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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평상시 무척이나 내성적인 사람이다.

말수가 별로 없다. 딸내미가 아빠는 재미가 없는 사람이라 한다.

내성적인 성격과 마찬가지로, 평생 심하게 욕을 한, 몇 번의 기억을 빼곤, 입에 욕설을 담지 않는다.

신학생이었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내가 군에서 겪은 일은 남달랐다.

술, 담배는 물론, 욕을 입에 담지 않았던 난, 심술 끼 있는 고참들의 놀림감이 되기 쉬웠다.

어떤 땐 총을 들이대며 담배를 입에 물리고 피우라하고,

어떤 땐 고참이 ‘개xx’를 삼회 복창하라 강요하면‘강아지’를 힘차게 외쳐댔고, 그것 때문에 실컷 두들겨 맞았던 기억이 난다.

융통성 없을 정도로 원칙을 소중히 하던 나.......

그 양심 때문에 결국 목회의 길로도 들어서지 못했고, 신앙의 길도 떠났었다.

그 원칙주의자의 성격은 아직 변함없다.

욕을 입에 담지 말자는 다짐과 달리 요즘 뉴스를 보며, 사회 돌아가는 것을 보며, 특히나 황우석 교수 사태를 놓고, 도저히 이 사회를 용서할 수가 없다.

그리곤 심한 욕설이 저절로 나온다.

검찰발표당시 9시 뉴스를 보다 심한 욕설에 깜짝 놀란 집사람이 다른 사람이 이 모습을 보면, 내 이 본모습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 말한다.



서울대만 나오고, 인맥만 있으면 죄를 짓고 살아남을 수 있는 개 같은 사회,

멀쩡한 과학자를 처참히 짓밟고, 그 원인자들은 떳떳이 활보를 할 수 있는 이상한 사회,

언론과 정치는 죽이 맞아, 입맛에 맞는 대로 조작이 가능한 사회........

야당 같지 않은 야당에다 얽히고설킨 인맥에 정신 못 차린 시민연대와 민노당.......

참으로 한심고도, 썩어빠진 사회이다.



검찰발표당일, 검찰의 장단에 맞추어 온통 죽일 듯, 황우석 교수를 사기꾼으로 몰아가는 언론도 그 정당성을 확보를 하지 못하고,

국민의 지지가 없는 줄 이미 알기에 다음날부터 입을 맞추듯 모든 관련보도가 말끔히 사라졌다.

정상적이라면 우리과학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그놈의 핵심보도니 뭐니 난리법석이었을 것이고, MBC는 마치 한 건 한 냥, 난리 브루스를 쳤겠지........

눈에 훤히 드러나게 검찰은 질질 끌다, 선거와 월드컵을 앞두고 말도 안되는 발표결과를 국민에게 내놓았다.......



과거 MBC에 오변호사&배변호사 프로그램이 있었다 한다.

평소 늦은 시간까지 TV시청을 잘 하지 않는 난, 이 프로그램을 본 기억이 없다.

그러나 근래 들어 배금자 변호사와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인 오세훈 후보가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기회주의자들에겐 인생은 기회의 연속이고, 기회를 잘 잡으면 인생은 성공의 발판이라 생각되겠지만,

원칙주의자에겐 내실없는 성공은 고작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나는 야당 같지 않은 야당에서 서울시장으로 유력한 오세훈 후보보다,

원칙을 소중히 하고 검찰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는 배금자 변호사가 너무도 당당하고, 위대해 보인다.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겉만을 보고 볼 수 있는 것도, 잠시의 판단으로 전부를 본 것처럼 함부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변호사’. ‘법의 정신’. 그 본질에 섰을 때, 역사에 두고두고 남을 사람은 배금자 변호사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다고 약한 것이 사람이기에 사람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겠지만.......



정신없이 바쁜 요즘, 자판을 두드릴 여유마저 없는 시간, 세상은 아무 일 없었던 듯 흐르고,

나 역시 이제 지쳐, 초기의 열정만큼 이 사안에서 멀어져 가는 듯 하지만, 마음 한구석 정리되지 않고, 끝까지 이 더러운 기억은 영원히 남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힘닿는 데까진 결코 내 신경을 이 사안에서 멀어지지 않으리라고,

해결되기 전까진 아주 미약한 힘이나마 끝까지 보태리라고 재다짐한다.



우린 참으로 위대한 한 과학자를 무참히 짓밟았다........



참으로 더러운 대한민국!



2002년 그 순수한 열정으로 이 땅의 국민의 한 일원이었던 것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하지만 이제 4강이 아닌 우승이라 해도 결코 그 때처럼 기쁘지 못할 것 같다.

승리의 기쁨은 잠시일 뿐이다.

우린 백년대개 뿐 아니라 원칙과 상식이 처참히 무너진 이상한, 아니 속된 말로 쓰레기 같은 세상을 살 뿐 아니라,

이 희망 없는 사회를 지금도 자라나는 내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있다.



이 곳 저곳 선거 소리가 들려온다.

그 놈의 ‘국민’, ‘대한민국’이라는 소리를 제발 같잖은 입에 담지 좀, 말았으면....... (글 : 노가리)


조회 수 :
2111
등록일 :
2006.06.08
14:51:23 (*.195.1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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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2006.06.08
15:35:11
(*.195.100.28)
사진은 지난 월요일(6/5) 배금자 변호사가 1006명의 서명자 명단을 첨부하여 100명의 국민변호인단의 이름으로 kbs에 추적60분 관련 정보공개요구서를 접수시키려 기자회견을 마치고 kbs에 들어가려 했으나 경찰이 이를 제자하는 희안한 일을 겪었습니다.

이에대해 격분한 배금자 변호사가 결국 눈물을 보이더군요...

맘마미아

2006.06.08
17:26:14
(*.220.236.79)
나물라도 이 얘기 듣고 울었대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KBS가 국민에게 헌법적으로 보장된 법률에 의해 정보공개 청구서를 제출하는 행위를
공권력인 경찰을 동원시켜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보니 군사독재정권시절과 다름 없다고 했습니다.
저는 아니지만 나물라도 초본제출했고 국민청구인단 1066명 중의 하나에 들어간답니다. 웰빙님도 1066명에 포함되나요?

맘마미아

2006.06.08
17:32:52
(*.220.236.79)
1006명이 아니라 1066명이라고 들었어요.

맘마미아

2006.06.08
17:35:24
(*.220.236.79)
저도 문형렬PD의 추적 60분하고 제3카드가 기다려져요.
자꾸만 덮으려 할 수록 더 궁금해지는게 사람 심리잖아요.

이남호

2006.06.08
19:05:40
(*.85.222.214)
음..나라도 믿을 수 없고..

방송도 믿을 수 없고....

믿을 수 있는 것은 나 자신과 ..내 목숨처럼 사랑하는 친구들 뿐이구나.

김정완

2006.06.11
17:49:52
(*.253.207.80)
그런데 왜 배금자를 높이고자 뜬금없이, 증거없이 오세훈이는 기회주의자로 만들어 비난하는지 참 욕도 못하고 원칙을 중시한다는 사람도 분별력이 없으면 차라리 욕잘하는 냉철한 인간보다 한참 모잘란다는것을 알게 해줍니다. 야당이 밉다고 야당소속 아무나 그렇게 함부로 매도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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