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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일정한 합의 도달"과 그들의 운명

번호 57313   글쓴이 마구자비    조회 740   점수 364   등록일 2007-1-19 17:05  북핵  대문 9   톡톡 1    



  


북(조선)은 지난 연말에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 이후로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미국이나 정형근이 흘리는 2차 핵실험설, 체제붕괴설 정도가 흘러 다닐 뿐이고 북(조선)은 남한의 선거에 개입할 수 있다는, 대략 그 취지를 의심 받을 말 정도만 선보였다. 과거의 악바리 찬 목소리는 어디서도 들려오지 않는다. 북(조선)의 이러한 느긋한 행보는 핵보유국으로서 높아진 위상과 미국의 안보를 좌우지할 위치에 이르렀기에 가능한 일이다. 아주 여유 있다!




2007년 1월 18일 부상(차관) 마흐디사파리를 단장으로 하는 이란 외무성 대표단이 북(조선)을 방문하였다. 2007년 1월 19일 북(조선) 외무성은 북미간 베를린 회동에서 “일정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베를린 회동을 마친 크리스토퍼 힐 미국무부 차관보가 방한한다.




BDA계좌 및 차기 6자회담을 위하여 북미간 양자회담이 베를린에서 사흘간 열렸는데 언론들의 기사들을 살펴보면 표면상으로는 BDA계좌와 6자회담 사전 조율 외에는 구체적인 협의(합의)사항이 없는 것으로 비춰진다. 그렇다면 북(조선) 외무성이 언급한 “일정한 합의”에 도달한 그 합의란 무엇일까? BDA계좌와 차기 6자회담의 일정을 조율하기 위하여 사흘간 베를린에서 얼굴을 맞대고 논의하였다면 사흘이라는 기간은 너무 길다. 전화만으로도 또는 중국의 중재로도 그 정도는 얼마든지 협의가능하기 때문이다. 북(조선)이 핵과 미사일 개발 그리고 그것의 확산에 여태껏 공을 들여 온 이유가 “민족의 해방과 통일”에 있음을 그들은 끊임없이 주장해왔다. 그래서 “BDA계좌와 차기 6자회담의 일정 조율”과 북(조선) 외무성의 “일정한 합의 도달”이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얼마 전 미국의 항공모함 존 스테니스가 걸프 해역으로 떠났다. 물론 이란을 겨냥한 군사적 압박전략의 일환이다. 이란은 올해 들어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자국의 위기 상황하에서 대규모의 외교단이 북(조선)을 방문하였다. 베를린에서 북미가 접촉하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진 전격적인 방문이다. 북(조선)과 이란은 따로 떼어서 얘기될 수 없음을 알고 있다. 이란은 파키스탄에 이어 북(조선)의 핵기술을 이전받는 두 번째 나라이기 때문인데 북(조선)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사례에서 우리가 보아왔듯이 핵을 개발한다는 것이 그리 녹녹치만은 않은 일이다. 제국국가들의 고립과 압박, 군사적 제재를 물리칠 수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왜 이란이 외교단을 파견하였는지, 미국은 왜 베를린에서 그렇게는 절대 못하겠다던 양자회담을 열었는지, 그리고 북(조선) 외무성이 말하는 도달하게 된 합의사항은 무엇인지 얘기해 보자!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북(조선)의 핵전략의 끝은 미제로부터의 해방과 민족의 통일에 있다. 그것 외에는 어떤 이유로도 북(조선)이 핵전략을 접고 미국과 합의해주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북(조선)이 일제해방 이후로 단 한번도 손에서 놓지 않았던 지상최대의 목표이기 때문인데 그 시간이 무려 60년이다. 그런데 그 목표를 체제보장과 경제적 지원에 핵보유국 북(조선)이 포기하겠는가 말이다. 그래서 북(조선) 외무성이 밝힌 “일정한 합의 도달”은 바로 “미제로부터의 해방과 민족의 통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한반도에서 물러남은 물론이고 민족의 통일에 협력한다는 조건을 미국이 내어놓았을 것이다.




