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을 클릭하시면 영상 자료를 보실 수 있습니다...(Part 1, 2, 3)





해설 : 살아 있는 전설. '캘커타의 테레사 수녀'로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는 아녜스 보약스휴. 여든다섯 살이 드리우는 그림자 때문인지 때로는 퍽 연약해 보인다. 우리는 이 알바니아 태생의 테레사 수녀를 '저물어가는 금세기의 마지막 신화'라고 부른다.
이 자그마한 사람 위에 큰 명예가 쌓였다. 얼마나 많은 박사모와 상패와 훈장을 받았는지 스스로도 헤아릴 수 없다. 테레사 수녀는 지상의 권력자들과 만났다. 민주인사도, 압제자들도 그를 만나러 왔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몰려 들어 이 '살아 있는 성인'을 만나길 간절히 원했다.

지금으로부터 50년 전, 마리아 테레사 수녀는 자신이 소속되어 있던 아일랜드 로레토 수도회를 떠나 스스로의 소명을 따르기로 했다. 그는 '사랑의 선교회'를 세워 교회 안에 이른바 '혁명'을 꾀한 것이다. 그러한 모든 일이 비롯된 '사랑의 선교회' 최초의 집이 바로 이 골목에, 오늘도 여전히 서 있다.


대담자 : 구급차 문에 써있는“칼릭하트에서 예수님을 발견하십시오” 라는 말은 무슨 뜻입니까?


테레사 : 예수께서 말씀하셨지요. “여러분이 내 형제 가운데 가장 보잘 것없는 사람에게 해주는 것, 그게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 됩니다. 바로 내가 병들고 옥에 갇혀 있어서 여러분이 찾아온 것입니다. 내가 굶주렸고…… 내가 헐벗었습니다”그러셨어요. 이것이 우리 수도회의 아름다운 면이지요. 우리에게는 성체 성사 안에도, 가난한 이들 안에도 예수님이 계신 겁니다, 24시간 내내…….


해설 : 매일 아침, 사랑의 선교사들이 캘커타 거리를 지나간다. 물론 그 길이 워싱턴이나 아디스 아베바나 베를린일 수도 있다. 대개 그들이 지닌 것이라곤 우산과 묵주뿐이다.
7천 명을 웃도는 남녀가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119개 나라에서, 구호기관 557군데를 운영하고 있는데, 테레사 수녀는 이 집을 '예수께서 현존하시는 감실'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오늘도 세계 곳곳에서 이처럼 사리를 입은 수녀들과 종종 마주친다. 그러나 정작 테레사 수녀는 이른바 '세계화'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 그에게 중요하고 소중한 것은 오로지 이웃에 사는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인 까닭에서다.

매일 아침 수녀들이 차를 타고 거리를 돌며 헐벗고 아픈 이들을 '사랑의 선교회'로 데려온다.



증언(수녀) : 마을로 찾아가 약을 나누어 준 뒤, 우리를 따라오겠다는 아이들을 데려와서 치료를 해주고 돌봐주지요. 그 아이들은 기생충, 설사, 이질… 갖가지 병을 다 앓고 있기 일쑤지요. 그렇게 두 달쯤 돌봐주면 아주 건강해져서 신이 나죠, 이 애처럼. 그러면 다시 집으로 돌려보냅니다.


테레사 : 얼마 전, 일본에서 스님 두 분이 찾아와 영적인 일들에 대해서 얘기를 나눈 일이 있어요. 그때 저는 우리가 어떻게 단식하고 있는지, 얘기했어요. 우리는 매달 첫 금요일에 단식한다, 그땐 아무 것도 먹지 않는다, 따라서 장을 보러 갈 필요도 없다, 그렇게 해서 모은 돈을 가난한 이들에게 준다, 대충 그런 얘기를 했지요. 그 스님들이 일본으로 돌아간 뒤, 그곳 가정에서도 단식을 시작했어요, 얼마나 많은 가정인지는 잘 모르지만…… 그렇게 안 먹고 아낀 돈을 모아서 보내왔어요, 2층의 우리 죄수들을 위해서요….


대담자 : 죄수들이라뇨?


