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가 23일 조류독감 환자발생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 데 이어 보건부도 의사(疑似)환자 2명이 조류독감에감염됐다고 공식 확인함으로써 조류독감의 인체 감염 우려가 현실화됐다.
이에 따라 조류독감의 인체 감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한국과 홍콩,베트남 등 아시아권을 강타한 조류독감 파문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수다라트 케유가판 보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부 수판부리주(州)의 한 병원에 입원중인 7세 소년과 칸차나부리주의 한 병원에서 치료중인 6세 소년이 검사 결과 조류독감 양성 반응을 나타냈다고 밝혔으며 농업부도 수판부리주 지역에서 조류독감 환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태국 정부는 조류독감 환자 발생 사실을 '은폐'한다는 언론 주장을 부인해왔다.

영자지 네이션 등 태국 언론들은 22일 국내의 닭 가공업자와 도축업자들 가운데조류독감에 걸려 숨진 사람들이 있다면서 정부의 '은폐'로 보건담당 관리들이 진상을 밝히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정부는 '은폐' 주장을 일축하며 조류독감환자가 없다고 부인해왔다.

세계보건기구(WHO)도 23일 동남아 및 아시아 전 국가들이 조류독감 발생 위험권에 들어있다고 밝히고,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더욱 치명적인 형태로 발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HO는 또 조류독감의 변종 바이러스인 H5N1이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베트남에서도 지난 17일 조류독감의 변종 바이러스인 H5N1으로 8세 소녀가 사망,베트남에서 H5N1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5명으로 늘어났다.

홍콩 보건당국도 19일 서부 투엔문의 한 양계장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된 야생 송골매를 검사한 결과 조류독감 병원균인 H5N1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홍콩에서는 지난 97년 H5N1 바이러스가 인체에 감염돼 6명이 숨진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태국산 가금류의 최대 수입국인 일본과 홍콩, 방글라데시 등은 23일 태국으로부터의 닭 수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으며 프랑스도 조류독감 전파 가능성을 우려, 태국산 육류를 수거해 폐기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또 일본에 이어 제2의 태국산 가금류 수입국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조류독감 발생이 확인되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수입중단 방침을 시사했다.

(방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