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위대한 발전은 '발견'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불평등을 줄일 수 있을 때야 비로소 오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부와 교육, 건강 등 다양한 불평등을 해소할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빌 게이츠 회장이 7일(현지시간) 중퇴한 지 32년만에 하버드 졸업장을 손에 쥐고 졸업생들에게 세계의 불평등을 외면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게이츠 회장은 이날 연설에서 "하버드 대학신문(크림슨)이 저를 '하버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중퇴자'라고 표현한 것을 봤는데 이제서야 비로서 이력서의 학위란을 채울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인사한 뒤 "대학 시절에 가장 아쉬웠던 점은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불평등에 대해 일찍 깨닫지 못한 것"이라고 운을 뗐다.

게이츠 회장은 "민주주의를 통해 공교육과 공중보건, 광범위한 경제 기회가 제공됐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인터넷도 사회의 복잡성을 해소해 사람들이 보편적인 문제들을 함께 논의할 수 있게 했기 때문에 위대한 발견"이라며 "이렇게 불평등을 줄여나가는 게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성취"라고 연설했다.

대학 선배로서의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먼저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쓸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레버리지를 발견하라"면서 "특히 목표에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기술을 찾아내 그것을 목표를 달성하는 데 적용하라"고 당부했다.

게이츠 회장은 연설문 준비를 위해 반 년 이상 공을 들이며 워런 버핏 등 지인들과도 세부 내용을 의논한 것으로 전해졌다. 졸업생들에게 뜻깊은 메시지를 주면서 너무 연설적이라는 느낌을 주지 않는 데 역점을 뒀다고 한다.

게이츠 회장은 이를 위해 조지 마셜 전 미 국무장관이 1947년 마셜플랜을 발표할 당시 연설문을 많이 참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후 붕괴된 유럽 사회의 재건을 목표로 작성된 마셜플랜 연설문이 불평등을 해소하자는 자신의 메시지와 비슷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게이츠는 지난 1973년에 하버드대 법학과에 입학해 3학년 재학 중 마이크로소프트를 창립하고 사업에 몰두하기 위해 77년 자퇴했다. 현재 MS의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발머는 대학 당시 룸메이트로, 게이츠 회장이 자퇴한 뒤 대학을 졸업하고 MS에 합류했다.

게이츠는 내년부터 MS 경영에서 손을 떼고 자신의 부인과 함께 빌앤멜린다 재단 자선활동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