테레사 : 우리가 감옥에서 여자 110명을 데려왔지요. 서른다섯 명의 소녀들이 매춘때문에 그곳에 갇혀 있었어요. 매춘을 강요당했지만 그런 삶을 원치 않아 도망갔는데, 그런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경찰로 하여금 그들을 감옥에 넣게 했던 겁니다.
누군가 저한테 말했어요,
"그 애들은 죄가 없어요. 수녀님이 어떻게 좀 해주세요.” 그래서 그 소녀들을 데려오기 위해 감옥에 들어갔었지요. 그때 그곳에 갇혀있던 한 아주머니가 내 귀에 대고 속삭였어요, “우리도 좀 구해주세요….”
그래서 또 일흔다섯 명을 더 데려오게 된 것이지요. 모두 정신 장애자들입니다. 그렇게 해서 모두 110명이랍니다. 정말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지요.
그리고 이 일엔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었구요.


해설 : 이들 110명이 살고 있는 샨티 다누는 캘커타에 있는 '사랑의 선교회'의 일곱 번째 집이다. 테레사 수녀와 수자 대주교가 벵갈 풍속에 따라 등불을 붙이고 있다.


(자막 : 새 병실을 축성하는 테레사 수녀와 수자 대주교)


해설 : 교회 지도자인 수자 대주교는 가장 헐벗고 버림받은 이들을 위해 삶을 바치는 테레사 수녀를 그야말로 헌신적으로 도와준다.


테레사 : 칼릭하트의 내력을 아세요? 제가 이 일을 막 시작했을 즈음, 어느날 밤 꿈에 천국엘 올라갔어요. 그때 베드로 성인께서 제 앞을 막아서면서 "물러가라, 천당엔 빈민굴이 없다” 그러시더군요. 전화가 나서 소릴 질렀지요, "제가 천당을 가난한 이들로 꽉 채울 겁니다" 라고…. 이미 오만 명이 저 위 천당에 있다구요.


대담자 : 오만 명이나!


테레사 : 신나잖아요? 아마 베드로 성인께서“결국 뜻대로 했구먼”하셨을 거예요. 놀랍게도 그 뒤론 절망한 채 죽은 이들은 하나도 없지요.


해설 : 현재 작업을 하지 않는 한 화학공장에서 '사랑의 선교회' 수녀들이 커다란 사회사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프렘-단이라고 부르는 이곳은 순전히 회교도 구역인 필살라 거리에 있는데, 걸핏하면 종교로 인한 혈투가 벌어지는 문제의 지역이다.
회교도는 이 1천 4백만 대수도의 천민 가운데서도 가장 밑바닥 계층이다. 매일 아침 수백 명의 어린이들이 옹기종기 이웃한 빈민구역에서 나와 학교로 간다.

프렘-단의 마당 여기저기서 빈민 어린이들이 벵갈 글자를 배우고 있다.

테레사 수녀의 업적에 대해 좋지 않게 평가하는 일부 사람들은 그가 교육과 사회사업을 경시한다고 비난해 왔다. 이를테면 그가 '영혼'만 중시하고 병들고 고달픈 육신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막상 그들이 이 프렘-단을 단 한번이라도 들러 본다면, 그러한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을 터이다.

열심히 글자를 배우는 어린이들 곁에, 수녀들이 시궁창이나 쓰레 기더미에서 데리고 온 사람들이 쪼그리고 앉아 있다. 늙고 힘없는 이, 헐벗고 굶주린 이, 쓸쓸하고 서글픈 이들이 비로소 이 프렘-단 안에서 여생을 평화롭게 보내게 된 것이다. 또한 그들은 기다리고 있다, 다음번 받아먹을 죽을, 단 한 번의 미소를 그리고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마지막 순간을…….



테레사 : 우리는 하느님의 섭리에 따라 살고 있어요. 그래서 좋지요. 상상 좀 해 보세요, 미국에서 한 어린이가 큰 글자로 쓴 “테레사 어머님, 정말 사랑해요. 제 용돈을 보내 드려요”라는 편지와 5달러짜리 수표를 보내 왔어요.
날마다 세계 곳곳에서 기부금이 옵니다. 얼마 전엔 두 젊은이가 찾아왔는데, 힌두교인이였어요. 갓 결혼했다면서 축복을 청하더니 1만 루피어를 내놓더군요. 제가 깜짝 놀란 건 새 사리는 커녕 옷차림조차 매우 초라했는데 그처럼 많은 돈을 주면서 이런 말을 했기 때문이지요.
"우리 혼례식에는 이 사람과 저의 어머니말고는 아무도 초대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혼례복도 단념하고 잔치음식도 차리지 않기로 했지요. 그 비용을 더하니까 모두 1만 루피어가 되더군요. 받아주십시오.”
놀랍잖아요? 힌두교인들이말예요!



