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원숭이들이 파업을 하였읍니다.
왜 파업을 했냐구요?
그러니까 거시기 사육사가 조4모3에서 조삼모사 로 먹이를 주는 정책을
바꾸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소식을 들은 인간들은 영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들입니다.
어리석은 원숭이 녀석들!
아침에 4개 주고 저녘에 3개 주나, 아침에 3개 주고 저녘에 4개 주나
4+3=7, 3+4=7 똑같이 일곱개인데
정말 어리석기 짝이 없는 녀석들이야!

네! 대부분의 인간들은(그러니까 아주 현명한 인간들) 이렇게 생각을 했지만
취미가 특별스러운 현재경제신문사 사장은
남달리 짚히는 바가 있어서
이 진상을 더욱 더 구체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모 기자를 원숭이 사육지로
급파하였다고 합니다.

네! 모 기자는 지금 꿍시렁 꿍시렁~ 하며 취재를 나가고 있읍니다.
짜식 사장이면 다냐?
지가 잘 났으면 월매나 잘 났다고?
짜식 취재시킬게 없어서 원숭이들을 취재시켜?

드디어 원숭이 사육지에 도착한 모 기자는 취재를 시작하였읍니다.
원숭이들은 이 사실을 알고는 더욱 더 농성이 심해졌읍니다.
조 사 모 삼! 조 사 모 삼!
우리에게 조사모삼이 아니거덜랑 죽음을 달라!

모 기자는 질문을 시작하였읍니다.
이보게 원숭이씨!
자네들 너무 어리석은것 아닌가? 아니면 미치기라도?
자네들 산수할줄 모르나?
4+3=7, 3+4=7 똑같이 일곱개인데 왜덜~ 파업~ 하아~냐아~고오~?

원숭이는 이렇게 말했읍니다.
당신들 인간들이야 말로 어리석읍니다.
우리는 이래뵈도 이 순간을 사는 원숭이들입니다.
그렇읍니다.
4+3=7, 3+4=7 똑같이 일곱개입니다.
그러나 아침에 3개를 주고 저녘때 4개를 주는 것은 우리에게 의미가 없읍니다.

우째서?
우리는 이 순간을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4개를 주면 일단 안심이 됩니다.
오후에 만약 사육사가 도산을 하거나 망한다 하더라고
일단 우리는 한개를 더 얻은것이 됩니다.
그러나 아침에 3개만 얻어 먹었다가 저녘때 사육사가 도산한다면
우리는 한개를 더 얻어 먹을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꼴이 됩니다.

갱제가 어려운 이때에 갈수록 더욱 갱제는 어려워지고 있읍니다.
자살자는 I.M.F 직후의 수준까지 늘어나고 있읍니다.
당신들 인간들도 보십시오!
이번달 월급을 못주었다가 한달후에 월급준다. 두 달후에 월급준다
그러다 끝내 월급 못주고 벌렁 나자빠지는 회사가 얼마나 많읍니까?
지금 없는 것은 미래에도 없는것이거나
미래 엮시 불투명 하며 함부로 보장할수 없는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라는 것은 우리가 먹고 사는 경제적원리에도
아주 훌륭하게 적용될수 있는것입니다.
당신들 인간들도 뼛골 빠지도록 힘든 일이나 시키면서
돈 몇푼가지고 질질 끌거나, 월급 안주고 미루는 업주가 있다면
함부로 믿지 말고 얼른 그런 직장은 때려치우는게 낫읍니다.
뼈 빠지게 노가다 뛰고 돈도 못받는다면 그것처럼 억울한것도 없을것입니다.

똑같은 일곱개이지만 아침에 4개주고 저녘때 3개 주는 업주가
일하는 사람 입장으로서는 더 좋은 업주이며 더 좋은 회사이며
더 확실하게 미래를 보장받을수 있는 회사입니다.
당신들 인간들도 이 순간을 살도록 하시오!

이 말을 들은 모 기자는
원숭이들의 탁월한 지혜에 깊은 감복을 하였다고 한다.
다음날 이 기사는 신문지상에 대서특필되었으며
인간들은 조삼모사라는 고사가 생긴 이래로 수많은 세월동안 쭉
원숭이들을 어리석다고 함부로 판단하고 욕한것에 대해 깊이 반성했다고 한다.

또한 획일적인 교육하에
조3모4란 무조건 어리석은 것이다 라고 교육받은것은(주입받은것은)
스스로 자기 머리로 생각하고, 자신의 고유한 사고로 생각할 틈도 없이
세상의 대중적 상념파에 물들고 파동에 공명되어 자신도 모르게 세뇌되고
넘어가버린것에 불과하다는것도 각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 당장보다는 10년지 대계나 100년지 대계등 미래나
미래에 대한 비젼도 중요한것이다.
그러나 월급도 제때 못 받으며 열악한 조건속에서 회사나 직장을 다니던
수많은 사람들중에 어느정도 미래에 대한 비젼이나 장래성도 보아가며
고용주와의 의리나 신뢰,인정을 먼저 생각할 만큼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거나
상황이 여의치 못한 수 많은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을 살기 위해 직장을 옮겼다고 한다.

참고- 현재 경제 신문사 모 기자는 원숭이의 깊은 지혜에 깊히 감복한 나머지
스승으로서 그 지혜를 배우고 깨달음을 얻은 다음에는
물 위를 걷는 도마뱀을 찾아가 물 위를 걷는 법을 배우기로 하였다고 함
(단순히 물위를 걷는 초능력 차원이 아닌
물위를 걷듯 어려운 경제를 헤쳐나가기 위한 지혜를 배우기 위해서라고~)


                                                        ㅡ 갑신년 원숭이 해에 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