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은 어떤 것에 이끌려 정체성을 잃어버릴까 하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동네 비디오 가게 아저씨가 님이 생각하기에 이상한 말을 하고 실망스런 행동을 보이고
   세상에 관한 생소한 의견을 내세운다고 해서, 지금처럼 님이 혼란스러워지는 것은 아니죠.
   그냥,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나보다. 하고 그칠 것입니다.
   외계인은 동네 주민과 다를 바 없습니다. 비행선이나 자전거나 우주의 관점에서는 그게 그거죠.
   예를 들어 영혼이 없다는 외계인에 혼란을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지구 상에도 영혼을 인정하지
   않는 학자나 사람들이 무수합니다. 이들에게 혼란을 느끼십니까? 어디에 사느냐는
   그 차이일 뿐이지, 다양한 자기 세계관일 뿐입니다. 세계관이나 우주관이나 그게 그거죠.
   진화는 기술적 진보와 다릅니다. 우주에 나가기만 하면 의식이 확장되는 것은 아니죠.
   우주에는 지구인도 나갔습니다.
   관점을 갖는 것은 중요합니다. 님의 해석과 관점이 있어야,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외계인과 서로 배우고 나누려면, 나름의 우주관이 있어야죠.
   어떤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며, 더 나은 것도 못한 것도 없다는 예의범절만 있으면
   뭐가 두렵겠습니까.
   밖에 나가면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악수를 나누지만, 집에 돌아오면
   님의 공간이 있습니다. 님은 그 곳의 주인이죠. 외계인 소식은 비디오 테이프 독촉하려는
   동네 비디오 가게 아저씨가 초인종 누룬 것입니다.
   어두운 곳에서 빌려온 두려움은 그냥 돌려주세요.
   외계인이란 말은 참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옆집 사는 누군가가 내게 외계인이라고
   부르면 기분이 찝찝할 것 같아요. 잘생긴 외계인이라고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