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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가장 위대한 선물


제 글을 클릭해 주시는 분들께 제가 드릴 수 있는 가장 멋진 선물은 무엇일까? 지난 주일 내내 그것을 생각했드랬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스물다섯 살의 여배우 이은주 씨가 스스로 목을 매어 죽었다는 신문기사를 접했습니다. 남들이 우러러보는 ‘스타’의 뒤안에 숨어 있었던 고독과 우울증은 왜 어디에서 비롯된 것이었을까를 곰곰 생각하게 되더군요.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힘들어… 살아도 사는 게 아니야”라는 유서를 남기고 ‘강제적인 생의 종지부’를 찍게 했을까요? 스크린에서 보았던 그녀는 그녀의 지극히 작은 일부분이었음을 실감케 하는, 어찌 보면 ‘엉뚱하고 어처구니없는’ 자살극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도공간”이라는 영화를 찍으면서 빌딩에서 투신하는 역을 했던 장국영은, 자신도 그렇게 생을 끝장내 버리고 싶다는 충동에 시달리다가 끝내 그걸 이길 수가 없었던 것이 아닐까요? 이은주 또한 “주홍 글씨”나 “연애소설”에서 죽음으로 생을 마감하는 역을 하면서, 이 우스꽝스러운, 뜻 같지 않은 지구에서의 희비극에서 어느 날 갑자기 퇴장해 버리고 싶다는 갈망에 내심 몸살을 앓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그녀의 해맑은 얼굴 어디에 죽음의 그림자가 스며 있었던 것인지, 신문에 실린 사진을 찬찬히 들여다보았더랬습니다. 그녀의 어디에 죽음의 바이러스가 도사리고 있다가 2005년 2월 22일 갑작스레 기습을 감행했을까요?

그래요. 사실은 우리 모두가, 아주 가까이에 있는 사람조차 잘 알지 못합니다. 얼마만한 아픔과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헤아리지 못합니다. 서로가 잘 통하는 사이인 것처럼 행세를 하고 살아가지만 겉거죽만 그럴 뿐 마음속 깊은 곳으로는 한 발자국도 들여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서로가 서로에게.

겉거죽만 보면 이 지구는 유례없이 ‘잘 통하는’ 세상이 된 것이 분명합니다. 대원군이 지하에서 관뚜껑을 두드리면서 통탄할 정도로 나라와 나라 사이의 경계선도 엷어져 가고 있습니다. 전화로, 인터넷으로, 세계 전체가 ‘거미줄 같은’이라는 비유가 무색할 지경으로 ‘빛의 고속도로’가 잘 뚫려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휴대폰만 들고 다니면 원하는 사람과 ‘통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휴대폰만 뻥뻥 잘 터지면 무얼 합니까? 지금 이 순간 이 방안에만도,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의 고속도로가 종횡으로 달리면서 서로를 이어준들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잘 있냐? 잘 있다! 지금 어디 있냐? 음, 지금 어디어디를 가고 있는 중이다! 속알맹이 텅텅 빈 껍데기 인사말만 잘 오가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가슴들이 콱콱 막혀 있는데! “내가 공개할 수 있는 한계는 여기까지”라고 스스로 경계선을 지어놓고, 보이지 않는 철창 속에서 살아가고들 있는데!

어쩌면 이은주는 보이지 않는 그 철창 때문에 목숨을 끊은 건지도 모릅니다. 보이지 않는 철창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자신은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의 노출에는 열광한다는 점이지요. 내심으로는 자신의 노출 욕구를 은근히 대리만족시키면서 겉으로는 노출한 당사자를 손가락질하고 왕따시키기 일쑤입니다. 가족의 증언대로 “알몸 연기 등 노출이 심했던 것 때문에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려 온” 것이 사실이라면, 이은주의 죽음은 우리 사회의 병폐를 혼신으로 증거하는 셈입니다. 알몸 연기라 해도 우리 문화의 속성상 그 한계가 너무나도 뻔한데, 심했다면 얼마나 심했겠습니까? 설령 헤어 누드까지 갔다고 할지라도, 그녀의 정신세계에는 전혀 벗겨지지 않은 미개척의 처녀지 상태가 남아 있다는 걸 그녀는 왜 몰랐던 것일까요?

