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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이야기: 상도(商道)


작자: 호천(昊天)

[정견망] 옛날에 어느 서생(書生)이 있었는데 여러 차례 과거에 낙방했다. 세태의 냉담함은 그에게 벼슬길이나 출세를 위해 달려드는 철새 같은 생활을 포기하고 출가해 도(道)를 찾도록 만들었다. 그는 어떤 사람의 가르침을 따라 어느 동굴로 찾아가 도사를 스승으로 모시려고 했다. 도사는 혜안으로 바라보았다. 서생을 아래위로 한번 살펴보고는 내심 기쁨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는 천천히 말했다. “자네는 무엇을 배우고 싶은가? 나는 돌을 금으로 바꾸는 술법이 있고 공중을 날아다니거나 둔갑하는 술법이 있다네.” 서생은 많이 생각하지 않고 다만 간절하게 말했다. “제자는 그저 도(道)를 배우고 싶습니다.” 그래서 도사는 매일 그에게 도를 말해주었고 가부좌하고 입정하여 수련하는 것을 가르쳤다.


몇 년 후 어느 날 도사는 서생을 오라고 불러 매우 커다란 천궁(天宮)을 짓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자금이 부족하니 서생에게 낮에는 산을 내려가 번화한 시내에 가서 연지(胭脂)를 팔고 저녁이면 돌아와 수련을 하라는 것이었다. 서생은 사부님께서 이미 분부를 내렸으니 제자는 따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서생이 물었다. “사부님, 저는 이렇게 가난한데 어디에 가서 연지를 가져오겠습니까?” 도사가 돌을 가리키자 그 순간 돌은 최고 등급의 연지로 변했다. 몇 상자를 채울 만큼 많았다. 서생은 이해할 수 없었다. 사부님께서는 돌도 금으로 바꾸실 수 있는데 왜 제자더러 번거로운 세상에 나가 돈을 벌라고 하시는 것일까? 의문은 이어졌지만 수도하는 사람은 사부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그래서 서생은 도사의 뜻에 따라 날마다 날이 밝기만하면 연지를 짊어지고 불만 가득한 심정으로 하산했다. 서생은 원래 공부만 하던 사람이고 낯을 가리는 편이라, 시장에서 다른 장사꾼들처럼 물건을 사라고 외치는데 습관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에 서생은 조용하고 사람이 없는 곳에 가서 머리를 숙이고 모기만한 목소리로 “연지 사시오, 연지 사시오”라고 웅얼거렸다. 어쩌다 지나가는 사람이 있어도 자세히 들어야만 서생이 물건 파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도사는 멀지 않은 곳에 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도를 닦는데 세상을 이렇게 두려워하다니 도사는 보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서 우악한 백정의 모습으로 변신해 칼을 들고 서생 곁으로 다가가서 뭘 하느냐고 물었다. 서생은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연지를 팝니다.”


백정은 갑자기 큰소리를 지르며 서생의 얼굴에 칼을 갖다 대고는 목청을 힘껏 올려 말했다. “뭐라고? 안 들려!”

서생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좀 진정한 다음 칼을 보고 벌벌 떨며 말했다. “연지를 팝니다.”

백정이 큰소리로 말했다.
“팝니다! 하고 고함을 질러야지. 거리가 이렇게 시끄러운데 당신 목소리가 이렇게 작으니 누가 잘 알아듣겠소?”
“당신 목소리가 다시 이렇게 작으면 당신의 짐 상자를 부숴버리겠소.”


서생은 정말 알 수 없었다. 시장에는 온갖 이러저런 사람이 왕래하며 나름대로 질서가 있는데 이런 무뢰한을 만나다니. 사부의 뜻을 완성하려면 이 연지를 빨리 팔아야 했다. 서생은 두려움을 극복하고 점점 목소리를 크게 하여 외치기 시작했다. 몸이 세속에 있다 보니 자연히 보는 것은 속세의 일이고 욕하고 싸우고 남녀가 시시덕거리며, 아이가 울고 건달이 시끄럽게 하는 등 조금도 편안한 날이 없었다. 그러니 서생이 속세를 싫어하는 마음을 상상할만했다. 매일 밤 돌아와 가부좌해도 마음이 흔들려 안정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사부님께 물어볼 수도 없었고 스스로 생각하며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나중에 알게 됐다. 수도인의 마음은 도를 닦기 위함인데 마음이 도(道) 중에 있으면 자연히 세속에서 멀어질 수 있다. 무엇이 두려운가?


