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아프다.”

‘라이언킹’ 이승엽(27)이 본격적인 스토브리그 개막을 앞두고 극도의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명치 부분에 심한 통증을 느끼고 있다. 이승엽은 “가슴이 답답하다”며 갑자기 찾아온 통증에 불안해하고 있다.

그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예선 겸 아시아선수권대회 국가대표팀에 선발된 뒤 광주에서 훈련을 할 때부터 가슴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움직일 때마다 명치 부분이 쿡쿡 쑤셨다.

그러나 당시에는 국가대사를 앞두고 있어 쉬거나 검사를 받아볼 처지가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일시적인 통증으로 생각했다. 트레이너도 별 이상은 없는 것 같다고 말해 통증을 참았으나 일본에서 올림픽 예선을 치르면서도 좀처럼 호전되지 않았다. 걷기만 해도 가슴이 아팠다.

지난 8일 오후 늦게 귀국한 뒤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통증이 사라지지 않자 “검사를 받아봐야겠다”며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원인을 알 수 있겠지만 이승엽은 피로가 누적돼 이 같은 증세가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의 올 시즌은 유난히 힘들었고 길었다.

시즌 개막과 동시에 홈런 생산에 속도가 붙으면서 하루라도 마음 편하게 경기에 나선 적이 없었다.

시즌 중반까지 ‘세계 최연소 통산 300홈런’에 시선이 집중됐고, 막바지에는 ‘아시아홈런 신기록’(56호)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려 부담감이 육체와 정신을 짓눌렀다.

매일 언론의 집중취재 대상이 되면서 경기장 밖에서도 여유를 누릴 겨를이 없었다.

팀이 준플레이오프에서 패했지만 그는 삿포로에서 열린 올림픽 멤버로 뽑혀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쉬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자신까지 빠지겠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시즌 막바지부터 아팠던 무릎이 많이 호전돼 걸을 때는 통증이 없지만 뛸 때는 여전히 아프다.

이승엽은 “쉬는 게 훈련인 것 같다”면서 당분간 경산볼파크에서 열리는 팀의 마무리훈련에 참가하지 않은 채 집에서 쉬기로 했다. 부인 이송정씨와 함께 여행이라도 가고 싶지만 지금으로서는 편하게 쉬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는 에이전트 존김과 상의해 메이저리그 진출과 관련한 정확한 일정이 잡히면 여행을 겸해 미국으로 떠날 계획이다.

한편 이승엽은 15일 서울 장충동 리틀야구장에서 해마다 실시해온 ‘나이키 어린이야구교실’에 참석해 새싹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계획이다. 이재국기자 key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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