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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가장 두려운 일은 ‘실체의 괴멸’이다. 나는 아파트에 대해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슬프다. 아파트는 자신의 내면과 이웃으로부터 격절될수록, 혹은 자연 세계와의 육체적 교섭이 거세될수록, 요컨대 ‘집’의 실체로부터 멀어질수록 ‘비싸다’. 욕망이 부풀린 허상만이 남아 실체의 자리를 꿰차고 앉아 있다. 거기에는 집’이 가진 영혼의 가치는 없고, 오직 보육의 안락함, 브랜드 가치, 경제적 과시 욕망, 학군, 거래의 편의성 따위만 남아 있다(‘힐 스테이트’ 위에 ‘캐슬’ 있고 그 위에 ‘타워 팰리스’가 있어요. 거기서 본 하늘은 참 ‘푸르지오’. ‘e-(얼마나) 편한 세상’인가).




이 시대 경제는 ‘노동’이라는 땀의 실체가 아니라 ‘자본의 유동’이라는 허상이 지배한다. 돈이 돈을 만든다. 이를테면 환율, 이자율, 주식, 부동산 시세와 같은 공허함의 상징 기제 말이다. 노동을 해서는 돈을 벌 수 없으니 사람들은 부동산을 사거나, 주식을 사거나, 펀드에 투자하거나, 그것도 안 되면 로또를 하거나, 그러다가 막다른 곳으로 몰리면 결국 가족의 명운을 걸고 ‘바다이야기’ 속에 풍덩 빠지고 만다. 2002년 우리나라의 부동산 가격이 3,500조원이었는데, 4년 사이에 6,000조원으로 늘었다고 한다. 4년만에 국민들의 부동자산 70%가 증가했지만, 이것은 ‘거품’이다. 순식간에 사라지기도 하는. 그렇게 가상으로 상승한 자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려 새 집을 사거나, 자동차를 사거나, 자식들 대학을 보낸다.




이 허상의 지배는 사회 모든 영역에 전이된다. 논술 열풍만 놓고 봐도, 이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교육’이라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논술은 실체-교육적 가치-를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학벌이라는 상징 기제-허상-을 획득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논술조차 변별력이 없어 가위바위보로 신입생을 뽑는다면, 논술학원 자리에 가위바위보 학원이 들어설 것이다.




‘허상의 지배’는 허상을 향한 경쟁에서 탈락한 존재들을 난민으로 풀어놓는다. 이 난민들의 이름은 신용 불량자, 이주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농민, 도시 빈민, 청년 실업자이다.

부모들이 죽도록 공부를 시키고 아이들이 죽도록 공부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난민이 되지 않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 체제는 난민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야만 유지된다. 서로 난민 되지 않기 위해 줄달음치는 사회에서 믿고 기댈 곳은 ‘가족’밖에 없다. 우리 사회의 가족주의는 갈수록 강화될 것이다. 그리고 ‘아픔’에 대한 감수성은 현저히 퇴화할 것이다. 김선일, 전용철, 홍덕표, 하중근의 죽음만 떠올려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대중들의 감성은 결국 ‘내던져짐’으로 몰려간다. 몸도 마음도 자아를 상실한 무리들, 초조에 내몰린 외톨이, 부정적 정서가 가득한 자, 사회적 결합 없는, 그래서 잠시 잠깐의 불이익이 떨어지더라도 폭발적으로 분출하기를 기다리는 대중으로 조직된 사회가 된다. 신뢰 집단도 신뢰할 가치도 없다. 이러한 무사회 상황에서 방향감각을 잃은 대중들이 ‘내던져짐’의 반작용인 충동적 열광으로 분출할 곳을 찾을 것이다. 허상이 한껏 부풀려놓은 거품이 붕괴하고, 실체의 괴멸이 물리적인 압박으로 우리 삶을 옥죄어올 때, 이 사회는 결국 20세기 전반기처럼, 파시스트에게 수습을 내맡길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현실주의자라 믿는다. 그러나 그 현실감이란 대개 나날의 삶의 시야에 갇혀 자신이 속한 집단의 타성이 닦아놓은 길을 미끄러져가면서 얻은 윤활감이며, 눈앞의 이해관계에 갇힌 단견이기 쉽다. 현실은 그런 것이 아니리라.




인간의 최후의 건강함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구체적 대상성’이다. 인간이 사회적 존재인 한, 우리에게는 구체적인 대상과 맺고 있는 구체적인 관계가 있다. 자동차를 타지 않고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서 오고 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면, 그 걸음걸이로써 이 대지와 새롭게 연결될 수 있다면, 교단에서 아이들을 ‘바라보지’ 않고, 아이들의 땀과 숨결로 직접 맺어질 수 있다면, 인터넷을 끄고 직접 거리로 나와 행동할 수 있다면, 저 미친 아파트 광풍으로부터 제 영혼의 ‘집’을 지킬 수 있다면, 먹거리 중에 극히 작은 일부라도 제 손으로 거두어 먹을 수 있다면, 침묵과 타율이 일상화된 교무실에서 저 옛날의 ‘벌떡 교사’가 지치지 않고 분연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준다면, 저 악마같은 신자유주의 세계화로부터 연대와 보살핌의 영토를 향해 한걸음이라도 내딛을 수 있다면, 세상은 희망이 있다.




그러므로 나는 차라리 ‘혼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선 기존의 길을 끊고 헤매는 시간이 필요하다. 방황은 언제나 환영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나는 이곳저곳에서 제 방식으로 분출하는 ‘세상의 꼴통들’을 사랑하고, 또한 존경한다.

얼마지 않아 닥쳐올 ‘미증유의 혼란’을 향해 착실히 나아가는 이 침묵과 안정을 차라리 두려워해야 한다. 조금씩 전체주의가 준동하고 있다.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는 없지 않은가. 시인 김수영은 ‘혼란’을 이렇게 그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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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8
등록일 :
2007.05.26
21:03:10 (*.130.22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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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들

2007.05.27
20:20:02
(*.187.94.118)
나름대로 일리있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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