1개월이 지났으나 서생은 연지를 하나도 팔지 못했다. 때로는 ‘연지 팔기가 도 닦는 것보다 더 힘들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나중에 점점 알게 됐다. 기왕 사부님께서 연지를 팔라고 하셨으니 그럼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팔자. 수도에 마음을 들이고 파는데도 마음을 쓰자. 물건을 팔고 돈을 벌려면 누가 연지를 필요로 하는지 알아야겠다.


서생은 생각해보았다. 보통 아낙네, 청루의 기생집, 궁중 궁녀들, 부자 상인의 첩들이 다 연지를 원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생각을 바꾸어 생각해보니 연지를 팔려면 여자를 접촉해야 하는데 그럼 어떻게 수도하는가. 여색은 넘기기가 매우 어렵다. 사람들과 말을 하려면 사람을 만나야 하고 사람들이 연지를 바른 후 얼굴에 맞는지 않는지, 보기 좋은지 않은지 말해야 하는데 어쩌면 좋지? 어느 날 생각했다. 남자든 여자든 모두 세속 사람이다. 나는 수도인이니 세속을 초월한 사람이다. 세속의 일체는 사람을 포함해 내 수련의 뜻을 움직일 수 있겠는가? 이런 생각이 들자 그는 아무 느낌이 들지 않았고 누구를 만나도 부끄럽지 않았다. 마음이 편안해졌다. 서생은 각종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는데 마음을 중심을 잡았기에 현란한 세상은 서생 눈에는 어두침침하게 보일 뿐이었다. 속세란 흙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에 어느 하늘의 신녀(神女)가 서생을 움직여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세상 내려와서 묘령의 아가씨로 변신해 온갖 아리따운 자태를 지으며 서생을 시험했다. 비록 서생은 낮에 연지를 팔며 가부좌 수련을 하지 않았지만 마음으로는 늘 입정(入定)에 처해 있었으며 자연히 여색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신녀는 서생의 입정력을 보고 떠난 후 이번에는 늙고 부귀한 부인으로 변신해 연지를 사러왔다. 귀부인은 연지를 산 후 즉시 얼굴에 발랐는데 그 순간 누렇던 얼굴이 미모의 젊은 부인으로 변했다. 여러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는 놀라며 세상에 이렇게 신기한 연지가 있느냐고 했다. 그 소식이 시장에 퍼지자 사람들이 모두들 연지를 사러 달려왔다.


그날 마침 태후가 절에 들어가 예불을 드리는 날이었는데 거리의 사람들이 와글거리는 것을 보고 궁금함을 참지 못해 사람을 보내 무슨 일인지 알아보았다. 그 연지가 그렇게 신기하다는 것을 알고는 많은 금을 내어 연지를 다 샀다. 서생은 백냥의 황금을 보고는 사부님의 희망이 마침내 이루어졌구나 하며 기뻐하면서 황금을 짊어지고 산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도중에 한 무리 군마(軍馬)를 만났는데 마침 꽃을 따던 소녀를 욕보이려고 하고 있었다. 자고로 정결(貞潔)을 소중히 여기니 어찌 이를 보고 수수방관하랴! 서생은 오랫동안 물건을 사라고 외치던 습관이 생겨 낭랑하고 쩌렁쩌렁한 소리로 말했다. “내게 황금 백냥이 있으니 원하면 전부 주겠다. 대신 저 무고한 소녀를 놓아주시오.”


군사들은 그가 지니고 있는 황금을 손쉽게 넣게 되자 즉시 미소를 짓고 좋아하며 소녀를 놓아주었다. 정말 세상일은 무상하다. 방금 황금 백냥을 얻어 사부님의 천궁을 건립하려는 소원을 이루는가 했는데 한순간에 아무것도 없게 됐다. 서생은 실망을 금치 못하고 산으로 돌아가 도사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사실 도사는 줄곧 서생의 수련을 보고 있었으며 여러 사람으로 변신해 이리저리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옳지 않은 점이 있으면 즉시 점화해주었다. 서생의 말을 듣고 도사는 허공을 손가락으로 한번 가리키자 서생의 눈에 웅장하고 아름다운 궁전이 나타났다. 도사가 말했다. “너는 이미 내가 천궁 건립하는 것을 도왔노라. 바로 네가 연지를 팔 때 마음이 세상 사람에게 흔들리지 않았는데 천계에서는 그 마음이 궁전을 수련해낸 것이니라.” 서생은 “와!”하고 감탄하며 말했다. “알고 보니 이것이 바로 상도(商道)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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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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