해설 : 테레사 수녀는 스스로 사회사업가라고 내세우지 않는다. 그러나 실질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서구 지역에서 자신을 사회사업가로 여기는 것을 반대하진 않는다. 다만 테레사 수녀는 무슨 일을 하느냐 보다는 그 일을 어떻게 하느냐에 마음을 쓸 따름이다.
경건한 힌두교인들은 부정 타는 접촉을 늘 두려워하며 산다. 그런데 여기, 아무런 두려움없이 환자, 불구자, 전염병자들의 몸을 어루만지는 낯선 손들이 있다.
이 손들은 테레사 수녀의 인간상과 그의 선교 활동에 관해 써놓은 그 어떤 글이나 논문보다도 더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다.






대담자 : 테레사 수녀께 사랑이란 …?


테레사 : ……언제나 행동에 있지요.


대담자 : 하지만 예수께서 명하신 대로요?


테레사 : 그렇지요!


대담자 : 그러면 힌두교인, 회교도인, 불자의 경우는 어떻게 되나요?


테레사 : 모두 하느님의 놀라운 피조물들이지요. 그들도 하느님께서 창조하셨습니다. 그분께서 힌두교인들에게는 좋은 힌두교도가 될 은총을 주십니다. 우리는 누구든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라도요. 하느님께서 저 힌두교인들의 마음을 얼마나 감동시키셨는지 보십시오.


대담자 : 하지만 테레사 수녀께서 다른 종교인의 마음을 바꾸게 하려고 하신다고 주장하는 그런 사람도 더러 있던데요?


테레사 : 오직 하느님의 은총만이 그걸 달성할 수 있습니다. '마음을 바꾸는 것'이란 서로 사랑하게 되는 것이지요. 사람들이 사랑하기 시작하면 하느님께 더 가까워지는 것 아닙니까? 순수한 마음은 언제든지 그분께 말씀드릴 수 있고, 그분 말씀을 들을 수 있고, 그분을 뵐 수 있습니다.


해설 : 중국에 가시는 게 소원이시라구요?


테레사 : 예수님을 그리로 모셔가고 싶어요. 그렇게 하기 위해 열흘 동안 상하이에 머물렀지요. 하느님의 시계가 종을 치면 우리는 곧장 출발할 겁니다. 준비는 다 되어 있어요. 우리집이, 기형아들을 위한 집이 마련되어 있지요. 부족한 건 입국비자뿐인데…. 느닷없이“멈추라"는 거였어요. 하지만 우린 멈추지 않아요. 기도하고, 또 기도하고….


대담자 : 이런 말을 하신 적도 있지요….


테레사 : 저는 그분 손 안의 연필일 뿐이라고. 그럼요, 결정은 그분이 하시지요. 중국 일도 제가 결정할 것은 없어요. 아직은 적절한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그 때가 언제일지는 오로지 그분께서만 아십니다. 다만 우리는 최선을 다했어요. 많은 희생과 많은 기도를 바쳤지요. 하지만 마지막 말은 그분께서 하십니다.


대담자 : '옳지 않은 상황들'이 없어져야 가난이 극복될 수 있다는 주장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테레사 : 전 그런 건 몰라요. 가난의 원인을 뿌리뽑는 건 정부가 해야 할 일이지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전 그 분들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할 뿐입니다, 그들이 하루빨리 인간의 곤경을 인식하고 배려할 수 있도록 해주십사구….


대담자 : 권력자들과 만나면 그런 얘기도 하십니까?


테레사 : 아니요, 사랑에 관해서만 말합니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인간을 돌볼 생각을 할 수 있겠어요?


대담자 : 그런 사람들과 만나시는 게 불편하진 않습니까?