그녀의 죽음이 비극이라면(그걸 확신할 순 없지만), 그것은 너와 내가 겉으로만 통하고 내심으로는 철의 장막이 내려져 있는 이 시대의 비극입니다. “엄마, 미안해. 사랑해”라고 쓴 혈서까지 남겼지만, 나는 그 소리를 믿을 수 없습니다. 서로 통하지 않는 상태에서도 사랑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요? 서로 통하지 않는 사랑이란 것은, 참사랑일 수 없습니다. 서로의 마음을 모르는 상태에서 무엇을 사랑한다는 것입니까?

그녀가 과연 누군가에게 ‘죽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놓은 적이 있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종합병원의 정신과에 가서 “만사가 귀찮고 밥맛이 없다. 하루 한 시간밖에 못 잔다”고 고백한 흔적은 있지만, 우울증 완화제를 2주일치 처방받았을 뿐입니다. 누군가에게 이 삶을 끝장내고 싶다고 목청껏 울면서 속내를 털어놓을 수만 있었다면, 그녀의 삶은 거기에서 바닥을 치고 다시 수면으로 떠오를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 중에는 그녀처럼 이 지구의 희비극에서 그만 퇴장하고 싶은 분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어쩌면 대다수가 그럴지도 모릅니다. 저 또한 한때는 진하게 그랬고, 요즈음도 아주 가끔씩은 죽음에의 마력에 끌리곤 합니다. 제가 그런 것을 보면 저와 가장 가까운 사람도 분명 그럴 것입니다. 저와 가까운 사람들이 그렇다면, 이 사회의 수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불어닥친 쓰나미로 수십만이 이 지상에서 덧없이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렇게 지켜보는 자가 된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던 사람도 많았겠지만, “차라리 그렇게 쓸려서 죽을 수 있었다면!” 하고 부러워했을 이도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녀는 유서에 “살아 있지만 사는 게 아니다”고 썼습니다. 살아 있으면서도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이 고백이 어찌 그녀만의 것이겠습니까? 살아 있으면서도 살아 있음의 기쁨과 보람을 모르는 채 무덤처럼 적막하고 황폐한 삶을 살아가는 이가 적지 않다면, 거기에서 탈출할 길은 진정 죽음뿐일까요?

카뮈의 “이방인”에서 주인공 뫼르소는 태양빛이 너무 눈부시다는 이유 아닌 이유로 권총을 발사, 살인을 저지릅니다. ‘이유 아닌 이유’라고 했지만, 실은 인생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이 사방으로 꽉꽉 막혀 있다는 자각에서 비롯된 ‘폐쇄공포증’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실존의 절망 속에서 실은 죽은 것이나 다름이 없는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권총이라도 발사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지요. 누구에게도 그 해답을 물을 수 없는 거대한 침묵의 벽을 뚫을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는, 방아쇠를 당김으로써 다른 생명체를 향해 이유 없이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그런 순간이 있습니다. 내가 왜 여기에서 웃고, 울고, 떠들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괴로워하는지 종잡을 수가 없어서 세상의 모든 것이 너무나 멀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이 낯선 시간, 낯선 무대 위에서 인생의 모든 것이 의미의 필연성을 잃고 비틀거릴 때, 우리는 누구나 카뮈의 ‘이방인’처럼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을 영문 모른 채 죽일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소통의 부재’로 인한 비극입니다. 누군가 진실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이가 있다면, 그래서 주고받는 서로의 눈빛 속에서 전류가 흐르는 짜릿함을 감지할 수만 있다면, 살아 있음이 어찌 유배나 감옥살이 같을 수가 있겠습니까?  

통하는 기쁨, 사랑의 황홀경 속에서 살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자기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데에 있습니다. 저마다 위선과 가짜의 얼굴로 더 이상 자기를 은폐하지 않고, 진실된 마음으로 소통하는 데에 있습니다. 괴짜 시인 이상은 “마음속에 비밀을 갖지 않는 것은 재산을 갖지 않는 것처럼 허전하다”고 썼지만, 우리들 각자는 아무리 우리 자신을 다 벗으려고 해도 벗을 수가 없습니다. 벗으려 해도 벗을 수가 없으니 노출증 따위는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것이 진실입니다. 아무리 다 털어놓아도 우리 안의 깊은 곳에는 말해지지 않는, 말해질 수 없는 비밀이 남아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다 털어놓았다”고 허전해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만의 속단일 뿐, 아직도 무진장한 존재의 비밀이 남아 있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순간 어느 힘이 있어 우리를 숨쉬게 합니까? 누가 이 4조 개의 세포를 먹여 살립니까? 어느 힘이 있어 잠자는 동안에도 심장을 뛰게 합니까?

