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자기장 약화 조사 유럽우주국 탐사 승인
  
[한겨레] 유럽우주국(ESA)이 지난달 지구 자기장의 변화를 추적하기 위해 새로운 위성 탐사를 승인해 지구자기장 약화와 극점 변화에 대한 더욱 정밀한 탐사가 기대된다고 <뉴욕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스웜’이라는 이름의 새 위성을 동원한 이번 탐사작업에 참여한 프랑스 지구물리학자 고티에 울로는 “우리가 기후변화를 예측하는 것처럼 지구 자기장이 미래 어떻게 변화할지 알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며 “이 작업이 끝나면 틀림없이 지구자기장 변화에 대한 첫 예측을 얻게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구 생물체를 보호해온 지구 자기장은 150년 전부터 본격 약화되기 시작해 현재 10~15% 가량 힘을 잃은 것으로 평가되며, 이런 변화는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자기력선의 역전현상이 일어날지 여부를 둘러싼 논란을 가열시키고 있다.

지구 자기력 약화와 역전이 실현되면, 지구적 차원에서 영향이 불가피하다. 예컨대 바다거북은 8천마일을 여행하면서 자기장으로 방향감각을 유지한다. 연어와 고래, 갖가지 철새 등 회유성 동물도 모두 마찬가지다. 또 자기장은 태양풍과 태양폭풍, 갖가지 우주선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해왔다. 따라서 지구 자기장의 붕괴는 큰 혼란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측된다. 자기장 역전과 동물종의 절멸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 사이에는 대재앙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무엇보다 자기장 역전은 서서히 진행돼, 완성되는 데 5천~7천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일어난 자기장 역전은 78만년 전으로 당시 호모 에렉투스는 돌을 도구로 사용하는 법을 배우던 시기였다.

자기장 역전과 약화가 일어나는 이유는 아직 분명치 않다. 과학자들은 지구핵 내부의 용해철의 격렬한 흐름이 변화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