테레사 : 천만에요. 하느님께서 그분들에게도 뭔가 실행할 기회를 주십니다. 그리고 많은, 아주 많은 이들이 성실히 노력하고 있구요. 전 세금을 1루피어밖에 안 내요. 전 땅을 살 필요가 없지요. 나환자들과 그밖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땅을 마음대로 사용하면서도 1년에 1루피어밖에 세금을 내지 않습니다.


해설 : 인도 연방철도청은 테레사 수녀에게 티탁하르에 있는 일련의 화물창고를 맡겼다.


(자막 : 티탁하르 철도 화물창고를 이용한 나환자 마을)


해설 : 나환자 1백90명이 이곳에 살면서 치료를 받고 있다. 나병은 인도의 재앙이다. 나병을 앓는 사람이 3백만 명이 넘는다. 1958년, 테레사 수녀는 티탁하르의 한 나무 아래에 구급차를 대놓고 나환자를 진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당국과 철도청이 이 땅과 빈 창고들을 테레사 수녀께 선사했다.
인도에서는 나환자들을 나라의 골칫거리로 여기고 있다. 육신과 영혼이 점점 망가지고, 경제적으로 몰락하고, 인간 사회에서 쫓겨나고…나환자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비행과 절망에 빠져든다. 현실적으로 거지로 살 길밖에 없다. 사실 그들은 여러모로 깡패에 속한다.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범죄의 구렁텅이로 빠질 수밖에 없는 이들의 안타까운 처지에 마음이 움직인 테레사 수녀는 이 일을 더 잘 도와줄 수 있도록 남자 수도회를 설립했다. 수사들은 나환자 마을을 이른바 '작은 이상향'으로 만들었다.

이 마을에서는 이런저런 것들을 자급자족한다. 환자들이 뜰을 가꾸고, 물고기와 누에를 기르고, 붕대를 짜고, 고무 의족을 만들어 스스로 사용한다. 수도회 장상은 "그러한 육체 노동이 그들에게 자신감과 품위, 그리고 그야말로 의미있는 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바싹 오그라든 손가락으로 사랑의 선교회 수녀들이 입을 하늘색 사리도 짠다. 대충 5백여 가족들이 티탁하르의 작업장에서 일거리와 양식을 얻는 셈이다.



증언(수사) :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을 얘기하면 이 사람들은 말합니다. “날 이처럼 고생시키는데도 사랑하시는 하느님이라고요? 난 손도 발도 없다구요. 사랑하시고 전능하신 하느님이라면서 왜 우리에겐 자비를 베풀어 고쳐주지 않으십니까?” 그러면 우리는 대답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수녀님들을 불러 여러분을 섬기게 하셨습니다. 그게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사랑하신다는 증거지요.”


대담자 : 병원을 경영하시진 않는데, 왜 그렇습니까?


테레사 : 우리가 왜 병원을 해야 합니까? 병원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병원들이 우리 사람들을 위한 것들을 아니지요. 길에서 죽어가는 이들을 누가 받아준답니까? 노인네, 집 없는 이, 불구자들, 에이즈 환자들을? 병원은 그런 사람들을 받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들은 우리에게로 옵니다. 지금 이곳에는 에이즈가 번지고 있어서, 우리는 에이즈 환자를 위해 많은 집을 열어 놓고 있습니다.


해설 : 아침이면 저지대 순화도로에는 사람들로끝없는 장사진을 이룬다. 시슈 브하완에서 영세자들을 진료하는 것이다.
인도에 있는 병원들은 대개 관료적으로 운영되지만, 이곳에서는 탁자 하나 놓고 쪽지를 나눠준 뒤, 이름을 적어주는 일을 할 뿐이다.

햇빛과 비를 막는데 요긴한 비닐 천막 아래서, 이 세상의 온갖 병들이 다 치료되고 있는 것이다.



증언(수녀) : 두 방에서, 이틀에 한 번씩, 2백 내지 2천 명의 환자를 받고 있어요. 그밖의 날에는 마을을 돌면서 사람들을 만나지요.
이곳에서 필요한 약품들은 우리가 직접 만드는데, 비싼 약제는 거의 없어요. 간단한 처방으로 끝내려고 애를 쓰지요. 도와주시는 전문의들도 계세요. 심장과·피부과·흉곽과·정신과 의사가 한 분씩인데, 서로 다른 날에 오셔서 병원에서 비싼 진료를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을 돌봐주시지요. 여기서는 모두가 무룝니다.



