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영혼이 있는 건가요?"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 사람은 지금 나이가 거의 70세가 다 되어 가는 사람인데
집안 대대로 천주교를 믿어왔고 본인도 어릴 때부터 믿어 왔으니까
천주교를 믿은 역사가 자그만치 수십년은 되는 사람이다.
그리고 오직 천주교에만 매달려 있는 독실한 신자이다.
그런 사람이 이 정도의 의문을 갖는다면 한 번쯤 놀라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한창 번창하고 있는 현대식 서양종교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 집단인지 알 수가 없다.
나도 젊었을 적에 20여 년간이나 성당에 다녔지만
지금에 와서 나의 머리에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다.
있다면 아주 간단한 것이다.

일요일마다 듣는 신부의 강론인데
그 강론이라는 것은 천편일률적으로 예수의 행적에 대한 설명이며
선행을 하고 예수를 믿으면 천당에 간다는 그런 것들 뿐이었다.
신부 자신이 그것 외에는 아는 것이 없으니까 당연한 것이겠지만,
그리고 신학교에 있는 교수들도 그것 외에는 모르니까 더 가르쳐 줄 수가 없었겠지.

평신도 위에 신부, 그 위에 주교, 그 위에 대주교, 그 위에 추기경,그 위에 교황.
화려한 장식을 하고 근엄한 표정을 짓는 계급 아닌 계급들이
구름처럼 진을  치고 군림하고 있으며
각종 조직과 제도들이 그럴사하게 정리되어 있는
겉으로는 화려하나 속은 텅빈 외화내빈 바로 그것이다.

우주와 창조주와 만물과 인간과의 관계, 또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말은 단 한마디도 들을 수가 없었다.
완전히 허송세월을 보낸 셈이다.

영혼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는
이미 알만한 사람들에게는 지극히 초보적인 상식에 관한 것인데도.

그들에게 믿음은 있어도 수행은 없다.
예수님에게 매달려서
나는 철저히 당신을 믿으니까 제발 좀 살려 주세요라고
바짓가렝이에 매달려 애걸복걸하는 사람들이다.

아직도 종교의 필요성이나 불필요성에 대해서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께서는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