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총리실 이라크 정보 보고서 조작"<더 타임스>
[속보, 세계] 2003년 06월 01일 (일) 22:34


=스트로 외무장관 "보고서 조작없었다" 일축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위협을 과장했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총리실이 지난해 9월 발표한 대량살상무기 보고서 작성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사실을 확인하는 비밀 메모가 공개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1일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보도한 비밀 메모에 따르면 영국 정부의 최고위 정보담당 관리들은 앨러스테어 캠벨 총리 공보수석과 긴밀한 협의 끝에 보고서 발표를 수일 앞두고 `결론' 부분을 삭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9월 블레어 총리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 증거라며 의회에서 발표한 영국 정보기관들의 합동 보고서 내용 작성에 총리실이 전혀 개입한 사실이 없다는 영국 정부의 공식 발표를 뒤집는 것이다.

여.야의 비판 세력들은 총리실이 이라크가 45분 이내에 생물.화학무기를 실전배치할 수 있다는 주장을 포함, 이라크의 위협을 과장함으로써 `부당한 전쟁'을 벌였다고 비난해 왔다.

비밀 메모 공개 직후 일단의 하원의원들은 발표 직전 삭제된 부분을 포함한 50쪽 짜리 보고서의 전문을 공개할 것을 촉구하고 나서는 등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비밀 메모 공개는 유럽 방문에 나선 블레어 총리가 전날 스카이뉴스 TV와 인터뷰에서 대량살상무기의 존재를 여전히 확신한다며 이라크 과학자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축적된 새로운 증거들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지난해 9월 블레어 총리가 공개한 대량살상무기 보고서는 영국 최고위 정보기관인 합동정보위원회(JIC)가 작성한 것으로 `있는 그대로의 정보'를 바탕으로 객관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비밀 메모에 따르면 존 스칼렛 JIC 위원장은 최종 보고서 확정을 앞두고 캠벨 공보수석과 긴밀한 협의를 가졌으며 이 과정에 데이비드 오우먼드 안보조정관 , 데이비드 매닝 총리 외교정책보좌관, 조너선 파월 총리 비서실장 등도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캠벨 공보수석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스칼렛 위원장은 "블레어 총리의 `서문'은 포함됐지만 `결론'은 빠졌다"고 적고 있다.

내부 제보자들은 이 메모가 정보기관 책임자들과 블레어 총리 측근들 사이에서 보고서의 내용과 관련한 치열한 논란 끝에 `타협'이 이뤄졌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캠벨 공보수석은 후세인 정권의 대량살상무기가 제기하는 위협을 "간단하면서도 선정적인 단어"로 묘사할 것을 요구한 반면 정보기관들은 "확실히 입증된 사실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다"며 완강히 저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총리실과 정보기관들은 과장이 심한 결론 부분을 삭제하는 대신 보고서의 나머지 부분이 `정확하다'고 스칼렛 위원장이 서명을 하는 선에서 타협을 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잭 스트로 외무장관은 이날 BBC TV방송의 아침 대담프로그램에 출연, "정보보고서에서 조작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스트로 장관은 "이라크는 (대량살상) 무기 시스템을 갖고있었으며 이를 확장 중이었으며 이를 담은 증거들이 정보보고서에 있었다"면서 미국과 영국 당국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관련 정보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자신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보유 증거의 신빙성에 개인적으로 의문을 표명했다는 가디언지(紙)의 보도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가디언지는 지난 달 31일자에서 스트로와 파월 장관이 지난 2월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직전에 뉴욕에서 사적인 모임을 갖는 자리에서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에 관한 정보의 신빙성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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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3분의2, 블레어가 국민 오도"
[속보, 세계] 2003년 06월 01일 (일) 22:39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영국인의 3분의 2 정도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해 토니 블레어 총리가 국민을 오도했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일간 더 타임스 일요판이 1일 보도했다.
인터넷 여론조사기관인 '유거버'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블레어 총리가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해 진실을 말하고 있으며 국민들을 오도하지 않았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29%에 불과했다.