우리 몸의 세포수만큼이나 많은 별들이 있기에 인간을 일러 ‘소우주’라고 하는지도 모르지만, 그 많은 별들로 하여금 서로가 서로를 돌게 하는 그 힘이, 천체의 교향악 연주케 하는 그 섭리가, 우리 안에도 숨쉬고 있습니다. 온갖 짐승들 풀어놓아 저희들끼리 번식하고 뛰놀게 하는 창조의 섭리가 우리 안에도 살아서 펄떡이고 있습니다. 철새들로 하여금 수만리를 날게 하는 그 힘이, 온갖 기기묘묘한 물고기들 바다를 헤엄치게 하는 사랑의 섭리가 우리들의 안팎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서 작동하고 있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는 크게 잘못된 것입니다. “어디에나 계시는 어버이”로 고쳐져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이든, 부처님이든, 알라든, 섭리의 힘이든, 하늘에만 계시면서 이 지구의 생로병사를 주관하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요?

이름이야 무어라고 부르든, 우리는 그 큰 사랑에서 도망칠 수 없습니다. 절해의 고도에서 외로움에 몸을 떨고 있을지라도, 그 큰 사랑은 우리와 함께 합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우리와 함께 합니다. 우리가 스스로 문을 닫고 있을 뿐입니다. 문을 닫아걸고 그 사랑을 감지하지 못한 채 징징대고 울고 있는 꼴입니다.

그 큰 사랑에 문을 닫은 사람은 제멋대로 자신의 가치를 평가절하합니다. 억만장자는 억만장자라는 이유 때문에 한껏 콧대가 높아져 있기 일쑤이지만, 그것 역시 자신을 평가절하하는 일입니다. 억만금으로도 살 수 없는 엄청난 존재의 신비를 외면한 채 하찮은 것을 자신의 가치의 전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마찬가지로, 아무리 가진 것 없는 노숙자라 할지라도 억만금으로도 살 수 없는 엄청난 존재의 신비를 안고 사는 셈이니, 자신의 몸을 함부로 굴리지 말아야 합니다.

당신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진정한 당신은 당신이 한정짓는 당신이 아닙니다. 당신이 한정짓는 그 이상으로 밝게 빛나는, 별처럼 해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존재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스스로 닫아걸고 있는 문을 활짝 여는 것뿐입니다. 모든 길은, 모든 수련법과 명상은, 자신을 열기 위한 것입니다. 얼마나 남김없이 자기 스스로 짓는 한계의 족쇄를 풀고 자신을 여느냐에 따라 들어오는 빛의 크기와 밝기가 달라집니다.

제게는 누군가 나직나직 이런 이야기를 속삭여 주는 이가 있었습니다. 저의 정수리를 어루만지면서, “넌 네가 생각하는 네가 아니야. 훨씬 크고 밝은 존재야”라고 속삭여 주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그 목소리가 있었기에 저는 인생의 반환점을 돌 수 있었습니다. 어둠에서 밝음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받은 가장 위대한 선물이었습니다.

최근  skyventure.co.kr 의 클럽 중 전문가 칼럼에 "유영일의 사통팔달 인생론"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네 번째 글입니다.
조회 수 :
1271
등록일 :
2005.02.24
20:40:51 (*.127.167.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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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릿

2005.02.24
20:45:52
(*.36.190.134)
유영일님...감사히 글 잘읽었습니다.

숙고

2005.02.24
21:30:22
(*.120.85.207)
감사드립니다.....

빙그레

2005.02.25
13:28:17
(*.144.164.143)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이은주씨..개인적으로 좋아한 배우라 그런지 자살소식 듣고 마음이 계속 안좋았는데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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