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손을 꼭 붙잡고, 마지막 유언을 하고 가셨습니다.
태양은 황금빛을 내뿜고, 푸른하늘은 구름을 카펫트삼아 아버지를 환영하였습니다.
호국묘지에 아버지 유해를 모셔두고 내려오니,
그무렵 쏟아지던 함박눈들도 제 발걸음따라 멈추고 말았습니다.
뽀득뽀득 하는 발자국으로 마지막 길에 대한 축하할 수 있던 것도 감사합니다.
지난 일기에 아버지는 꼭 하늘나라로 가셔야 한다는 제 소원을 들어주신 모양입니다.
너무나 감사하고, 기쁜 일입니다.

문득 쳐다본 아버지의 얼굴이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님의 모습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 서운하게 하면 안된다며 살아오신 길이 너무나도 바보같아서
남은 사람들은 서운해집니다.
바보같은 것 뻔히 알지만 이제는 아버지같이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착한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시대를 코앞에 두고서 눈을 감아버리시니
조금은 애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 뜻이 있기에 돌아가신 것이겠지요.

지난 3일, 가슴에서 흘러나오는 눈물과 찬송으로 아버지의 마음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헤어지는 것에 대한 슬픔이 있지만, 죽음자체에 대해서는 오히려 기뻐하고, 즐거워하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다만, 이것을 이해하지 않으려는 친지분들을 볼 적에는 마음이 무겁고
슬퍼지네요. 슬픔은 모든 사람들이 이별이란 없다는 것을 이해할 때에만 사라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