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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구 지하철 사고를 통해 우리 모두가 슬퍼하고 분노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그런 참변을 당해야 할 이유도 필요도 없는 무고한 소시민들이 세상살이에 분개한
악한 인간에 의해 희생 당했다는데 있다.  권선징악... 의 측면에서 본다면 이번 대구
지하철 사고는 이해가 되질 않는다. 자신의 주어진 책임과 임무에 충실하며 하루하루
를 근근히 살아가는 소시민이 천인이 공노할 대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건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들은 왜 죽임을 당해야 했을까?

한마디로 세상은 권선징악의 법칙하에 돌아가지 않음을 의미한다. 굳이 기독교인이 아니더
라도 욥의 이야길 잘 알 것이다.욥은 하나님을 신실하게 믿는자로서 동방의 대부호인 동시에
남들에게 아낌없이 베풀줄도 아는 선하디 선한 자였다. 그런 그가 시험을 받아 일순간에
자식들과 재산을 모두 잃고 악성 피부 종양 이라는 병까지 얻은채 부인으로 부터 버림까지
받는다. 그가 잘못해서가 아니다. 욥의 인생에 있어 극렬한 불행에 직면한건 권선징악도 아니
요 하나님의 장난도 아니다. 그의 불행은 다양하게 전개되는 인간지사의 한 모습이다. 즉
행운도 불행도 선행과 악행에 의해 양분되어 오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인간지사에 의해
운명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에돔족장 엘리바스는 욥에게 권선징악을 이야기 하며 룻이
잘못을 했기에 그런 천벌을 받은 것이라고 말하지만 욥의 자초지종을 듣고 나서는 자신의
언변이 틀린 것임을 알게 된다. 권선징악에 의해 인간지사가 결정되어 왔다면 오늘날에 있어
부와 권세를 지닌 자들은 한결같이 룻같은 착하고 선한 자들 뿐일 것이다. 하지만 부와 권세를
지닌 자들중 상당수가 결코 착한 자들이 아니다. 악하다고만 할수도 없는데 정답은 우리 인간
들이 육종>악종> 신종 순으로 되었듯 그들역시 육종> 악종>신종> 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차리리 권선징악이란 말보단 세옹지마란 말이 더 낫다. 불행뒤엔 행운이 찾아온다는 이말은
우리 인간사의 모습을 잘 보면 금방 맞는다는 걸 알게 해준다. 그런 점에서 대구 지하철 사고
의 희생자들은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 없다. 죽음의 문턱 만이라도 넘었다면 당장은 아니더라
도 언제가는 웃고 기뻐할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권선징악을 이야기 하는
전래 동화는 참으로 많지만 세상은... 권선징악의 법칙하에 돌아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한길 사람속을 알수 없고 한치 앞날을 알수 없다고 인간과 인간 지사 모든것이 수많은 가능성
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어 나갈 것이다. 다시한번 대구 지하철 희생자 유가족들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 그분들이 꼭 주님의 은총하에 거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조회 수 :
1937
등록일 :
2003.02.22
22:07:01 (*.100.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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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룡

2003.02.23
12:41:23
(*.114.35.95)
선(善)을 지배수단으로 삼는 몰지각한 자들은, 또 이렇게 되기를 바라는 자들이 많고, 이들이 세상에 강력히 아첨하는 한 선으로부터 소외받지 않을 자들은 한정되어 있을 수 밖에 없고, 선으로부터 소외된 자들이 악에 기반한 모든 것들을 창조하여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상태로 바꿀 따름입니다. 그러나 이는 우리에게 주어진 운명이 아닙니다. 어차피 초극해야할 한 가증된 사실일 따름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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