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측에서 서서히 파병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 같아 참으로 개탄스럽다.
보수단체들은 국익이나 미국과의 혈맹을 강조하는데, 냉정하게 생각해도 어리석은 일이다.

현재 부시정권은 야인시대의 자유당과 같은 형국이라 우리가 그들과 협조하면 함께 몰락한 이정재 꼴이 날 것이다. 부시를 도와 피를 흘렸지만 그 대가는 전혀 없을 거라는 것이다. 부시의 무리한 정책은 세계에서 고립되어 있고 전세계 모든 식자들로부터 거부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의 재선은 실패할 것이며 다음 정권은 부시와 같은 강경정책을 펴지 않을 것이다. 온건한 노선을 펼 것이며 이라크에서 미군을 뺄 것이다. 정권이 바뀌었으므로 부시에 충성했던 나라들에 대한 반대급부는 유야무야 될 것이다. 한국군이 흘리게 되는 피에 대한 댓가도 아무런 의미도 없게 될 것이다.

남북분단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것은 식자들에겐 상식이 되어있다. 미국의 군사전무가가 쓴 책에서도 한반도의 분단은 미국이 주도했다고 밝히고 있다. 극동의 소련팽창을 제어할 목적으로 완충지대를 만들 필요가 있었고 거기에 한반도가 있었다. 미국의 특성은 적국과 국경선을 맞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여 항상 미국의 속국을 적국과의 사이에 만들어 놓는다는 것이다. 그것이 남한인 것이다. 때문에 한반도전쟁(미국 군사전문가들은 이렇게 부른다)이 남한 시민들을 순수하게 도우려고 미국이 참전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전략적 요충지를 방어하기 위해 참전했다고 보는 것이다. 마치 조선시대 임진왜란 시절 명나라가 파병을 해 준것도 자국에서 일본군을 막는 것이 아니라 국경밖에서 막는다는 개념과 같은 것이다. 조선이 무너지면 다음 목표는 명나라라고 일본은 떠들어대고 있었기에...
즉 남북한은 미국과 소련의 대리전쟁을 해 왔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이것을 보수주의자들은 여전히 깨닫지 못하고 미국을 여전히 은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민초들은 순진하다고 보이지만, 그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혈맹 운운하는 자들은 미국으로부터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순진한 사람들 선동하는 것이다.

2차대전시 미국이 수백만을 동원해 해방시켜준 프랑스도 부시의 정책에 명백히 반대하고 있다. 독일도 전후 마샬플랜을 통해 막대한 미국의 지원을 받았음에도 부시의 말을 듣지 않는다. 보수주의자들 시각에서는 그들은 천하의 배은망덕한 나라들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미국의 속성을 파악하고 있고 보수주의자들은 뭐가뭔지도 모르고 있다. 무식한 자들은 교활한 자들에게 항상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속이 훤히 보이는 어리석은 부시의 정책을 지지하고 그들을 위해 파병까지 있지도 않을 국익 운운하며 주장하는 보수주의자들이야말로 어린 영혼들이라 보여진다. 그들에겐 얼마나 더 많은 뼈아픈 고난의 체험이 필요하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