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얼굴이 보는 사람들을 짜증나게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7일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에 따르면 미국 노우스 다코다 주립대학의 브라이언 마이어교수와 미시간 주립대학의 새러 콘래스, 노버트 슈워츠교수는 “부시의 사진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반응을 측정한 결과 부시의 얼굴만 봐도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미연구진, "부시와 의자 사진 비교"

이들은 사람들에게 부시의 사진과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의자사진을 번갈아가며 보여주며 사진 위 전광판 위에 ‘갈아버림’이라는 단어와 ‘사랑’이란 단어를 보여주며 사진이 나오는 즉시 주어진 단어들을 말하게 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실험 대상자가 부시에 반대하는 민주당원이건 부시를 지지하는 공화당원이건 간에 부시의 사진이 나올 때 부정적인 단어인 ‘갈아버림’을 말해야 할 경우 그 속도가 거의 즉각적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실험 대상자들은 정치적 성향을 떠나 부시 사진을 보고 ‘사랑’이란 단어를 말하라면 그 반응속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 목격됐다.

차라리 의자사진을 볼 경우 사랑이란 단어를 훨씬 빨리 말하는 것이 관찰돼 부시가 엉덩이에 깔고 앉는 의자보다 못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마저 자아냈다.

이 외에 연구진은 부시의 사진과 민주당출신 전 대통령이자 모니카 르윈스키라는 백악관 인턴사원과의 집무실에서의 정사로 유명한 빌 클린턴의 사진을 번갈아 보여주며 반응을 살폈다.

부시보다 더 짜증나는 것은 럼즈펠드

이번 실험에서는 공화당원의 경우 부정적인 단어를 말하는 속도가 클린턴의 사진을 볼 때 더 빠른 반면 진보정당인 민주당원은 역시 부시사진이 나오면 즉각적으로 부정적인 단어를 얘기해 정치적인 성향에 따른 차이를 보여줬다.

또 실험 대상자들은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의 사진을 보자 부시사진보다 더 격렬한 증오를 나타내 럼스펠드가 소위 미 정계의 ‘왕따’로 전락한 사실을 입증했다.

설문조사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럼스펠드는 집주인이 집을 허물 때까지 집세를 내지 않고 버틸 세입자같은 이미지”라고 대답했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이 객관적으로 동양의 관상처럼 사람의 얼굴을 분석하는 척도가 될 수는 없지만 사람들이 언론에서 하는 소리를 듣고 부시에 대한 나름대로의 이미지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또 “요즘 카페에서 인기리에 팔리는 부시얼굴을 본떠 만든 머그잔이나 기타 바보같은 표정의 인형들, 또 중동지역에서 사람들이 부시의 인형을 거리에서 불태우며 증오를 나타내는 것은 짜증스러운 그의 표정 탓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컷뉴스 이서규기자 wangsob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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