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빈 토플러 부의 미래


다가오는 제4물결을 준비하라!
15년 만에 출간된 앨빈 토플러 미래학의 완결편


《제3물결》, 《미래 쇼크》를 통해 지식사회의 도래를 예견했던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그의 15년 만의 대작《부의 미래》(원서명 Revolutionary Wealth)가 출간되었다.
앨빈 토플러는 전작을 통해 농업혁명, 산업혁명, 지식혁명의 세 가지 패러다임을 제시했었다. 특히 21세기 진행 중인 지식혁명은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식, 교수와 학생, 제도권 인사와 사회운동가 등 전통적인 역할을 빠른 속도로 변화시켰으며 모호성과 불확실성, 복잡성, 갈등을 증폭시켰다. 그러나 두뇌 중심의 지식 경제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런 변화가 초래할 영향에 대해서는 개인, 국가 또는 대륙 차원에서건 어느 누구도 아직 제대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플러는 지적한다. 또한 9.11테러, 이라크 전쟁, 일련의 기업 회계부정 사건 등 크나큰 사회경제적인 이슈들에 묻혀 부(富)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그가 이 책을 집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토플러가 말하는 부는 단순히 화폐, 돈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말하는 부는 보이는 부(visible)와 보이지 않는(invisible) 부, 즉 화폐 경제와 비화폐 경제를 총칭한다. 그는 상호 작용을 하는 화폐 경제와 비화폐 경제에서 동시에 혁명적인 변화가 발생하여 강력하면서도 역사적으로 전례 없는 새로운 부 창출 시스템이 창조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이런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제3물결 이후 신경제(new economy)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심도 있게 접근한다. 지난 반세기의 변화는 서막에 불과하다고 경고하는 토플러는, 아무 연관성 없는 것들이 상호 작용하여 앞으로 혁명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며, 이 변화는 산업혁명과 유사하지만 파급력 측면에서는 훨씬 더 크고 광범위한 대격변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미래의 부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누가 그 부를 지배할 것인가? 그것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우리 생활 전반에 핵 폭풍 같은 영향을 미칠 부의 미래에 관하여 앨빈 토플러는 그의 뛰어난 통찰력을 바탕으로 물리학, 의학 등 과학의 영역에서 경제학, 사회학, 사회심리학 등 사회과학 영역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분야를 섭렵하고 있다. ‘앨빈 토플러 미래학의 완결편’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미래사회를 예견한다.