반면 블레어 총리가 국민을 오도했다는 응답자는 블레어 총리가 `고의적으로 거짓말을 했다'는 응답자 27%를 포함해 전체의 70%에 육박했다.

노동당 지지자 13%를 포함해 25%는 영국이 이라크 전쟁에 참가한 이유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기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답하는 등 `전쟁의 명분' 자체에 의문을 표시했다.

18%는 블레어 총리가 `전쟁 지도자'로 부각되기 위해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다고 답했다.

이 같은 여론 조사 결과는 블레어 총리가 이라크이 대량살상무기가 갖는 위협을 과장함으로써 영국 국민을 `부당한 전쟁'으로 끌어들였다는 국내외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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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기사도 분별 요망)-------------------

G8, 정상회담서 미.유럽 갈등 치유 노력
[속보, 세계] 2003년 06월 02일 (월) 16:12


G8(서방 선진7개국+러시아) 회담 이틀째인 2일(현지시간) 각국 정상 들은 양국간 정상회담, 확대 정상회담을 잇따라 개최했다.
각국 정상들은 덕담을 주고받는 등 우호를 과시하며 이라크전 전후로 증폭된 국제사회의 갈등을 치유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벌였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라크전을 둘러싸고 각국이 분열 양상을 보인 후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제 사회가 화해하고 아주 강력한 목소리 를 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는 이라크전 이후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대 한 미묘한 입장 차를 드러내기도해 각국 정상들은 신 세계질서 구축 에 대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당장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핵물질과 생화학무기, 미사일 등 대 량살상무기를 공해상에서 검문.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에 참가국들간 합의를 추진, 반전을 외쳤던 국가들을 난처하게 했다.

뉴욕타임스는 1일 "백악관이 추진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 차단 법안 은 북한과 이란의 의심스런 선박에 대한 검문과 검색을 위한 것"이라 며 "부시 행정부 참모들이 막후에서 대량살상무기를 차단하는 국제의 안에 각국이 사인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임스는 "과거 전통적인 미국의 동맹국들이 이 제안에 동의할 지는 미지수"라며 "유럽 동맹국들은 미국이 세계 문제를 그들이 원하는 대 로 이끌기 위해 무력을 동원하려고 한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 다.

블레어 총리의 한 대변인은 "G8 정상들이 이번 회담에서 대량살상무 기 확산 방지 및 반테러리즘 선언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G8 정상들은 또한 개발도상국, 아프리카 국가 등 11개국과 확대 정상 회담을 열고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기아 퇴치 등 개도국 지원방 안을 논의했다.

G8 의장국인 프랑스의 시라크 대통령은 회의가 끝난 뒤 "선진국의 개 도국에 대한 지원과 원조 정책이 장기적인 파트너십으로 바뀌어야 한 다"면서 G8 확대 정상회담의 정례화를 제안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나 혼자서 결정할 문제는 아니지만 아프리카는 앞 으로 G8의 우선 의제가 될 것"이라며 "다른 이들의 말을 경청하고 대 화를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프랑스의 개도국 에이즈 퇴치기금을 현재의 5000만 유로에서 1억5000만 유로로 3배로 확대하기로 했으며 유럽연합(EU)도 조만간 10억 유로 상당의 에이즈 퇴치 지원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 미국 정부가 최근 에이즈 기금으로 15억 달러를 지원키로 한 것은 전 적으로 올바른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그는 또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제안한 세 계 무기거래에 대한 과세 및 이를 통한 기아퇴치기금 마련 방안을 지 지했다.

G8 정상들은 당초 예상과 달리 경제분야 논의 과정에서 '약달러' 문 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았다.

유럽연합 순번제 의장국인 그리스의 코스타스 시미티스 총리는 "달러 화 약세 문제를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개월동안 유러화에 대한 달러 가치가 20% 가량 평가절하돼 G8 정상회담 개최전부터 유러화 강세에 따른 EU 국가들의 우려가 있었지 만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강한 달러'정책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 해왔다.

한편,G8 정상회담에 맞춰 프랑스와 스위스 곳곳에는 대규모 반 세계 화 시위가 벌어져 시위대와 경찰이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나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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