가 재미나다고 하던데...'
이런 생각은 이 순간에 충실한 생각들이 아닙니다... 진실이 무어냐고요?
(자신이 먹던 콜라가 담긴 잔을 청중 한명에게 주면서) 지금 맛보세요!
그것이 진실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 보고 듣고 느끼고 맛보는 진실에 사세요.
그러면 내 앞을 지나가는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진실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불교는 그 수단으로서 모든 사람들에게 있는 진실을 바라보는 힘을 다시 찾도록
도와줄 뿐입니다...."

나는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 글을 써서 알리려고 한다....
그냥 마음 가는대로 쓴다... 그냥...
지금 이 순간에만 충실하려고 애를 써본다...
...
...
...
아무 생각 안나면서 정신만 맑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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