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군대복무시절 오히려 군대의 불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모든 훈련이 힘들기도 했지만, 인간의 자율적인 정신을 마비시켰기 때문입니다. 기합과 주먹, 몽둥이면 할 수 없는 것이 없는 곳이 군대였어요. 때문에 군대 폐지론에 대해 글을 써서 발표했는데, 하사관들을 비롯한 대원들로부터 진지한 박수를 받았습니다. 전 어딘가로 끌려가서 얻어맞을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이는 모두가 훈련의 고됨이나 인간성 마비라는 것에 공감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 본인은 복무중에 동기의 잘못으로 집합해서 구타를 당하다가 죽을뻔도 했습니다. 요즘의 구타사건과 같은 것이죠. 그러나 절 때린자를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군대에서는 늘상 있을 수 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죠. 양처럼 순한 사람도 군대에선 호랑이가 됩니다. 그 만큼 비인간적이라는 것이죠.

그 때 생각했습니다.
왜 이런 비인간적인 조직이 예로부터 지금껏 엄연히 존재하는 것일까? 국방을 지키기 위해서...
그럼 왜 국방을 지켜야 하는 것일까?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
왜적은 왜 생기는 것일까? 서로가 자기 영역을 유지하고 확장하려고 하기에...
너른 땅에서 왜 영역을 구분을 할까? 제한된 자원속에서 편히 살려고...
왜 같이 편하게 살려고 하질 않지? 이기심과 욕심때문에...
나는 이기심과 욕심이 없는가? 물론 있지...
다른 사람들은 없는가? 당근 있고...
그렇다면 군대의 존재는 우리 모두가 만들어 낸 필요악...
우리가 이기심이나 욕심을 버리지 못한 대가로, 우리가 만들고 우리 스스로 희생을 당하는 모순된 조직이 군대!
그렇다면 내가 저런 구타를 당한들 누구를 원망하리...

이런 군대가 전 지구상에 있으니, 지구는 저차원의 행성...
그러나 외계인들은 매우 평화롭다고 하니, 군대의 필요성은 매우 적을 것이고 거의 없을 것이다. 대립도 대화로 해결하는 등 천국과 같은 곳일 것이다.
지금껏 이렇게 생각을 해 오면서, 외계인과 함께 어우러진 세상은 영구 평화가 보장되는 곳이니, 그들과의 적극적인 교류를 추진해야 한다고도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PAG를 접하고 난후 저의 이러한 기대가 혼란에 빠졌는데, 악성도 있고 선성도 있어서 그들은 대립하고 있고, 무수히 많은 세월동안 은하전쟁을 수행해 오고 있으며, 전투력이 강한 존재들이 우주에서도 영향력이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연합도 공공연히 그들의 장대한 함대에 대해 자랑을 하고 있고, 시리우스는 막강한 영적전사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였으며, 우주연합도 전투력이 막강하다고 하였습니다.

저의 영구평화라는 개념은 무너져 버렸죠... 이전에 고차원이라고 믿었던 존재들조차 전쟁에 아주 흥미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수 없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생명체가 죽어도 영으로써 다시 재생이 되므로, 큰 죄책감이 없이 살상을 할 수가 있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이 우주에서는 근본적으로 대립을 피할 수 없고, 군대란 존재는 우주가 존속하는 한 존재 필요성이 있는 것인지... 그리고 그만큼 이 우주가 성숙하지 못하다는 결론이 나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전쟁과 군대라는 것이 중요한 계기점들을 만드는 요소들이라 우주의 연극을 지속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인지...

적어도 이 부분에 있어서는 혼란이 옵니다. 제가 끔찍히 싫어하던 군대가 이 우주전역에 펼쳐저 있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