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 反應 )과 감응(感應 )..

어느날 석가가.. 제자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건장한 한 사람이 찾아와 시비를 건다..
그 사람은 기존 종교를 신봉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석가가 세상사람들을 미혹하고 있다며...
네가 과연 뭘 깨달았다고..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있느냐..~
하며 온갖 악담과 패설을 늘어놓는다..

이에 석가는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은 채...
그 사람의 말이 끝나면... " 다음은..? " " 다음은..? " 하기만 한다.
온갖 욕을 얻어먹으면서도.. 아무런 반론을 제기하지 않는다..
그저 그 사람의 말을 듣고만 있을 뿐이다.

그러고 있으니.. 제자들이 더욱 분통이 터질 지경이다.
보다보다 못한.. 제자 한 사람이 나섰다..
네 이넘..! 여기가 어디라고... 네 어찌 여기에 와서 행패를 부린단 말이냐..?
하고 대응하며... 더불어 같이 시비를 논하려 들자...!!

석가 왈 " 너는 내 제자가 아니다..여기서 나가라..!!! "
그 제자는 어리둥절...  머쓱해서 쑥 들어가고...
석가는 다시 그 사람에게 " 계속하라..! 그대의 이야기를...! "

하루 왼 종일... 그 사람에게 온갖 훈계를 받고 모욕을 당하면서도...
이의를 제기하거나... 가르치거나 설득하려 하지 않는다..
반론을 제기하거나 그 사람을 타이르지도 않는다..
자기가 하는 일의 당위성이나.. 그 필요성을 역설하지도 않는다...
단지.. " 다음은..? " " 그대의 말을 계속하라..! "
이것뿐이다..

하루 왼 종일.. 석가를 훈계하고 가르친 그 사람은 돌아가고...
제자들은 그 답답했던 심정을 석가에게 토로한다.
어찌 그 망나니 같은 사람한테.. 한마디 말씀도 안 하시고...
그렇게 당하고만 계셨습니까...?
저희 제자들은 참으로 분합니다.. 선생님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석가 왈..

그 사람은.. 나를 모르는 사람이다..
아마도 그 지도자로부터.. 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그 지도자로부터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나에 대한 이미지를 이미 그려 가지고 온 사람이다.

그 사람이 오늘 한 모든 이야기들... 모든 행위는...
그 자신이 만든 이미지에다가 한 것들이었다..
자기가 상상하고 설정한 이미지를 나에게 덮어 씌워놓고..
거기에 대고 한 것이지 않았겠느냐...

나는... 그 사람이 만들어낸 이미지가 아니다.
그는 나에게 말한 것이 아니라.. 자기 이미지에다 대고 말을 하고 있었으니..
내가 무슨 할 말이 있었겠느냐...?!
나는 단지 지켜보았을 뿐이다.

무릇 어떤 사람이 자기를 대하는 태도와 그 하는 행위에... 보고..
그 무엇인가.. 심기( 心氣: 마음에서 일어나는 에너지)가 불편해져 .. 대응하는 것은...
저 자신이 그러한 면을 지니고 있기에 그 기운이 응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반응( 反應)하는 것이다.

자기가 그러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러한 면(에너지..)을 지니지 않고 있다면...
단지 그 사람이 스스로 그러함을 알고 있을 뿐이다.
어찌 대응할 필요가 있겠는가..?  
단지 그 사람이 제 노릇하고 있는 것을 지켜보고 허용할 뿐이다.
무슨 시비가 있고 분쟁이 있겠는가..?
이것이 감응(感應)하는 것이다.

한 편 ... 석가를 혼내주고 돌아온 그 사람은..
한 참 혼내 주었다고 .. 스스로 생각하며..으쓱했으나...
곰곰히 돌이켜보니..
자기 혼자 떠들다 온 것이었다.

석가의 말을 들은 것은 " 다음은..? " " 계속해 보라..! "
이 말 뿐이었던 것이다.

다음날 또 다시.. 내 오늘은.. " 확실하게 깨닫게 해주겠다. "
" 다음부터 어줍잖은 가르침을 펴지 못하도록 해 줘야지..!! "
하며 찾아갔다..

또 다시 하루 왼 종일..
훈계와 가르침과 그 잘못된 바에 대한... 역설들을 늘어놓았으나..
역시 묵묵부답..
다음은..? ... 계속해 보라..! 이 두마디 뿐...

연 이틀동안 석가를 혼내주고 돌아온 그 사람...
집에 돌아와 홀로 생각해 보니.. 허탈하기 짝이 없다...
빈 허공에 주먹질 한 듯...
끝없이 깊은 수렁에.. 돌을 던진 듯...
왠지 두렵고.. 잘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분노와 악감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셋째날..
다시 찾아간 그 사람.. 석가앞에 무릎을 꿇고..
선생님 잘못 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석가 왈..
다음은.. ?

오랜 시간동안 그 사람은 묵묵부답..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

이윽고... 석가가 말문을 연다.

그대는 나에게 잘못한 것이 없다...!!
그리고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니다...
그대 또한 어제의 그대가 아니다...
그러니 괜찮다...

그대와 나는.. 지금 여기에 이렇게 있지 않느냐... !!

그날 이후 그 사람은 석가의 제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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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읽었던 내용인데 생각이 나기에 각색해 정리해 본 글입니다... ^^

   8888888888888888샴브라/우리님 글을 퍼왔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