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 부시 낙선 새 프로젝트 시작"<WP>
[속보, 세계] 2003년 11월 11일 (화) 17:17


소로스의 두둑한 주머니와 부시의 대결

(서울=연합뉴스) 최재석기자 = 옛 소련 블록과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의 민주화를 위해 약 50억 달러를 내놓았던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가 이제 조지 부시 미대통령의 재선을 막기 위한 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워싱턴 포스트 인터넷판이 11일 보도했다.

소로스는 "그것(새 프로젝트)은 내 인생의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으며 한 인터뷰에서는 2004년 대선은 "삶과 죽음의 문제"라고 밝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소로스는 10일 자신과 한 동료가 자유주의운동조직인 무브온닷오르그에 500만달러를 기부하기로 약속, 부시를 쫓아내기 위해 총 1천550만달러를 쾌척한 셈이 됐다고 밝혔다.

소로스는 "부시 통치하의 미국은 국제사회의 위험스러운 존재"라면서 "필요할 경우 나는 더 많은 돈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패권주의 이데올로기"가 백악관을 이끌고 있다고 믿고 있다. 헝가리 출신인 소로스는 어린시절 점령당한 헝가리를 떠올리면서 "나는 `당신은 우리를 지지할지 반대할지 선택해라'라는 부시의 말을 들을 때, 나치 치하의 독일인들이 연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대선 당시 소로스는 민주당 코커스(주당원대회)와 후보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적은 12만2천달러를 기부했었다.

그러나 소로스는 최근 부시 행정부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신보수주의자들(네오콘)의 영향력에 놀라, 그들을 "사회적 진화론에 이끌리는 극단주의자 패거리"라고 혹평하고 있다.

소로스는 또 이 신보수주의자들이 선제전쟁과 세계지배라는 과거의 아젠다를 조장하기 위해 9.11테러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소로스는 "부시가 9월11일 신에 의해 자신이 성직에 임명된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는 미국과 국제사회를 폭력이 난무하는 사악한 세계로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소로스의 행각에 대해 미 공화당의 반응은 차갑다.

공화당 전국위원회 크리스틴 아이버슨 대변인은 "조지 소로스가 규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쉽게 벌어들인 어두운 돈으로 더 밝은 사회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 참으로 우습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조지 소로스가 민주당을 (통째로)샀다"까지 덧붙였다.

한편 소로스는 이같은 자신의 생각을 담은 `미국 패권의 거품'이란 제목의 책을 내년 1월 출간할 예정이다.

bo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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