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稅는 지속가능한 생태 실현전략
[속보, 생활/문화] 2003년 06월 13일 (금) 16:57


-에코 이코노미…레스터 브라운/도요새-

자정을 가리키는 순간이 바로 핵전쟁으로 인류가 멸망하는 날을 뜻하는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 1947년 자정에서 7분을 남겨둔 시각으로 시작한 이 시계는 지난해에도 여전히 7분전을 가리키고 있다. 지구의 생태 환경을 가지고 똑같은 시계를 만든다면 과연 몇시일까. 수많은 환경 및 생태 운동가들은 인류가 현재의 ‘지속 불가능한’ 생활 방식을 변경하지 않는다면 50년 후, 또는 1세기 후 우리 후손은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을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이 책 ‘에코 이코노미’ 역시 물부족과 토양 황폐화, 생물다양성 파괴 등 죽어가는 생태계에 대한 경고로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환경연구기관인 ‘월드워치연구소’를 설립, 연구소장을 역임한 저자는 단순한 폭로나 구호를 넘어선다.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생태경제’의 구체적인 미래상과 이의 실현을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 그는 2001년 ‘지구정책연구소’를 설립, 지속가능한 경제를 위한 실천 방안을 본격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생태경제의 개념은 단순하다. 생태계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활용해야 한다는 것. 샘에서 물이 솟아나는 양보다 퍼올리는 양이 더 많으면 금세 말라버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 생태경제의 확립을 위해 재정정책과 정부 규제, 환경인증제, 배출권 거래제도 등 다양한 정책이 이미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가장 강력한 파급효과는 조세정책 전환에서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 소득세를 줄이는 대신 탄소배출이나 유독성 폐기물 폐기 등 생태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활동에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세금구성을 바꾸자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환경문제에 보수적이었던 정부와 기업, 경제학자도 생태경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기존 패러다임으로는 종말을 향해 똑딱거리는 시계침을 멈출 수 없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것일까. 한국생태경제연구회 옮김. 2만원.


/김재중기자 herme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