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나 지하철에서 혹은 길거리를 지나다가도,
옆에 노인들이 계시면 자주 원망의 소리를 듣습니다.
때로는 배신감에 치를 떠는 것처럼,
때로는 분노에 휩싸여 고함치는 것처럼,
무엇인가에 좌절감을 느끼고 어깨가 축 처진 것처럼
그런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장강의 도도한 흐름이 앞물결을 밀어낸다고 합니다만,
이 시대의 노인들에게 젊은이의 입장으로서 그리 말한다면
너무나 괴로운 일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평균수명은 계속 증가하면 120살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그래서 30살에 결혼하는 사람은 대략 90년동안 결혼생활을 하게된다는
예상이 나옵니다.
무엇인가가 부족하여서 살아남기 위한 투쟁을 하는 것은 인류사에
빈번한 일이었지만, 지금처럼 무엇인가가 너무나 남아서 버리기 위한
투쟁을 하는 것은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것도 인생의 선배로서의 노인들이 남아도는 목숨이 되었다면,
어쩌면 우리를 대신하여 역사상의 난제에 처음 도전하게 되는 것일수도 있겠지요.
웰빙의 바람이 휘몰아치더라도 그것이 노인들에게 큰 구원은 되지 못할 것이고,
종교역시 큰 역할은 기대하기 힘들군요.
국가의 예산으로 사회복지 수준을 높힌다는 것도 한계가 있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고스란히 노인부양부담을 젊은세대에 맡기기도 벅차지요.
옛날의 고려장처럼 집단적인 자살을 요구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기에,
새로운 생각이 필요하다고 생각드는군요.
현재의 노인이 원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저 시간이 흘러야만 되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