이 책은 총 10개 부, 50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참고문헌과 주석만 100페이지에 가깝다.
제1부 <혁명>에서는 혼란스러운 듯이 보이는 각 개별 사건들을 지식혁명의 관점에서 살펴보고, 사회, 문화, 종교, 정치 각 분야에서 일어나는 혁명적인 개별 사건이 서로 간에 미치는 상호 작용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제2부 <심층 기반>에서는 문명이나 삶의 형태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부의 창출시스템이 어떻게 변화하였는가를 논하고, 지식혁명 시대의 부 창출시스템의 심층 기반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혁명적 부란 바로 시간, 공간, 지식의 근본적인 구조 변화로 말미암아 일어난 것이라고 지적한다.
제3부 <시간의 재정렬>에서는 심층 기반의 첫 번째인 시간에 대하여 설명한다. 시간의 측면에서는 경제의 모든 부문이 시간이라는 측면에서 동시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기업이 움직이는 속도만큼 정부, 교육, 법과 제도 등 사회의 각 부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일 때 부를 창출하는 새로운 혁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식경제가 요구하는 가속도에 동시화하지 못할 경우 기능장애가 발생하며, 선진 경제를 위해서는 선진사회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제4부 <공간의 확장>에서는 심층 기반의 두 번째 요소인 공간에 대하여 설명한다. 공간의 범위는 전 세계적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고부가가치의 창출 장소도 이에 따라 순환하고 있다고 말한다. 세계화와 반세계화의 필연적인 충돌에 대하여 언급하고, 또한 지구 차원을 넘어 우주를 새로운 부의 근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제5부 <지식에 대한 신뢰>에서는 미래 부의 원천으로서 지식에 대해 말한다. 지식은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또 공유할수록 그 효용 가치가 더 높아지지만, 반면에 새로운 지식이 나올수록 기존의 지식은 금세 무용지식이 되어버리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무수히 많은 지식의 홍수 속에서 자칫하면 무용지식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고 있다.
제6부 <프로슈밍>에서는 화폐 경제의 이면에 숨겨진 나머지 절반, 즉 매매를 목적으로 하지 않아 시장경제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개인과 사회의 효용을 높여 주는 비화폐 경제에 대하여 논한다.
제7부 <데카당스>는 물질적으로 부유한 삶을 살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더 불행하게 느끼게 되는 원인에 대하여 논하고 있다. 화폐 경제와 비화폐 경제가 육체노동과 유형화된 물질적 기반에서 이동하여 지식 기반의 부의 창출과 그에 따른 무형화로 옮아감에 따라 기존과는 완연히 다른 새로운 가치관의 부활이 중심 관심사로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제8부 <자본주의의 미래>에서는 자본주의의 위기와 미래의 모습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있다. 산업혁명과 함께 탄생하여 지난 400여 년을 지속해 온 자본주의는 지식혁명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그 본질적 존재 이유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봉착해 있다. 제3물결이 산업주의를 밀어내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 자본주의도 새로운 정의를 필요로 할 것인 바, 새로운 정의가 자리 잡으면 과연 그때의 자본주의는 어떤 모습일까를 이야기한다.
제9부 <빈곤>에서는 부의 혁명이 세계적 빈곤을 퇴치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산업혁명이 농업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서서히 절대적 빈곤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지식혁명이 절대적 빈곤 퇴치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바람은 결코 허무맹랑한 일만은 아니다.
제10부 <지각 변동>에서는 중국, 일본, 한국, 유럽, 미국 등 세계 주요지역의 미래 전망에 대한 저자의 통찰이 명쾌하게 기술되어 있다. NGO, 종교, 중동 석유권력 등 세계적 영향력을 가진 집단들의 미래에 대하여 전망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많은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한다.

시간, 공간, 지식을 아우르는 새로운 혁명적 부의 시대
앨빈 토플러는 혁명적 부 창출의 요인으로 시간, 공간, 지식을 꼽는다. 그는 자칫 평범해 보일 수도 있는 이 요인을 비즈니스는 물론 경제, 사회 전반을 주관하는 표층 기반(fundamental) 내면 깊숙한 곳에서부터 작용하고 있는 심층 기반(deep fundamentals)으로 규정했다. 따라서 혁명은 과학 기술, 증권시장, 인플레이션 혹은 디플레이션의 표면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좀 더 심오한 사회, 문화, 정치, 지정학적 변화를 수반한다고 말한다. 토플러는 가시적인 변화와 심층 기반과의 연결성을 인식하는 데 실패한다면 앞으로 우리가 맞닥뜨려야 할 도전을 심각하게 과소평가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1) 속도의 충돌 : 토플러는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변화의 위기 상황이 속도의 충돌 때문임을 밝힌다. 사회 제도나 정책 등이 경제 발전의 속도를 보조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폐단과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토플러는 변화의 주요 기관들을 고속도로에서 각기 다른 속도로 달리는 9대의 차에 빗대어 설명한다. 기업은 시속 100마일의 속도로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고 있지만 정부와 관료조직, 정책과 법 제도는 3마일도 안 되는 속도로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토플러는 이런 비동시화는 결국 상호 충돌을 야기하고 변화, 발전의 흐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불규칙하게 점점 가속화되는 변화 속도와 그에 동반되는 지속적 비동시화는 우리를 일시적인 모순 상태로 밀어 넣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새로운 시간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토플러는 동시화의 역할을 이해하게 되면 부의 창출에 대해 전혀 새로운 사고방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2) 공간의 확장 : 시간은 문제의 일부분일 뿐이다. 토플러는 미래에 나타날 변화를 이해하려면 시간 갈등이 누적되었을 때의 효과와 그만큼 엄청난 공간적 배경의 변화를 대비하여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부의 이동에 있어 아시아, 특히 중국이 세계의 부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역사적 관점에서 아시아가 가지고 있던 부의 주도권(발달된 기술)이 산업혁명이라는 변혁으로 유럽으로 넘어갔으며,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미국으로 옮겨갔고, 다시 지식혁명이라는 제3물결과 함께 그 흐름이 아시아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한 사람의 개개인이 영향을 받고 미치는 공간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넓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지역적인 경제 파워로는 승부를 낼 수 없으며, 그런 견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재세계화와 우주 공간으로의 도약이 부 창출 면에서 혁명적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단언한다.

