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정부가 조작한 억지 잔다크 제시카 누드 공개하지 않겠다”

[한겨레신문] 2003년 11월 13일 (목) 00:12

[한겨레] 미국의 포르노 잡지 〈허슬러〉 발행인 래리 플린트는 11일 이 잡지에 쓰기 위해 이라크에서 구출된 제시카 린치(20) 일병의 누드사진을 입수했으나 마음을 바꿔 이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플린트는 대변인을 통해 린치 일병이 이라크에 배치되기 전 옷을 입지 않은 채 동료 남자병사들과 장난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입수했지만 “린치는 착한 아이인데다 위선자도 아니고 누구를 속이지도 않았다. 그는 단지 이라크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억지 잔다크를 조작해 낸 부시 정부의 희생자일 뿐”이기 때문에 마음을 바꿔 이 사진을 잡지에 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플린트는 이 아마추어 사진 촬영에 동참했던 남자들로부터 지난달 사진을 샀으며, 이 남자들은 “제시카가 완벽한 ‘애플 파이’(미국의 상징)가 아니란 점을 알리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릭 브래그가 쓴 자신의 전기 〈나도 군인이어요:제시카 린치 이야기〉 출간을 기념해 〈에이피통신〉과 회견한 린치 일병은 플린트의 발표에 대해 그런 사진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에도 대답하지 않는 것을 비롯, 일체 입을 다물었다.

린치 일병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구출을 극적으로 부각시키고 자신이 이라크군의 공격에 용감하게 응사했던 것처럼 묘사한 군의 보도에 “마음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건 내가 아니다. 내가 하지도 않은 일을 나의 공적으로 알려지게 할 생각은 없다”면서 “마음이 불편했다. 그것이 사실이 아니란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