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수사 최종발표]황교수 논문조작 지시-28억 사기ㆍ횡령
[헤럴드경제 2006.05.12 15:25:33]

황우석 박사팀의 줄기세포 관련 연구는 김선종 연구원이 단독으로 저지른 `줄기세포 바꿔치기`와 황 박사가 진두지휘한 `논문 조작`이 결합한 사기극이었던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최종 결론이 났다.

`줄기세포 바꿔치기` 의혹의 진실은 김선종 연구원이 줄기세포 배양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다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를 훔쳐 황 박사팀의 줄기세포 배양용기에 섞어넣기를 했을 뿐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황 박사는 정부와 민간 후원단체 등에서 제공한 연구비를 28억원을 빼돌려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연구용 난자를 불법 매입하는 등 부도덕한 행위를 저질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황 박사의 최측근이었던 서울대 강성근ㆍ이병천 교수와 한양대 윤현수 교수도 각각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의 연구비를 빼내 챙긴 사실도 이번 수사에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12일 5개월간의 `줄기세포 조작사건`의 수사결과를 발표, 황 박사를 사기, 업무상 횡령, 생명윤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황 박사와 함께 불구속 기소된 김선종 연구원에게는 업무방해와 증거인멸교사혐의가, 이병천ㆍ강성근ㆍ윤현수 교수에게는 사기 혐의가 각각 적용됐다. 또 난자 제공에 연루된 장상식 한나 산부인과 원장을 생명윤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고, 유전자 지문분석 검사를 해주고 200여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가 있는 이양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연구실장은 국과수에 징계통보키로 했다.

검찰에 따르면 황 박사는 2004년 1월 미국 제럴드 섀튼 교수의 연구실에서 한국에서 가져간 1번 줄기세포(NT-1) 관련 사진의 해상도가 좋지 않자 박종혁 연구원에게 전화를 걸어 "다른 줄기세포 사진도 괜찮으니 좋은 사진을 보내라"고 요청해 2004년 사이언스 논문에 가짜 사진을 게재하는 등 논문을 조작했다. 황 박사는 2005년 논문에서도 줄기세포 개수와 DNA지분분석 결과, 테라토마(기형종) 형성, 배아체 형성, 면역적합성 결과 등 각종 데이터를 조작하도록 연구팀에 직접 지시한 혐의도 있다.

논문 조작으로 국민적 신망을 얻자 황 박사는 줄기세포 수립의 효율성과 실용화 가능성을 과장한 뒤 2005년 9월 SK와 농협에서 각각 10원억씩 20억원을 타내 횡령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황 박사는 2004년 11월부터 2005년 2월 사이 허위 세금계산서를 이용해 정부지원 연구비 1억9266만원, 신산업전략연구원의 연구비 5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2000년 10월부터 2005년 2월 사이에는 신산업전략연구원에서 받은 `소 구입비` 중 5억9200만원을 빼돌려 자금세탁을 거쳐 횡령했으며, 생명윤리법이 발효된 2005년 1~8월에는 한나산부인과 환자 25명에게 난자 제공 대가로 불임시술비 등 3800여만원을 불법 제공하기도 했다. 2005년 9월에는 재미교포 강모 씨에게 국내에서 2억원을 지급하고 미국에서 2억원 상당의 달러를 되돌려받는 방법으로 환치기한 사실도 이번에 적발됐다. 황 박사는 여야 정치인 수십명에게 154차례에 걸쳐 5490만원의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후원금을 낸 대기업 임원들에게 1400여만원 상당의 선물을 주기도 했다.

김선종 연구원은 2004년 10월부터 이듬해 4월 사이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를 몰래 가져와 서울대 줄기세포 2~14번 배양용기에 섞어심기해 황 박사팀의 연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병천 교수는 정부지원금 2억9600만원, 강성근 교수는 1억1200만원, 윤현수 교수는 미즈메디병원의 개발비 5800여만원을 빼돌려 사용했다.
허연회ㆍ조현숙ㆍ박세영 기자(okidoki@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