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의학

의사가 된 후에야 알게 된 현명한 치료

저자: 김진목[부산의대졸 신경외과전문의]




없는 병도 만드는 세상[83페이지~88페이지 중에서 발췌]



오늘날 의료계는 ‘없는 병도 만들 만큼’ 의료상업주의가 팽배해 있다.질병이 생물학적이거나 심리학적인 현상에서가 아니라 전적으로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관련 집단이 체결한 합의에 기초해 새로운 질병이 탄생하고 의료계는 질병의 정의를 확장하여 수요를 창출해 왔다. 협압 콜레스테롤 수치 등 질병의 진단범위를 확대하여 환자를 늘려온 것이다.   고혈압을 예로 들어보자.



독일의 경우 최고혈압 160이상 최저혈압 100이상을 1994년에 최고혈압 140이상 최저혈압 90이상으로 바꿈으로 인하여 하룻밤 사이에 고혈압환자가 세배나 늘어났다. 독일의 의학전문 저널리스트 외르크블레흐는 “고혈압 진단의 새로운 수치를 권고한 고혈압퇴치연맹은 회원 20명이 후원자였는데 이들은 모두 제약회사 직원들이었다”고 한다.




이와같은 기준의 변경으로 환자의 수를 늘리는 현상은 1994년의 독일의 경우외에도 미국(1972년), 일본(2000년)등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혈압이 환경과 심리상태에 따라 변한다는 현실적 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현대의학은 환자만 늘리고 있다. 그리고 혈압이 조금 높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건강한 이들에게 어김없이 혈압강하제를 처방하고 병원에 계속 오게 하여 평생동안 일시적인 증상완화제에 불과할 뿐 오히려 그 부작용의 위험성이 큰 혈압약을 먹게 만든다. 현재 고혈압에 쓰이는 약으로는 소변을 촉진하는 ‘이뇨제’, 자율신경을 통해 심장과 혈관으로 내려가는 아드레날린성 자극을 차단해서 심장이 지나치게 많은 일을 하는 것을 막는‘베타차단제’, 좁아진 말초혈관을 확장시키는 혈관확장제인 ‘알파차단제’, 동맥수축에 필요한 칼슘이 세포로 들어가는 통로를 차단해서 혈관수축을 막는 ‘칼슘길항제’, 혈관수축적 작용을 가진 물질의 생성을 억제하는 ‘ACE억제제‘, 안지오텐신II길항제, 교감신경차단제, 전환효소억제제,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등 아주 다양하다.



이뇨제는 신장에 작용해 나트륨과 수분의 배설을 촉진하고 혈액량을 줄여서 혈관의 저항성을 떨어뜨려 혈압을 낮춘다. 혈압강하에는 일시적인 효과를 보겠지만 이뇨제를 계속 복용하면 순환장애라는 새로운 병을 얻게 되는데, 즉 수분배설로 신장기능이 약화되고 탈수현상을 일으켜 혈액의 점성이 높아져 끈적끈적해지므로 순환장애가 일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눈에서는 안방수의 배출이 원활치 않아 안압상승으로 녹내장이 발생되고, 신장에서는 혈액여과작용과 오줌생산이 원활치 않아 신부전이 일어난다. 나아가서 칼륨결핍과 영양손실을 부추기고 발기부전, 치매, 중풍 등을 일으키는 위험성이 있다.

오늘날 혈압약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이는 칼슘길항제는 말초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은 내리지만 심장의 근력을 약화시켜서 심부전을 일으키기도 하고 어지럽거나 가슴이 두근두근거리게 하며, 변비 속쓰림 안면홍조 발목부종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어떤 혈압약도 장기간 복용할 경우 그 부작용을 피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성급하게 혈압약을 먹이려는 현대의학의 과잉치료는 계속되고 있다.



콜레스테롤 저하제 역시 오래 먹으면 온몸의 근육이 약화되고 간기능이 저하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그럼에도 약물로 인한 부작용은 고려하지 않고 현대의학은 진단영역을 계속 확장하면서 쉼 없이 환자를 늘려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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