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대선출마 선언한 황종국 부장판사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7-10-04 11:43 | 최종수정 2007-10-04 13:24  



대선출마선언 황종국 부장판사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경제와 남북 문제만 있는 대선에 '생명'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23년간 입어왔던 법복을 벗어 던지고 12월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부산지법 황종국(54.사시 24회) 부장판사는 4일 "자리에 욕심이 있어서 대선에 나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를 우선시하는 정책 때문에 생명이 다 죽어가고 있다"며 "경제와 남북문제만 있는 대선 정국에 '생명'을 중요한 이슈로 부각시켜 담론의 중심에 세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출마후 주변의 반응에 대해 "판사가 갑자기 왜 대선출마냐며 의아해 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왜곡되고 삐뚤어진 세상에서 고통을 받아온 사람들은 환호성을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 판사는 "선거일까지 완주할 것"이라면서 "그동안 은거하며 진리를 탐구해온 전국의 도인들이 선거운동에 도움을 주기로 했고, 선거사무실은 서울에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생명사상과 함께 우리의 전통의료술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의료개혁 등을 주요 공약으로 채택한다는 계획이다.

대선 출마를 위해 지난주 사표를 제출한 그는 이날 오전 퇴임행사를 갖고 23년간 일해온 법원을 떠났다. 그는 부산지법 앞에 사무실을 얻어 조만간 변호사로 개업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부장판사는 1992년 무면허 침구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병을 잘 고치는 사람이 진정한 의사'라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또 94년에는 현행 의료법이 환자의 치료수단 선택의 자유와 건강권, 생명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기하기도 했으며, 2005년에는 '의사가 못 고치는 환자는 어떻게 하나'라는 대체의학서 발간과 '민중의술 살리기' 단체를 창립하는 등 민간의료 합법화 운동을 벌여왔다.

최근에는 대선 출마의 변을 담은 '대한민국의 국가목표는 경제가 아니라 생명이어야 합니다'를 출간했다.

경남 고성 출신으로 부산상고와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한 그는 85년 부산지법 판사로 임용됐으며 창원과 울산지법 부장판사를 거쳐 지난 2월부터 부산지법 부장판사로 근무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