(자막 : 양호실 담당 안드레아 수녀)


해설 : 안드레아 수녀는 자신의 일외에 수도회 자체 양호실도 맡고 있다. 세계 곳곳 최악의 환경에서 투신하고 있는 수녀가 5천 명이 넘는데, 그 가운데 아픈 수녀는 단지 11명뿐이다. 수녀원 안에서는 전염병이 돌거나 감염되는 경우가 없었다. “하느님이 보호해 주시지요”라고 안드레아 수녀는 간단하게 설명한다. 테레사 수녀는 모든 수녀들에게 반드시 신발을 신고 다닐 것과 아침식사를 든든히 할 것을 당부하는데, 이런 따뜻한 배려도 수녀들의 건강을 지키는데 작은 보탬이 되었음에 틀림없다.
테레사 수녀는 그밖에 어떤 타협도 하지 않는다. 서원 생활에는 특히 철저하다.



테레사 : 독신제는 독신서원자들을 위한 것입니다. 가정은 아주 좋은 것이고 게다가 거룩한 성사입니다. 두 사람이 품위있게 결혼해서 함께 기도하면, 늘 함께 살면서 서로 사랑할 것입니다. 하느님은 누구나 다 사랑하십니다. 그러므로 가정을 보호해야 합니다. 가정은 크나큰 선물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것을 포기했습니다. 우리가 순결하게 사는 까닭은 우리의 온 사랑을 오직 그리스도께 바치기 위해서입니다. 바울로 성인 말씀대로 그 무엇에도, 그 누구에게도 바치지 않고….


대담자 : 어느 미국인 교수가 결혼하셨느냐고 질문한 적이 있었지요?


테레사 : 그래요, 그렇다고 대답했지요. 전 예수 그리스도하고 결혼했으니까요. 전 십자가에 못박히신 그리스도의 신부지요. 그리스도는 종종, 아주 요구가 많은 분이시지요. 그건 그 분이 절 사랑하신다는 증거지요. 그 분은 저한테 모든 것을 요구하실 수 있지요.


해설 : '사랑의 선교회'는 성장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예비수녀의 집들이 초만원인 까닭에서다. 이 젊은 여인들은 '가난'과 '순결'과 '복종'이라는 일반적인 서원 외에 네 번째 약속도 한다. 가난한 사람들 가운데서도 가장 가난한 이들을 섬기기에 온전히 투신하기로 약속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삶을 살기 위해서 지금도, 여전히 젊은 여인들이 선뜻 나설 채비가 되어 있다, 세속화된 서구지역에서조차도….
테레사 수녀는 십자가에 달리셔서 “목마르다”라고 도움을 구하시는 그리스도의 외침을 늘 마음에 간직한다. 그래서 '사랑의 선교회'가 가난한 이들의 구제와 치유에 동참함으로써 그러한 그리스도의 갈증을 풀어드리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



대담자 : 교회는 임신을 예방하는 일에 너무 경직된 태도를 취한다는 비난들이 있는데요….


테레사 : 아니, 저는 그런 비난을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사태를 혼돈시켜서는 안되지요. 모태에 아이가 있다면 당연히 보호해야 합니다. 동시에 저는 사람들이 임신을 철저히 잘 생각해 보도록 권유합니다. 아이를 가질 만한 상황인지 자유로 결정하되 …,“미리 잘 생각하시오!”라고 당부하지요.
가난한 이들에게도 그렇게 말합니다. 교회는 자연스런 가족계획을 인정하지요, 평화롭고 폭력이 없으니까요.



대담자 : 교회가 너무 엄하다고 생각하시진 않는군요?


테레사 : 그렇지요, 교회는 알아서 합니다. 어떤 형태로든 죽이는 것은 악입니다. 안 그래요? 무엇이든 해로운 일을 교회가 인정할 수야 없지요. 많은 사람들이, 특히 가난한 사람들이 교회가 가족계획을 도와주는 것을 감사하고 있어요.


대담자 : 여성의 역할에 대해 말씀해주시겠습니까?


테레사 : 마리아가 예수의 어머니로 뽑힌 일을 떠올립시다. 그처럼 여성도 가정의 심장부에 자리하도록 뽑힘을 받았습니다. 여성은 온 가정을 감싸안아야 합니다. 사랑하고 섬기고…바로 우리를 사랑하는 여인, 성모님처럼….


