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의 그늘은 언제나 차갑다
그 속에선 희망이나 안락의 꽃이 필 수 없다

절망의 꽃이 핀다한들
그것은 메마른 강위의 보라빛 꽃처럼 외로움에 시들고 있을 뿐이다.

내가 기억하는 그것은, 꽃잎 조차 존재하지 않아서,
꽃이 질때는, 꽃의 자조섞인 눈물만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꽃의 눈물은 당신의 얼어붙은 마음처럼 차갑고
그리고 실존의 송곳처럼 메마른 강위에 꽂힐 뿐이다.

꽃의 고통은 어둠 속의 어둠과 같아서.
눈물의 자욱조차 너의 얼굴에선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존재는 현존의 그 그늘속에 묻혀져 있기에,
조물주마저 조용하게 우는 그 꽃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꽃은 죽음보다 아름다운 나머지
조용하게, 슬피우는,일그러진,그러나 이내 다시피고,
그리고 무표정하게 쟃빛하늘을 바라보며 눈물의 향기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