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난리길래 실미도를 보았는데...
그렇게 감동적인 것 같지는 않았다. 영화 내용 자체만으로는 이렇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에는 부족한 것 같다.
영화 내용상으로는 쉬리수준이 아닐까 한다. 그보다는 영화외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첫째는, 실미도라고 하는 실제역사를 다뤘다는 점이다. 외국 첩보영화에나 나오던 비열한 정보부의 배신이 바로 우리나라에도 있었다는 데에 대한 놀라움이 그것이다. 그리고 많은 대중들도 그 사건에 대한 목격자라고 볼 수 있다.
둘째, 그런 특수부대는 어떻게 양성이 되는가 하는 궁금증이다. 남자들이 주로 관심이 많은편
세째, 시나리오가 남성적이어서 강하고 색다르다. 지금까지 대부분 남여사랑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에 식상한 사람들이 새로운 소재를 찾는 것은 당연하다.
네째, 인기가 많다니까 어디 한번 보자 라는 식의 호기심이다.

다섯째가 문제인데,
바로 지금 현실의 대중들 상황과 실미대원들의 상황이 그렇게 차이가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실미대원들은 믿었던 정부로부터 버림을 받아 희망이 사라졌기에 그런 사건을 일으켰다. 바로 절대국가주의에 대한 항거의 메시지가 은연중에 들어있다. 국가를 위해서라면 일개인의 생명이나 고통따위는 고려할 가치도 없다는 식의 고정관념을 깨기위한 메시지가 들어있는 것이다. 그 당시만 해도 군인은 소모품에 불과하다는 것은 상식이었다. 지금 이라크 파병에 찬성하는 자들의 논리도 똑같다.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보는 것이다. 지금도 그런데 그 당시는 어떠했으리... 무장공비가 아니라 했어도 인정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 당시는 그렇게 대중 모두가 억눌렸던 시대였다.

그런데 지금 현실도 마찬가지의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350여만의 신용불량자들, 150여만의 농민들, 50여만 이상의 이태백들, 수만이상의 30대 명퇴자들, 사오정들, 오륙도들, 그리고 정치혐오와 한반도 위기, 극심한 빈부격차등등 희망을 찾을 수 없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것이다.
그런데 그에 대한 대안이나 해결책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정치패거리들은 매일 자기들 밥그릇 싸움이나 하고, 정부는 총선용으로 귀에만 달콤한 단순한 미봉책들만 제시하며, 교수들은 대안제시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들이 실미대원들과 다를 것이 무엇이겠는가... 단지 섬에 있느냐 육지에 있느냐의 차이뿐이다. 희망이 부재인 것만큼은 똑같다.

바로 이부분이 사람들에게 어필한 것 같다. 동병상련이라고 할까나... 자신들의 답답함을 실미대원들이 해소해 주므로 대리만족이라고도 할 수 있다.
때문에 이는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정치권과 정부에 대한 불신이 이 영화를 통해 표출되면서 공감대를 형성, 자칫 큰 불씨로 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정원이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선수를 친 것은 괜한 것이 아니다. 국민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영화자체로는 이만한 인기를 끌 수 없는데, 과열되는 상황이 현시국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꼭 1000만 돌파를 기대해 본다. 저네들에 대한 불만을 영화관람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항거의 새로운 방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