해설 : 수녀들의 일은 여성들로부터 시작된다. 프렘-단을 비롯해 곳곳에서 여성들을 체계적로 공부시킨다. 바느질, 문명 퇴치, 자료 재활용, 자연 요법 등이 그것이다. 여성들은 자의식을 강화하고 경제적으로 독립해야만 한다. 집에서 여성들이 가축만도 못하게 취급 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회교도든 힌두교도든, 인도 사람들은 누구나 딸을 '신의 벌'로 여기고 있다.
수녀들이 어머니들에게 운명을 그저 참고 견디기만 하진 말라고 자극하지 않았다면, 아마 이 아이들은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랑의 선교회' 수녀들도 대대로 뿌리박혀온 전통적인 성역할 탓에 어쩔 수 없는 한계를 느끼곤 한다.



증언(수녀) : 대부분의 여성들이 술을 마신 뒤 남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남편과 살면서 고생하고 있어요. 해마다 새 아이가 태어나는 건 순전히 남편 탓이지요. 우리가 아무리 가족계획 방법을 전해주려고 애를 써도, 여성들은 남편 때문에 그것도 소용이 없다고 호소합니다. 남편이 술만 마시고 오면 금방 아기가 생긴다는 거지요.


대담자 : 낙태를 왜 그처럼 극렬히 반대하는지 설명해주시겠니까?


테레사 : 낙태란 두말할 것도 없이 살인입니다. 그것도 친어머니에 의한 살인, 그건 악입니다. 낙태는 하느님의 위대한 창조물인 생명을 죽이는 것입니다. 아기는 살 권리가 있습니다. 낙태는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악입니다. 어머니가 제 자식을 죽인다면 무슨 짓인들 못하겠습니까? 이래선 악이 세상에서 제멋대로 번질 수밖에 없지요. (영어로 이야기한 뒤----) 우리는 입양으로 낙태와 싸우고 있어요. 어린이 수천 명의 입양을 주선했습니다. 인도에서, 또 외국으로도… 그 예쁜 아이들을….


해설 : 인디라 간디가 낙태를 합법화했 때, 테레사 수녀는 수많은 의원과 병원과 경찰서에 편지를 보내 그 아기들을 버리지 말고 자기한테 달라고 요청했다. 미혼모들에게 자기한테 오라고 호소했다. 이 호소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시슈 브하와 한 군데만 해도 버려진 아기들이 2백 명이다. 어스름 새벽마다 수녀들은 문 앞에서 보자기에 싸인 아기를 발견하곤 한다.



증언(수녀) : 길에도, 문 앞에도 아기들이 그냥 버려져 있어요. 대부분 병든 아기들이지요. 어느 날엔 다섯, 여섯, 일곱 명이나 되구요, 또 어느 날엔 여덟 명도 넘어요. 그리고 많은 미혼모들이 아기를 낳으러 이곳으로 오기도 해요. 아기를 낳은 뒤, 그 아기를 우리에게 맡기고 떠나지요.


대담자 : 미처 태어나지 않은 아기는 가난한 이들 가운데서도 가장 가난한 이라고 주장하시는데….


테레사 : 그럼, 그럼… 귀찮은 존재니까요, 죽임을 당하니까요. 여기서부터 우리 가정들의 온갖 불화와 불행과 애정 상실이 생기게 되는 겁니다. 이런 까닭에 가정에 큰 고통과 가난이 닥치게 됩니다. 어느 아기나, 설령 태어나지 않은 아기일지라도, 모두 위대한 창조물입니다.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 창조되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온힘을 다해 아기를 구해야 합니다. (영어로 얘기한 뒤에) 아기 하나만 죽여도 그리스도를 죽이는 것입니다. 그 아기는 바로 그리스도의 형제 가운데 가장 보잘 것없은 자인 까닭에섭니다. 그 아기를 받아들인다면 바로 그리스도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낙태를 하면 그때마다 예수님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그분을 원치 않는 것입니다.