(3) 지식에 대한 신뢰 : 토플러는 지식 경제가 시작된 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우리는 그 저변에 있는 지식에 대해서 부끄러울 만큼 아는 바가 없다고 지적한다. 그는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컴퓨터와 웹 사이트, 새로운 대중매체의 도래로 데이터, 정보, 지식을 유례없는 속도로 생성, 축적하고 있으며,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60억 개 인간 두뇌만이 아니라 두뇌 외부에 위치하는 어마어마한 메가브레인(megabrain)이 최근 수십 년간 개발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오늘날 지식의 공급이 그 유한성을 뛰어넘고 있으며 지식이 상호 작용하면서 더 거대하고, 힘 있는 지식으로 재편되고 있음에 주목한다.
이는 곧 넘쳐나는 지식에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토플러는 무용지식(obsoledge, 무용한obsolete과 지식knowledge을 합한 신조어)이라는 신조어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들의 많은 부분들이 점점 더 진실에서 멀어지고 있으며, 모든 지식에는 한정된 수명이 있다고 말한다. 어느 시점이 되면 지식은 더 이상 지식이 아닌 것이 되어 무용지식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돈, 사업, 부에 대한 지식 또는 그 밖의 여러 가지 알고 있는 사실 중 어느 정도가 무의미한지, 혹은 허구임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토플러는 진실을 가려내는 6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합의, 일관성, 권위, 계시, 내구성, 과학의 진실 여과 장치를 통해 무한대의 속도로 변화, 발전하고 있는 지식과 무용지식을 구별낼 수 있다고 한다. 덧붙여 그는 과학의 위기를 주목한다. 그는 기존의 진실 여과 장치의 허울과 진실 여과 장치로서의 과학의 중요성을 밝히며 어떤 진실 여과장치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미래 경제의 모습이 달라질 것이고 과학에 가해지는 위협을 해결해야만 혁명적 부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류에 거대한 영향을 미치는 또 하나의 경제
토플러는《제3물결》에서 판매나 교환보다 자신의 사용이나 만족을 위해 서비스 제품, 또는 경험을 생산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신조어로 프로슈머와 프로슈밍(생산소비)을 제시했었다. 그후 프로슈머와 프로슈밍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토플러는 이후 변화에 대해서 좀 더 깊은 통찰을 내놓았다. 그는 화폐 경제와 함께 비화폐 경제에서 프로슈머 경제가 급성장하여 폭발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기존에는 프로슈밍이 단순한 비화폐 경제로 평가절하됐지만 오늘날 프로슈밍은 어마어마한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앞으로 이에 대한 가치를 재고해야 부 창출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역사적 변환을 가져온 다양한 프로슈머의 사례를 들어 프로슈밍이 어떻게 시장과 세계 경제를 변화시키고 있는지, 프로슈머가 어떻게 화폐 경제에 소위 ‘공짜 점심’을 제공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힌다.

