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께 제 문제에 대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전 혼령기를 넘은 사람입니다. 부모님은 제가 결혼을 하기를 바라시죠. 특히 어머님은 더욱 그렇습니다. 여성들은 종족유지 본능이 강하기에 그런것 같습니다. 머 주변인들도 모두 결혼하라고 하고...
그러나 전 여전히 하기 싫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일단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것입니다. 제 친구들이나 주변인들 모두 돈, 돈, 돈 하고 다닙니다.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돈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는 것이죠. 그리고 직장은 불안하고 스트레스도 많습니다. 그러나 때려치는 것은 모두 길바닥에 내 던져지는 꼴이 되어 꿈도 꾸지 못합니다. 저도 직장 다닐때 상사가 굴욕적인 일을 당하고서 한숨섞인 소리로 " 나도 감정이 있고 화 낼줄도 안다. 그러나 그것이 목구멍까지 치솟다가 가족들 생각이 나면 그대로 내려가 버린다. " 라는 얘기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대부분 직장인들이 저런 감정일 겁니다. 저도 느꼈으니까요. 그리고 그 화가 체내에 축적되어 나쁜 질병들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되죠.

두번째 이유는, 아이의 양육에 대한 걱정입니다. 솔직히 지구가 정리가 되어 시기이고, 그래서 혼란과 어지러움도 많은 세상에 아이를 태어나게 하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저는 가족 중 일원을 잃었었습니다. 남 이야기만 같던 것이 저의 일이 되다보니 사고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저나 어른들이 당하는 것은 상관이 없는데, 아이들이 당하는 것은 참을수가 없습니다. 그동안 아이들이 참변을 당하는 여러 사고가 있었지 않았습니까? 그 부모의 심정이 얼마나... 저는 일부러 그런 뉴스를 안 보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당하는 뉴스를 보면 속이 뒤집히고 가슴이 쓰립니다. 그런데 만약 제 아이가 그런 사고를 당한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아마 전 자살을 하거나 산속으로 은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냐' 하겠지만 가족 중 사고를 당한적이 있던 분들은 그런 쉬운 생각을 못합니다. 아이 죽는 일이 구더기 꼬이는 것 같이 쉽게 생각할 수 있다고 보입니까? 옛날에 부모가 죽으면 '천붕'이라 했으나, 아이가 죽으면 그보다 더한 슬픔과 괴로움으로 억장이 무너진다고 했습니다. 그 괴로움을 대변하는 말이죠.

세번째 이유는, 제대로 된 배우자를 선택할 수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전 아직도 순진해서 여자를 잘 모릅니다. 사람들이 절 보면 답답해 하죠. 30년 넘게 여자친구라는 것은 단 한번도 있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여자를 보는 안목이 황무지나 다름이 없죠. 그런 판에 요즘 세태가 이혼률이 왜 그리도 높은지, 뭐 연예하다가 마음 안 맞으면 돌아서는 것 같이 쉽게들 생각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습니다. 부모들의 결별에 아이들은 비행청소년으로 갈 확률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범죄자가 늘어날 수 있는 확률과 비례합니다. 미국이나 서구사회가 그리도 범죄가 많은 것은 이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분위기로 인해 결손가정이 많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 아이들은 비뚤어진 길을 갈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우리나라도 닮아가는 판에 여자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나이에 쫓겨 대충 맞춰 결혼했다가 크게 후회하는 일이 생길까 걱정이 생깁니다.

네번째 이유는, 저는 혼자서도 너무나 재밌게 살 수가 있습니다. 우선 여기 pag가 좋고 여러분과 글로나마 대화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또한 전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장서가 많은 도서관을 가면 왜 이리 가슴이 뭉클하고 행복감이 밀려오는지... 책 한권마다 즐거움과 호기심 나는 세계가 펼쳐져 있다는 생각에 너무나 흥미진진 합니다. 그래서 전 평생을 책만 읽고 살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아무런 부담 없이 책을 읽고, 세상의 섭리를 깨우치며, 명상도 하면서 영적인 체험도 하는 것이야 말로 저의 최고의 이상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전제가 되는 것이 독신입니다. 가족을 꾸리면서 저럴 수 있겠습니까? 조선시대도 아니고...

그래서 전 저러한 이유들 때문에 독신을 정말로 원합니다만, 부모님이 큰 걱정입니다. 부모님은 저의 결혼을 바라고 있고, 갈수록 나이들어 힘들어 하는 모습들을 보면 저의 갈등은 증폭이 됩니다.
아! 어떡해야 하나요...ㅠㅠ
조언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