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두살배기 19일간 `나 홀로 집에'

엄마가 감옥에 간 뒤 혼자 아파트에 남았던 미국의 두살배기 여자 아기가 19일만에 구조됐다.
플로리다주 잭슨빌 경찰은 지난 달 28일 아버지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진 브라이애너 리(2) 양이 영양실조와 탈수증 치료를 받은 뒤 건강한 모습으로 1일 퇴원했으며 주(州) 가정복지국의 관리 아래 아버지에게 일시 위탁됐다고 밝혔다.

브라이애너는 그 동안 혼자서 토마토 케첩과 겨자, 마른 파스타로 연명한 것으로 보이며 발견될 당시, 발가벗은 채 텔레비전 만화영화를 보고 있었다.

경찰은 아기가 먹을 것을 찾아 온 집안을 뒤진 흔적이 있으며 침대에 온갖 물건이 놓인 것으로 미루어 음식 이외의 것도 먹으려고 시도한 것 같다고 밝히고 “아기가 놀라운 투혼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브라이애너가 집에 혼자 남게 된 것은 지난 9월10일, 엄마인 데이키셔 리(22)가 폭행과 절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때부터였다. 엄마는 경찰에 아기가 집에 혼자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별거중이던 아버지 오그덴 리는 아내에게 2주간 연락을 시도했으나 아내가 감옥에 있다는 사실을 지난 28일에야 알게 됐고 아내로부터 이웃집에 아기를 맡겼다는말을 듣고 딸을 찾아 나섰다. 몇 집의 문을 두드렸으나 딸을 찾지 못한 오그덴은 아파트 관리인을 불러 문을열고 들어 간 뒤 온몸이 말라붙은 케첩 범벅이 된 채 아기 목욕통 안에서 수건을 덮은 채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딸을 발견했다.

오그덴은 딸이 자신으로부터 떨어지지 않으려 한다면서 “나는 몸무게가 108㎏이나 나가는 남자이지만 울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엄마 데이키셔는 1일 어린이 학대 혐의로 기소됐으며 17만달러의 보석금이 부과됐다. 복지 당국은 사건의 진상을 정밀 조사한 뒤 브라이애너의 양육문제를 결정할 계획이다.



(잭슨빌 <美플로리다州>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