해설 : 테레사 수녀는 아이들을 자신의 눈동자처럼 보호한다. 양부모를 찾지 못하면 스스로 보살펴 튼튼하게 기르기 위해 애쓴다. 일단 아이가 자라면 한뙈기 땅을 선물한다. 또 좀더 커서 결혼을 하게 되면 지참금과 조그만 집을 마련하기 위한 신용대여를 제공한다.
테레사 수녀는 계획성 있는 여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많은 자금들이 어디로부터 흘러들어 오는지 스스로도 정확히 모르고 있다. 사실 그는 수많은 후원자 모임을 없애버렸다. 고정적으로 얼마가 들어오는지도 알고 싶어하지 않는데, 하물며 컴퓨터를 갖추고 전문적으로 후원금을 모으는 일 따위를 생각해본 적이 없음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느님께서 알아서 보살펴주시니, 그분의 섭리를 간섭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음악) 테레사 수녀는 거창한 말을 하는 여인이 아니다. 편지 몇 통과 두드러진 연설 몇 차례 말고는 기록으로 남은 증언이 거의 없다. 그 메시지는 간단하고도 실질적이다. 그런데도 테레사 수녀는 신비의 세계를 사는 신비가의 언어로 말한다.



테레사 : 사제는 하느님께서 인간 모습으로 주신 가장 아름다운 선물입니다. 또 한분의 다른 예수님이지요. 우리는 스스로 거룩해지기 위해 '거룩한' 사제가 필요해요. 예수님은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거룩하신 것처럼 여러분들도 거룩하게 되라고…. 이것은 엄한 계명입니다. (영어로 얘기한 뒤) 우리는 베로니카 성녀를 떠올려 왔습니다. 성녀가 그리스도를 따라 골고타로 올라가며 도와드린 것처럼 우리도 어느 사제에게나 골고타 가는 길에서 거들어 드리고자 합니다. 전세계 4천5백 명의 우리 수녀들이 그 수만큼의 사제를 양아들로 삼았습니다. 더러 주교님들도 이런 기회를 '참 특별한 선물'이라고 하시지요. 우리가 교황께 강복을 청했을 때,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테레사 수녀님, 나를 누군가가 수양아들로 삼도록 해주십시요, 결국 나도 사제니까요." 그래서 우리 수녀 하나가 교황을 수양아들로 삼았지요.


해설 : 예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는 '사랑의 선교회' 수도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수도자들은 성모 마리아께 끊임없이 도움을 청한다. 테레사 수녀는 "예수께서는 마리아의 품에서 크셨기에 예수님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은 바로 어머니 마리아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부분에선 테레사 수녀에게 여성 신학의 실마리가 엿보이기도 한다.
성모 마리아에 대한 테레사 수녀의 사랑은 어린이 같지만 유치하지는 않다. 또한 성모 마리아 때문에 십자가의 그리스도한테서 눈길을 돌리는 일은 없다. 테레사 수녀는 언제나 십자가 아래 서 계신 성모 마리아를 바라보면서 그 고통을 함께 나눈다. 그래서 성모 마리아처럼 '사랑의 선교회' 수도자들도 언제나 '십자가에 못박힌 사람들' 곁에 있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대담자 : 안락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테레사 : 그게 뭔데요?


대담자 : 환자 본인이 죽기를 원하면, 더 이상은 도움을 주지 않는….


테레사 : 우리는 그럴 권리가 없어요. 기도하고 희생하면서 도와주어야지요. 스스로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야지요. 사람이 스스로 죽음을 원하는 것은 사랑받지 못하고 귀찮은 존재로 내버려져 있다고 여기는 까닭에섭니다. 우리는 아파 고통받는 사람들을 늘 사랑하고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언제든지 가장 좋은 약이지요.


대담자 : 에이즈 환자들을 위한 집들을 새로 열 참이라더군요?


테레사 : 그래요, 세계 여러 곳에. 어쨌든 놀랍게도 우리가 돌보는 곳에서는 절망한 채 죽은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으레 그들도 평화롭게 하느님과 함께 있지요. 전엔 달랐어요. 에이즈에 걸린 줄 알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많았지요. 하지만 우리가 돌봐주고 난 뒤부터는 자살한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그들도 아름답게 죽지요, 누구도 절망할 필요가 없어요.


