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어린이집 `부실간식'에 학부모 폐원 요구
(인천=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결식아동에 대한 부실 도시락 파문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인천의 한 어린이 집에서 `부실 간식'을 제공, 학부모들이 폐원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13일 인천시 부평구 D교회 부설 꽃동산 어린이집 관계자와 학부모들에 따르면 이 어린이집에서 제공하는 간식 중 닭1마리로 아동 50명분의 닭죽이 나오거나 과자 한 봉지를 4명의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등 간식의 질이 부실해 학부모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냉장고 내에 보관된 음식은 3~4개월 정도 보관되고 원생들이 저녁 6~7시까지 머무르지만 저녁도 제공하지 않는 등 위생과 교육환경이 열악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부평구가 점검한 결과, 이 어린이집 원장(여)이 보육원 교사 2명의 임금 350여만원과 간식비 일부를 빼돌려 착복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학부모들은 "이 어린이집이 계속 유지되면 다른 어린이들에게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며 폐원을 요구하고 있다.

또 이 어린이집은 간식비를 학부모로부터 따로 받을 수 없게 돼있는데도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해당 학부모들로부터 간식비 70여만원을 부당 징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학부모들은 이에 대해 계속 항의하고 있지만 개선조치가 미비하자 원생수도 49명에서 최근 25명으로 줄었다고 구(區) 관계자는 전했다.

구는 지난달 18일 이 어린이 집에 시정조치를 내리고 시설장 경고장을 발부하는 한편 이달 20일까지 폐원과 원장 교체, 운영방안 등에 대한 의견서 제출을 요구했다.

학부모 박모(33)씨는 "아이가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을 때면 마치 굶주린 것처럼 허겁지겁 많이 먹어 이상하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간식도 부실하고 위생시설도 엉망이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구 관계자는 "이 어린이집에서 부실 간식을 제공해 일부 학부모들이 폐원을 요구하고 있다"며 "개선 조치를 내린 만큼 하루 아침에 좋아지지는 않겠지만 간식 부분에서는 개선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어린이집 원장은 2명의 보육교사로부터 빼돌린 임금과 학부모들에게 받은 간식비는 당사자들에게 돌려줬고 자체 지도점검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