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본것이 TV로 3번째이다.
그러나 계속 보게 된다. 난 전쟁영화를 제일 좋아하기에 저런 영화를 3번이나 본다는 것은 유례가 없던 일이다. 그러나 왜 보게 되는가? 스스로 분석을 해 보았다.

내가 보기엔 여고괴담은 공포영화라기 보다는 사랑과 우정 영화이다. 단지 공포라는 배경을 이용했을 뿐이라고 본다.
공포감으로서는 내게는 거의 다가오지 않는다. 귀신이 연장을 들다니...쯪쯪

내게 다가오는 것은 여학생들의 친구간의 미묘한 사랑의 감정이다. 삶과 죽음도 넘나드는 사랑이다. 우정이라고 보기엔 강하다. 귀신과도 사랑할 수 있는 깊은 사랑! 진짜 여학생들에게 그러한 감정이 있는 것일까? 남자들 세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그냥 우정이라고 한다. 깊은 감정이 없다. 때문에 난 여자들에게 그런 감정이 과연 있는지 매우 궁금하다. 이유는 내가 느끼고 싶은 감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솔직히 나는 내 속내를 그 누구에게도 완전히 털어내 본적이 없다.
나의 외면적 성격은 쾌활하고 단순하며 명랑하다. 그러나 속내는 반대의 성향도 가지고 있다. 이 속내를 은폐하기 위해 더욱 명랑하려고 하기도 한다. 즉 속내는 연약한 것이다.

그러나 나도 언제나 이런 나의 속내를 털어놓을 상대를 찾고 싶어한다. 그리고 펑펑 울고 싶기도 하다. 남자들이 우는 것은 남자들 세계에서는 금기시 되어있다. 울더라도 숨어서 울어야 한다. 아무도 모르게...
이런 면은 여자들이 부럽다. 남자들이라고 슬픔이나 답답함이 없겠는가! 그러나 남자들의 세계는 강해야 하고 눈물은 약함을 상징하는 것으로 편견지어 있다. 때문에 진정한 친구를 찾고 싶어한다. 그나마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남자든 여자든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영화에서 귀신이 그런 친구를 찾기를 9년이나 기다렸다는 말이 매우 공감이 간다.

사실 남자들 세상에서는 그런 상대를 찾는 것은 진짜 어렵다. 서로 약한 모습은 절대 보이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감수성도 무디다. 친구놈에게 사랑한다고 하는 남자가 과연 있을까?
그래서 난 기대할 수 있는 상대로 결혼할 여자를  꼽는다. 자신의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있고, 자신의 분신이며, 들어줄 의무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털끝만한 속내도 털어놓고 껴안고 실컷 울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과연 가능할까 하는 의문도 생긴다. 요즘같이 외적조건이 결혼의 중요한 토대를 이루는 세상에서 상대의 깊은 속내까지 이해해 주고 공감해줄 수 있는 상대가 과연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영화에서처럼  규리같이 귀신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현실에서도 존재할까 하는 것이다. 때문에 규리가 이쁘고 눈여겨 보아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편 내가 PAG를 수년간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영화에서의 귀신과 같은 심정일 수도 있다. 이젠 내게는 PAG에서 왠만한 정보를 얻을 만큼 얻었기에, 정보면에서는 더 이상 가치가 없다. 그러나 떠나지 못하고 중독이 되는 것은, 일부이긴 하지만 나의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귀담아 들어주는 회원들이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UFO나 영적인 세계등에 대해서는 교류가 가능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것이다. 내 주변에는 이러한 사람들이 거의 없다. 자신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고 관심가져 주는 것이야말로 사랑의 기본조건이 아닐까?

그러나 현재까지 나의 주변에서는 찾기 힘든 현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여고괴담 매니아가 된 것이 아닌가 한다.

결혼하신 분들께 뭍습니다.
가능한 일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