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리 늘리는 티타늄 골프채, 청력 해친다”

총소리 버금가는 소음…귀마개 끼도록 권유


티타늄 헤드를 단 골프채가 골퍼의 청력을 해칠 수 있다는 영국 노르위치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브리티시 메디컬’에 실렸다고 BBC가 5일 보도했다.

티타늄으로 만든 헤드는 다른 금속 소재로 만든 것보다 가벼워 골프공을 멀리 날려보내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때문에 많은 골퍼들이 티타늄 헤드를 단 골프채를 쓰고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18개월간 주 3회 타타늄으로 만든 헤드를 사용한 한 55세 남성 환자는 원인이 파악되지 않는 이명 현상을 최근 앓기 시작했다. 이 환자를 진찰해 논문을 발표한 의료진은 “그는 골프공이 헤드에 맞는 소리를 총소리에 비유했다”며 “청력 손실은 시끄러운 소리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골퍼들이 자주 드나드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비슷한 경험을 많이 발견했다. 어떤 골퍼는 비행기가 음속을 돌파할 때 발생하는 굉음인 ‘소닉 붐’과 같은 소리가 클럽 헤드에서 난다고 표현하기도 했다고 BBC는 밝혔다.

실제로 의료진이 영국에서 팔리는 골프채를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130dB(데시벨) 이상의 소리를 낸 제품도 있었다. 130dB은 공습 사이렌이나 모터사이클의 엔진 소음, 총소리와 비슷한 수치다.

의료진은 귀마개를 낀 채 골프를 즐기는 것이 청력 손실을 막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BBC는 일부 운동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많은 골퍼들이 자신이 제대로 스윙했는지 소리를 듣고 판단하는 만큼 헤드 안쪽에 충격을 흡수하는 거품을 채우는 방안을 고려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