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 계산이 빠른 금융시장 종사자의 시각인데, 세계사의 뒷 배경은 잘 모르는
시각이지만  그래도  현실적인 감각은  예리한 편이네요.

최근 미국 펀드 매니저들로부터 월가에 떠도는 루머를 메일로 받았습니다.
아래 내용은 충분히 가능성 있는 분석이며,  이를 바탕으로 제 의견을 추가합니다.

1. 전쟁이 나면 누가 이익을 보는가?
단연코 미국과 일본, 화교입니다.  전에도 한번 우화를 통해 이런 내용을 올렸지만 한반도 전쟁은 전세계 자본주의의 호재입니다.  공급과잉으로 세계경제가 디플레이션으로 치닫는 이 마당에 한반도 전면전쟁은 쟁쟁한 경쟁업체의 소멸과 과잉재고의 해소를 동시에 가져올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망가지면 마이크론 텍사스 인스투르먼트 살아납니다. 현대차 없어지면 닛산 포드 무덤에서 되살아납니다. 현대중공업과 포철 없어지면 일본 조선업계와 미국 중부 철강업체는 완전히 대박입니다.  대만도 LCD와 PC로 큰 이익을 올립니다.  한마디로 한반도 전쟁은 통제 가능하다면 한번 해볼만한 도박인 것입니다.  망가져 가는 일본과 미국에게는 특히....   물론 한국에 들어와 있는 금융자본이 타격을 입겠지만 공화당의 지지기반인 산업자본은 큰 이익을 봅니다.  과거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도 공황 후 붕괴직전이던 산업자본이 부흥한 후 금융자본이 살아났습니다.  지금의 상황과 유사해 보입니다.  즉 금융자본이라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전쟁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2. 미국은 왜 주한미군 철수를 거론하는가?
미국은 자국민 보호를 위해 주한미군 철수를 거론하고 있습니다.  한국민이 저렇게 나오면 주한미군이 물러나고 주한 미국인도 모두 철수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의 속내를 보면 무섭기 짝이 없습니다.  미국은 주한미군을 철수한 다음 미국 측에는 전혀 손해 없이 북한을 폭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 내 엘리트들은 지금 냉정한 손익 계산을 하고 있을 겁니다.  아마 이미 끝냈을지도 모르죠.  속내는 앞에서 말한 경제적인 문제이지만 핵문제도 무시 못 합니다.

3. 북한 핵은 미국이 전쟁의 도박을 걸만큼 큰 악재인가?
당근입니다. 미국이 가장 염려하는 것은 핵의 확산입니다. 전에 북한 화물선을 나포한 것도 핵무기를 실을 만한 장비가 되는지 알아보기 위하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핵을 이슬람 국가에 유출한다면 세계는 골치 아파집니다. 심하면 우리가 영화에서 보는 핵위협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있지요. 미국은 북한이 핵을 가질 경우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전쟁을 할 것입니다.

4. 주변국에 대한 피해는 없나?
물론 일본이 공격의 가시권에 들어가기는 합니다.  하지만 공대지 공격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일본의 대공망은 북한 전투기가 뚫고 들어갈 정도로 허술하지 않습니다.  화학무기를 싫은 미사일 공격 밖에 없는데 전쟁을 속전속결로 끝낼 수만 있다면 일본도 한번 해볼만한 도박입니다. 물론 공격은 핵미사일의 개발 전에 이뤄져야 한다는 전제가 있지요.  중국과 러시아요? 핵개발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있다면 이들 국가도 북한에 대해 손을 뗄 가능성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결국 결론은 우리만 작살난다는 것이죠.  북한의 군사력이 막강해 전쟁을 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했는데 천만에 만만에 콩떡입니다.  미국은 한국에 주둔한 미군과 재한 미국 시민 때문에 북을 건드리지 못했을 뿐입니다.

5. 북한 정부에 대한 우리나라의 오판
햇볕정책은 냉정하게 보면 우리가 살아남기 위한 수순입니다. 그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개방을 이끌어내 흡수통일을 이룰 수만 있다면 열강의 분탕질로부터 독립할 수 있습니다.  시장규모도 커져 일본과 겨룰 수 있는 강대국이 탄생할 수 있었죠. 문제는 햇볕정책으로 인해 가장 피해보는 쪽이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북한 정부가 안다는 것입니다.  이대로 가면 인민들에 대한 통제 불능으로 북한 정부는 무너지게 돼 있습니다.  과거 체코나 헝가리 루마니아가 모두 그랬지요.  이 같은 상황을 직면한 김정일 정부는 핵을 통한 극단적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겁니다.  만약 김정일이 얌전한 몰락을 감수했다면 햇볕정책은 성공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는 똑똑한 독재자입니다.  앉아서 당하지는 않습니다.