그러면 이란은 왜 그리 부리나케 북(조선)을 방문하였는가? 이란은 핵개발의 추진으로 인해서 서방과 미국으로부터 압력을 행사 받고 있다. 그런데 이란에 핵기술을 이전하여야 할 주체인 북(조선)과 미국간에 핵협상이 이루어져 버린다면 그야말로 이란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것이다. 북(조선)이 지상최대 과제인 “민족해방과 통일”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제안을 미국으로부터 받는다면 북(조선)의 핵심 전략인 “핵 확산”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이 사안을 북미간 협상에서 북(조선)이 미국에 내어놓을 수 있는 가능성 또한 열려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며칠 전 차베스(Chavez)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Ahmadinejad) 이란 대통령이 20억달러(약 1조8000억원) 규모의 반미 펀드를 공동으로 조성키로 합의를 했다. 왠 뜬금없는 반미 펀드인가? 이 돈이 필요한 까닭은 북(조선) 지원을 물밑에 깔고 계속된 기술이전을 요청하기 위함에 있다. 이란은 북(조선)으로부터 핵기술을 이전 받지 못한다면 그 동안 꿈꾸어 오던 이슬람의 통합은 물론 자국의 안보마저 위협받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북(조선)의 핵협상 선택에 따라 이란의 운명을 갈라놓을 수 있는 것이다. 어쩌면 남미의 좌파나라들 또한 그러한 운명에 함께 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니 물심을 다하여 어떻게든 북(조선)의 바지자락이라도 잡고 늘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란은 북미간 협상의 타결에 따라 세 갈레의 운명에 처해질 수 있다. 하나는 북(조선)이 북미협상에서 핵확산을 실질적으로 중지하고 이란에 대한 간섭 또한 배제하는 경우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공격에 직면하고 피를 흘리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그리고 이슬람 통합의 꿈도 물론 사라진다. 둘째는 북(조선)이 핵확산은 중지하되 미국의 이란에 대한 무력사용 중지나 안전보장을 조건으로 제시하는 경우 이란은 군사적 대결과 피를 흘리는 상황은 면하되 이슬람 통합의 꿈은 사라지게 된다. 셋째는 북(조선)이 북미간 대결을 연장하며 핵확산을 이어가는 경우 이란은 핵보유의 시간을 얻을 수 있고 새로운 이슬람 세계의 꿈도 깨지지 않는 것이다. 이란이 급하다. 북(조선)이 미국과 핵협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슬람의 운명이 갈린다. 그리고 베네수엘라 또한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미국은 또 어떠한가? 북(조선)과의 협상에서 무엇을 가져다 바쳐서라도 제국패권의 패망만은 막아야하지 않겠는가? 한반도에서의 그 절대적 영향력은 잃더라도 말이다. 이슬람과 남미의 좌파를 살릴 것이냐?, 미국을 살릴 것이냐? 하는 문제는 오로지 북(조선)의 결정에 달려있는 것이다.




미국이 항공모함을 이란의 앞바다에 띄우고 베를린에서 김계관 부상을 불러다 사흘씩이나 만난 이유가 여기에 있고 이란이 쏜살같이 북(조선)으로 달려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정한 합의 도달”이라는 이 무섭고 중후한 문구에 세계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베를린 회동을 마친 크리스토퍼 힐 미국무부 차관보가 일본, 중국을 제쳐두고 먼저 방한한 것에 대한 얘기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겨야겠다. 이유는 알만한 사람은 알 것이다. 이해를 바란다.




북(조선)과 미국이 무엇을 합의할 것인지는 대충 읽혀졌다. 1월말~2월초에 읽혀질 구체적 합의가 무엇인지 지켜보자!

어쩌면 우리가 모르는 사이 한민족의 통일이 코앞에 다가와 있는지도 모른다. 눈에 콱! 힘주고 코끝을 내려다보라! 통일이 보이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