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음의 구조

(3). 마음은 틀이다

출생하면서부터 마음은 분주히 작용하기 시작합니다.

마음은 항상 무언가를 뒤쫓습니다. 마음은 항상 과거나 미래에 가 있습니다.

마음이 현재에 있는 경우란 마음을 내지 않는 경우 말고는 없습니다.

마음은 한 순간도 쉬지 않습니다. 마음의 스크린에는 수많은 영상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 인간은 이 분주한 마음의 작용에 의지해 사물을 인식하고 판단하

며 행동합니다.


여기 한 송이 꽃이 있습니다. 인간은 그 꽃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며 꽃의 향기를

맡습니다.

꽃의 색깔과 모양을 살펴 꽃의 이름을 생각하고 꽃과 관계된 과거의 경험들을 떠올리기

도 합니다. 꽃을 바라본 순간 꽃이라는 대상을 인식하기 위해 인간의 마음은 활발히 작용

합니다.

하지만 실제의 꽃 자체는 과연 마음이라는 인식과정을 통해 경험하는 꽃과 같은 것일까

요? 사물을 대할 때 인간이 마음의 작용을 거쳐 경험하는 것은 대상 자체가 될 수 없습니

다.  마음의 여과 작용이란 각자의 경험이나 취향, 감성이라는 주관적 틀이 만들어낸 것이

기 때문입니다. 여러 사람이 같은 대상을 대할 때라도 각자가 제각각의 마음으로 대상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마음의 작용은 어떠한 마음일지라도 하나의 ‘틀’에 불과하다는 사실에서 벗어날 수 없습

니다.

사람이 겪는 모든 경험은 이 마음이라는 틀에 맞추어 적절히 분류됩니다.

인간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경험하는 대신, 마음의 인식 과정을 통하여 사물을 대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마음이라는 틀의 제한적 성격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지나치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이 어떤 사물을 대했을 때 싫거나 좋은 감정을 느끼더라도, 아름답거나 추하다고

생각하더라도 사물의 본질 자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마음의 틀을 통하여 사물을 보는 한 사물의 본질에 다가가기 보다는 주관적 관점을 가지

게 됩니다. 마음은 사물을 인식하는데 있어서 더 없이 필요불가결한 요소이지만,

인간이 사물을 있는 그대로 경험할 수 없도록 만드는 틀이 됩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사물을 대하는 자신의 관점을 고정시켜가며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틀을 강화시키기 쉽습니다.

주관적 틀이 견고해지면 사물의 본질을 지나치기가 쉽게 됩니다.
  

갈마산님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