6. 주한미군 철수 후 북이 남침을 할까?
그럴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보다 미국이 선제공격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미 핵 개발은 그럴싸한 명분을 미국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북한이 정말 냉정한 계산을 하고 있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큰 실수를 한 것입니다.  IAEA 철수와 이후 빚어질 실제 핵개발은 선전포고로 간주될 수 있는 명백한 도발입니다.

7. 문제는 우리 민족
세계 자본주의의 탐욕과 김정일의 도박으로 우리만 곤란하게 됐습니다.  여기서는 정말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미국을 설득하는 겁니다.  미국의 설득을 이끌어내 북한에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설득은 반발과 다릅니다.  가뜩이나 핑계거리를 찾을려고 하는 마당에 한국 정부의 수장이 직접 부시를 바보로 만든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입니다.  바둑으로 보면 왜 이렇게 안두니, 이 하수야 라고 옆에서 말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달래고 그도 안 되면 바지가랭이라도 붙잡고 해야 합니다.  비굴하다구요?  그것이 생존의 법칙입니다.

8. 주한 미군 철수는 무조건 막아야
오늘 노통이 미군 감축을 이제는 생각해야 한다고 발언했는데 정말 멍청한 발언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대놓고 하면 국민은 국민대로 미국은 미국대로 불안해 할 것입니다.  주한 미군은 이제 볼모의 개념으로 붙잡아 둬야 합니다.  미군이 철수하면 주한 미국인은 모조리 빠져나갈 겁니다.  주식시장은 차치하고라도 미국인이 피해를 보지 않는다면 그들은 한반도를 워 게임의 대상으로 볼 것입니다.  주한미군은 이제 전혀 다른 논리로 전쟁 억지력이 된 것입니다.

9. 반미 감정 표출은 최대의 악수
냉정하게 생각하면 한미공조는 상당한 득이 됩니다.  앞서 말한 전쟁 억지력도 가져오고 컨트리리스크 하향 등 각종 혜택도 있습니다.  질 낮은 미국 무기를 사줘야 하기 때문에 정말 기분 나쁘다 구요?  오노 때문에 감정이 상한다구요?  두 여학생 때문에 용서가 안 된다 등을 패는 것은 정말 멍청한 짓입니다.  지금 범대위의 목적은 주한미군 철수입니다. 촛불시위로 직접 사과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미 부시는 대사를 통한 사과를 했습니다. 외교적으로는 상당한 수준의 사과입니다.  소파 개정을 요구합니다만 공무상의 범죄에 대한 재판권을 요구하는 개정은 어느 나라에도 없습니다.  우리나라도 외국 가면 공무상의 범죄에 대해 우리나라 법을 적용받습니다.  결국 소파를 이런 식으로 개정하라는 것은 한국에서 나가라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어설픈 민족주의자와 철없는 대학생들이 오히려 미국의 이익을 부추기는 꼴입니다.  물론 민사상의 독소 조항은 당연히 개정 대상입니다.  하지만 소파의 이 독소조항과 두 여학생은 전혀 상관이 없으며 지금 조금씩 개선되고 있습니다.

10. 우리가 살길은
우리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빨갱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흔히 말하는 수구 꼴통도 아닙니다.  내 가족과 재산을 지키려는 소시민일 뿐입니다.  우리는 냉정히 생각해봐야 합니다.  어설픈 민족주의자의 꾐에 빠져 흥분해서도 안 되고 철없는 대학생의 친북 논리에도 좌우되면 안 됩니다.  미국을 무조건적인 우방으로도 보지 않습니다.  철저하게 실리를 찾아 필요하면 적과도 동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인류 역사는 강자의 독무대였고 약자는 언제든 이들의 밥이 됐습니다.  무엇이 우리의 살길일까요.  철저한 실리를 찾아야 합니다.  현재로서는 감정을 내세우지 않고 미국과 김정일을 달래는 길이 최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