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아이  


  

자기 아빠가 친아빠임을 믿지 못하는 철없는 아이가 하나 있었습니다.
이 아이는 아빠에게 친아빠임을 증명해보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는 아이에게 자신과 같이 했던 시간들, 같이 잔디밭에서 뒹굴고 뛰어 놀던 시간들을 떠올려보라고 했습니다. 아이는 그것은 직접적인 증거가 안 된다며 다른 증거를 요구했습니다. 아빠는 친척과 동네 사람들을 불러모아 증언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네가 어렸을 때 어떠했었고, 중간에 아기를 다른데서 입양한 적도 없었고, 너는 아빠 곁을 떠난 적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여러 사람의 입을 통해 들려주었습니다. 그러나, 서로 짜고서 거짓말을 할 수 있다며 믿지 않았습니다. 산부인과에 가서 진료기록을 떼서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문서를 조작할 수 있다며 거부했습니다. 마침내 그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실히 친자감별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머리카락을 떼어 15개 STR 마커를 이용해 일치 여부를 검사했습니다. 결과는 전부 일치였습니다. 아빠는 의기양양하여 이제는 확실히 증명되었으니 의심을 풀고 전과 같이 잘 지내자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이번에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유전자 검사상 확실하다 하더라도 우연히 같이 나올 확률이 존재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가 이렇게 많은 증거에도 불구하고 완강한 것은 실제로는 '너는 내 아들이다'라고 주장하는 다른 아빠가 나타났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아빠는 굉장한 부자였습니다. 반면 현재의 아빠는 매우 가난했습니다. 부자 아빠는 자기를 아빠로 인정하면 맛있는 과자도 사주고, 멋진 장난감도 사 주고, 좋은 집에서 살게 해주며, 네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갖게 해 줄 거라고 약속했습니다. 아이 생각에는 현재의 아빠 밑에 있다간 별 볼 일 없을 것 같았습니다. 미래도 암담했습니다. 부자 아빠를 따라가면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 것 같았습니다. 그 달콤한 유혹에 아이는 그렇게 많은 증거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아빠를 인정하지 않으려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아빠는 솔직히 아이가 부자 아빠를 따라가는 것을 말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나를 떠나 더 행복해질 수 있다면 오히려 적극적으로 가라고 떠밀을 생각입니다. 다만 염려스러운 것은 부자 아빠의 이야기가 모두 사탕발림이고, 자기 아이를 종으로 부려먹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부자 아빠를 따라가야 할까요?  아니면 고생이 되더라도 가난한 아빠 밑에 있어야 될까요? 부자 아빠가 실제로는 빈털터리였습니다. 가난한 아빠가 실제로는 숨겨놓은 재산이 있지만 아이가 크면 물려주려고 고이 모셔놓고 있는 진짜 부자였습니다.

  현재까지 제시된 많은 증거를 두고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아이, 가난한 아빠인, 아무것도 우리에게 뭔가 해 줄 게 없는 , 무엇이든 다 해 줄 것 같은 부자 아빠(누군지는 각자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선택은 우리의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