해설 : 테레사 수녀의 신화는 칼릭하트에서, 피의 여신 칼리의 신전에서 시작되었다. 1952년 이래, 힌두교 성소의 숙소가 '사랑의 선교회' 수도자들에게 '임종의 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당시 테레사 수녀가 쥐들에게 몸을 파머힌 어떤 사람을 발견, 곧장 그를 손수레에 싣고 병원으로 갔지만 받아주지 않았다. 그런 일을 겪은 뒤, 테레사 수녀는 캘커타의 시장과 시의회를 줄기차게 졸랐고, 급기야 빈 순례자 숙소를 넘겨받게 되었다.


대담자 : 영적 유언을 말씀해주십시오.


테레사 : 그게 무슨 말이지요?


대담자 : 어떤 메시지를 사후에 남기고 싶으신지요?


테레사 : 예수께서 여러분을 사랑하시듯, 여러분은 서로 사랑하십시오. 그분께서 남기신 말씀입니다. 그런데 사랑하려면 순수한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순수한 마음이 있으면 하느님을 뵙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기도하면 믿음이 깊어지고 사랑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사랑은 이웃에 대한 섬김으로 나타납니다. 또 거기서 평화가 자라납니다. 따라서 기도하는 사람은 모든 것을 가진 사람입니다. 친구와 평화와 사랑, 한마디로 모든 것을….


대담자 : 여든다섯 살이 되셨는데, 지금 행복한 여인이라고 자처하실 수 있습니까?


테레사 : 그럼요, 불행할 이유가 없지요. 무슨 일이든 예수님을 위해 성모 마리아를 통해서 하다 보면, 빗나가는 일이란 있을 수 없잖아요?


해설 : "칼릭하트에서 예수님을 발견하십시오"라는 말이 '사랑의 선교회' 구급차에 붙어 있다. 죽어가는 사람들과 집이 없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사랑의 선교회'는 단지 두 가지 요청만 한다. 바로 병자의 이름과 종교를 알리라는 것이 그것. 이는 단지 나중에 힌두교도냐 회교도냐 그리스도인이냐에 따라 장례를 치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특히 힌두교도들을 위해선 수녀들이 화장터까지 세워 영혼들이 환생의 윤회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놓았다. 영안실은 경당 구실도 하는 칼릭하트의 가장 거룩한 장소다.


증언(수녀) : 이 집은 테레사 수녀님의 첫사랑이예요. 캘커타의 거리에서 주운 첫 남자를 데려와서 여기서 일을 시작하셨거든요. 그 일은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어요. 아직도 변함없이 길에서 모아 차에 실어 데려온 사람들이 우리 수사, 수녀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자상한 간호와 보살핌을 받다가, 평화롭고 아름답게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로 돌아가고 있지요.


해설 : 칼릭하트는 사랑의 교과서라고 테레사 수녀는 말한다. 칼릭하트엔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젊은이들이 많다.


자원봉사자
(퀘벡에서온
제네비브) : 이 칼릭하트에서 사람들이 서로 받아들이고 진정으로 서로 만나는 걸 발견했어요. 그래서 반해 버렸죠.




자원봉사자
(미국에서 온
데이비드) : 미국 출신 데이비드입니다. 그리스도를 섬기기 위해 이리로 왔어요. 이웃을 섬김으로써 신앙을 실행에 옮기는 법을 배웠어요.




해설 : 테레사 수녀는 사랑을 말한다. 오늘날 사랑이라는 단어만큼 남용되는 말도 없다. 그러나 이 말을 테레사 수녀가 쓰면 결코 바래지 않은 본래의 의미로 고스란히 되살아나는 까닭은 도대체 무 엇일까? 또 바로 그 사랑이 칼릭하트에서는 더욱 깊은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은 무슨 까닭에서일까?


대담자 :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또 인기도 높으신데, 이 사실이 수녀님 자신에겐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탐탁치 않으십니까?


테레사 : 저에겐 희생이고, 하지만 우리 '사랑의 선교회'엔 축복이고, 그렇지요. 전 그걸 희생으로 바치고 있어요. 실은 제가 사랑하는 하느님과 계약을 하나 맺었지요. 여러분이 제 사진을 찍을 때마다 불쌍한 영혼이 하나씩 천국으로 가게 해달라고요. 제 사진을 찍는 일이 생길 때마다 그러는 것처럼, 아마 오늘은 연옥이 텅 비었을 겁니다.





--------------------------------------------------------------------------------

자료 출처 :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