(1) 프로슈머 사례 ① : 토플러는 고용주가 자신이 피고용인의 부모덕을 얼마나 보고 있는지 거의 알지 못한다고 하면서 “만일 부모가 화장실 훈련을 제대로 시키지 않았다면 당신의 직원들은 얼마만큼의 생산성을 낼 수 있을까?”라고 기업 간부들에게 질문을 던진다고 한다. 화장실 훈련은 곧 배변 훈련을 말하는 것으로 고용주들은 대체로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사실은 누군가가 그 훈련을 시켜준 것이고 대부분은 엄마의 몫으로 이러한 훈련을 가정에서 교육시키지 않았다면 그 비용이 고스란히 고용주의 몫이 되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토플러는 수년 동안 열심히 머리를 싸매며 아이들에게 닥쳐올 미래를 준비하도록 돕는 부모들이 최초의 프로슈머이며 이들의 기여가 없다면 우리가 돈을 지불하고 제품을 얻는 경제 활동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2) 프로슈머 사례 ② : 또 하나의 프로슈머 사례는 의사보다 똑똑한 환자들에 관한 예이다. 환자들은 여러 가지 정보의 공급으로 인해 의학 정보 지식을 획득하고 있다. 그 수준이 천차만별이기는 해도 환자들은 점점 더 건강 관련 정보에 다가가고 있는 반면, 의사들은 증가하는 지식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한다. 더욱이 의사들은 얼굴을 채 기억하기도 전에 끊임없이 방문하는 환자들의 각기 다른 상태를 알고 있어야 하는 실정이다. 토플러는 경제적인 의미에서 보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사는 여전히 생산자이지만 이에 비해 환자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복지와 건강에 관한 경제적 산출에 기여할 수 있는 좀 더 적극적인 프로슈머라고 지적한다. 더 나아가 가정 치료용 의료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인슐린 주입 기구, 혈압 측정기, 임신 테스트기 같은 기본적인 제품뿐만 아니라 폭넓은 최첨단 기술의 등장으로 자기 자신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의 건강을 돌보는 프로슈머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한다.

(3) 확산되는 제3의 직업 : 프로슈머 경제의 특징 중 하나는 제3의 직업이 확산된다는 것이다. 토플러는 프로슈머에게로 일이 전가되는 변화가 확산되는 추세라고 말한다. 그는 오늘날 대부분의 은행이 현금자동입출금기를 통해 고객이 직접 금융 거래를 하도록 하고 있는데, 고객들이 현금자동입출금기를 이용하는 무보수 노동을 하지 않았다면 은행은 추가적으로 20만 명 이상의 정규 직원을 고용해야 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토플러는 인터넷으로 증권거래를 하거나 여행상품의 예약, 쇼핑 등 자발적으로 경제 활동을 하는 횟수가 증가하고 있음을 주목하면서, 이는 기업들이 노동비용을 외부로 전가하는 가운데 프로슈머들은 이런 거래를 통해 제3의 직업으로 주식 중개인이 되기도 하고, 여행사 직원, 판매원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4) 비화폐 경제에 대한 우려 : 토플러는 프로슈머 경제에 대한 문제점으로 경제학자들이 비화폐 경제를 중요하지 않은 분야로 생각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프로슈머 경제가 화폐 경제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도 GDP 측정이나 여타 경제 수치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 배변 훈련이나 은행에서 직접 고객이 현금을 인출하는 행위, 아픈 가족을 돌보는 간호 등 각종 무보수 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토플러는 부 창출 시스템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화폐 경제와 비화폐 경제가 어떻게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통합되어야 하는지 체계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프로슈머들은 그 구조와 내용에 기여함으로써 가시적인 시장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일하는 방식, 시간과 장소, 기업이 소비자와 공급자에 연결되는 방식, 가시 경제의 모든 분야에서 나타나는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토플러는 경제학자들이 프로슈머가 만들어 낸 성장을 고집스럽게 무시할지도 모르지만 그들이 부모의 양육, 건강관리 개선, 매력 있는 DIY에의 노력, 새로운 비즈니스 창업, 새로운 필요성의 규명, 신제품 예시, 무료 소프트웨어 제작, 지식 경제를 위해 방대한 지식에 접근하고 조직화하는 일과 같은 비가시 경제와 가시 경제 간의 놀랍고도 복잡한 상호 작용을 무시한다면 경제학자들은 프로슈머와 성장의 관련성을 결코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단언한다.

