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dongascience.com/news/viewhottrend.asp?no=11577치매-다운증후군 예방 길 열렸다

난치병 방어 생체매커니즘 경상大연구팀 세계 첫 규명

김훈기 기자   2004년 5월 28일 wolfkim@donga.com

국내 연구진 2명이 치매 다운증후군 유방암 등 각종 난치병의 발생을 막는 ‘생체 방어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세계적 과학전문지 ‘셀(Cell)’에 논문을 게재했다.

경상대는 이 대학 생화학과 이상열(李相烈·47·사진 왼쪽) 교수와 환경생명과학 국가핵심연구센터 소속 박사과정 연구자 장호희(張顥曦·27)씨의 연구논문이 ‘셀’ 6월호에 실렸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이 주목한 대상은 생체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인 활성산소를 분해시켜 없애는 역할을 하는 ‘퍼록시레독신’이라는 단백질. 연구에 쓰인 실험대상은 빵이나 술을 만들 때 사용되는 미생물인 효모였다.

생체는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등 커다란 환경변화를 겪으면 활성산소의 양이 급격히 늘어난다.

연구팀은 이때 퍼록시레독신이 서로 결합해 평소보다 50배 이상으로 커지면서 단백질, 유전자(DNA), 지방 등 생체 주요 구성물질을 감싸 활성산소와 접촉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을 발견했다.

이 교수는 “세포에서 퍼록시레독신이 얼마나 존재하는지 검사하면 난치병의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며 “마치 백신처럼 퍼록시레독신을 미리 주입해 활성산소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면 질병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알츠하이머 치매 등 노인성 질환이나 다운증후군, 갑상샘암 유방암 폐암 등을 앓고 있는 환자 세포에서 퍼록시레독신이 대량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은 보고됐지만 그 메커니즘을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활성산소는 세포가 산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한다. 단백질 등 구성물질을 산화시킴으로써 세포를 서서히 늙고 병들게 만드는 ‘주범’이다.

하지만 급격한 환경변화, 예를 들어 목욕탕에서 뜨거운 물에 들어가거나 각종 병원균이 인체에 침투하는 등의 스트레스가 닥치면 활성산소의 양이 갑자기 늘어 세포에 위험 경고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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