갈수록 더욱 극단적이고 복잡하게 변모하는 세상
토플러는 일상생활의 모든 부분이 더욱 복잡해지고 상호 종속적인 상태가 되었다는 점은 이제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전례 없는 수준의 사회 경제적 복잡성을 토대로 한 혁명적인 부 창출 시스템과 그에 상응하는 삶의 방식을 창조하는 심층 기반의 변화들 때문이며, 거대한 해일같이 몰려오고 있는 새로운 지식과 함께 가속화, 비동시화, 재세계화의 융합은 쇠퇴하는 이 시대의 제도들을 압도하고 있고 우리를 내부 폭발 지점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복잡함이 우리의 새로운 일상적 현실이 되어 버린 것이다.

(1) 잉여복잡성의 시대 : 복잡성은 비즈니스, 금융, 경제와 사회 차원으로 가면서 더욱 증대되고 있다. 토플러는 한 가지 예로 기업들이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단일 제품에 여러 기능을 집어넣어 소비자에게 ‘잉여복잡성(surplus complexity)'을 부과하는 점을 설명한다. 이것은 인생을 복잡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로 고객 맞춤형 생산이 아닌 대량생산 시대에서 비롯된 유물이라고 지적한다. 그 결과로 음악을 듣고, 사진을 찍고, 비디오를 보고, 게임도 하고, 스케줄을 관리해 주고, 길 안내를 해주고, 메모도 저장하고, 전화 통화를 예약하고 받을 수 있는 다기능 휴대폰이 등장하고, 생선 초밥을 신선하게 유지해 주는 냉장칸 등 120가지의 특징을 자랑하는 폭스바겐 파사트(Passat)도 등장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단일 제품에 기능이 많아지고, 부분적으로만 최적화하는 게 많아질수록, 가격은 비싸지고 사용하기도 어려워진다. 또한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기능을 원하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토플러는 소비자가 잉여복잡성의 희생물이 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2) 내부 폭발의 해법 : 심층 기반의 변화와 이에 발맞추지 못하는 내부 조직, 제도 등은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 토플러는 내부 폭발을 막기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 그는 내부 폭발을 막기 위해서는 내부 기관의 변화만으로는 부족하고, 크건 작건 사회 전체에서 새로운 형태의 회사, 조직, 기관을 창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부적절한 자원, 경쟁, 의심, 비판, 단순한 어리석음에 대처할 수 있는 준비된 사회 발명가(social inventor)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토플러는 미국 세풀베다 대로에 있는 자동차 세차장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이 세차장에는 계산을 하려고 안으로 들어갔을 때 비로소 볼 수 있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세차장 내 서점이 있는데, 이러한 기발한 조화를 이끌어 내는 정신이 바로 내부 폭발을 막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토플러는 점점 많은 산업시대 기관들이 붕괴되고 체계적인 내부 폭발이 임박해 오면서 혁신은 기존의 기관들을 전환시키려 하는 상층부 지도자들에 의해 활기를 띠거나 또는 아래에서부터 폭발해 올라갈 것이라고 말한다. 진화된 경제는 수백만 명의 사회적 발명가, 혁신가, 모험가, 공상가, 현실적인 교양인과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기회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된 사람들로 벌집 모양을 이룰 것이라고 예견하면서 어디서건 접근 가능한 더 많은 지식, 인류에게 알려진 더 강력한 지식이라는 도구를 이용하는 그들을 주목하라고 말한다.

자본주의의 미래는 결코 부정적이지 않다!
토플러는 1990년에 출간한《권력이동》에서 권력과 관련해 자산, 자본, 시장, 화폐라는 4가지 요소의 역할에 대해 살펴본 바 있다. 그는 신간 《부의 미래》에서 4가지 요소가 지식혁명이 지배하는 자본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다시 한번 깊이 있는 분석을 한다. 그가 궁극적으로 답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자본주의는 혁명적인 부로의 전환을 견뎌낼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이다.

(1) 유형자산에 대한 집착을 버려라 : 토플러는 무형자산을 어떻게 측정하건, 무형자산을 보호하건 보호하지 않건 간에 무형자산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자본주의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그 어떤 것도 이렇게 자산의 개념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적이 없었다고 말한다. 토플러는 혁명적 무형성으로의 변화는 현재 진행 중인 자본주의의 극단적 변신의 첫 시작에 불과하다고 경고한다. 자본주의가 버텨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2) 자본의 전환 : 우리가 알고 있는 자본의 의미는 거의 인식이 불가능할 정도로 변했다고 토플러는 지적한다. 자본 제공의 주체, 자본의 분배 방식, 자본의 일괄 거래 방식, 자본 흐름의 속도, 자본의 방향, 자본에 관한 올바른 정보와 오보의 양과 종류, 자본이 파생하는 자산의 유형성 대비 무형성의 비율 등이 모두 변화를 겪은 것이다. 보다 복잡한 대안적 시나리오가 등장해 지식 자본, 사회 자본, 인적 자본, 문화 자본, 환경 자본 그리고 무보수 프로슈머의 기여 등 다른 형태의 자본을 인정하고 이를 화페화함으로써 자본의 의미 자체를 뒤바꿔놓고 있다고 설명한다.

(3) 시장의 부재 : 제2물결을 일으킨 산업혁명은 대량시장과 대량생산을 등장시켰지만 지식혁명에서의 시장은 더욱 폭이 좁고 수명이 짧은 지식 집약적 화폐시장으로 세분화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더 나아가 토지시장, 노동시장, 자본시장, 재화시장, 서비스 시장, 경험시장, 지식시장 등이 거대한 사이버 공간에 기존 시장의 모든 부문을 꼭 빼닮은 사이버 시장(cybermart)이 전 세계적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4) 미래의 화폐 : 자본주의의 다른 핵심 요소와 마찬가지로 돈도 수세기 만에 가장 빠르고 강력한 혁명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혁명은 지불, 결제 형태와 방식을 획기적으로 뒤바꿔 놓고, 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비즈니스 기회를 증가시키고 있다. 마일리지 포인트를 이용해 공짜 비행기표를 얻고 있으며 프로그래밍 가능한 통화, 예컨대 비만인 사람이 패스트푸드 점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카드 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견한다.

토플러는 자산과 자본, 시장, 화폐의 상호 작용에 의해 미래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지식 혁명기에 들어선 인류가 해결해야 할 것은 지난 시절의 낡고 오래된 사고방식과 제도이며 자본주의에 대한 낡은 정의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심오한 질문을 던진다. “자본주의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자리 잡으면 과연 자본주의는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까?”

누구도 결코 피해갈 수 없는 혁명적 부의 변화
토플러의 해박한 지식, 통찰력이 가장 돋보이는 백미는 바로 세계의 지각 변동을 다룬 부분이다. 그는 중국, 일본, 한국,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경제의 근간을 좌우하고 있고, 좌우하게 될 각국의 현재와 미래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분석한다. 다소 추상적으로 회자되었던 각국의 문제와 그 원인을 인류가 세 번의 혁명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통해 발전시킨 부 창출 시스템과 연관시켜 명쾌하게 분석해 낸다. 무엇보다 각국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가 농업혁명, 산업혁명, 지식혁명의 산물인 부 창출 시스템에 상호 충돌하고 있는 물결 투쟁 때문이며, 이밖에도 속도, 공간, 지식이라는 심층 기반의 변화를 주도하지 못하기 때문임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으며 그 대안을 제시한다.
앨빈 토플러는 이 책 《부의 미래》를 통해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지식 혁명의 대 소용돌이를 명쾌하게 분석했다. 심화된 제3물결이 가져올 심층 기반의 변화, 그로 인해 도래할 새로운 부 창출 시스템이 우리의 일상생활, 사회, 더 나아가 문명에 미칠 영향력까지 심도 있게 밝히고 있다. 우리가 결코 피해갈 수 없는 부의 혁명과 그 안에서 어떻게 해야 생존할 수 있는지를 밝히고 있는 그의 깊이 있는 통찰은 강한 설득력을 지녔다.
우리가 일찍이 경험해 본 적 없는 거대한 부의 혁명 안에서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미래 사회에 대해 제시하는 희망적 메시지이다. 그는 ‘모든 사항을 고려했을 때, 이것도 한 번 살아볼 가치가 있는 환상적인 순간이다. 미지의 21세기에 들어온 것을..



Revolutionary Weal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