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donga.com/fbin/output?f=todaynews&code=f__&n=200405020045&main=1英 인디펜더트 "이라크 수감자 학대 새 증거 발견"

미군이 운영하는 이라크의 악명높은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조직적으로 가혹행위가 자행됐음을 입증하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은 보고서가 공개됐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일요판이 2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군과 영국군 병사들이 이라크인 수감자들을 학대하는 사진이 잇따라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 미군 헌병과 정보 장교들이 이라크인들을 폭행하고 군용견을 풀어 위협을 가했으며, 강간하겠다고 협박한 사실이 미군 비밀 보고서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저명한 탐사보도 전문기자 세이모어 허쉬가 입수해 미국의 시사잡지 뉴요커 최신호에 게재한 53쪽 분량의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서는 미군 병사들이 수감자들을 신체적.성적으로 학대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보다도 더 심한 가혹행위가 일상사로 벌어지고 있었음이 밝혀졌다.

보고서를 작성한 미군의 안토니오 타구바 소장은 "가학적이고 노골적이며 외설적인 학대행위"가 자행됐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화학전구를 깨뜨려 수감자들의 머리 위로 화학물질 쏟아붓기, 빗자루손잡이와 의자로 구타하기, 남자 수감자들을 강간하겠다고 협박하기, 화학전구와 빗자루 손잡이를 항문에 집어넣어 모욕주기, 군용견을 풀어 수감자들을 위협하기" 등각종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밝혔다. 수감자들이 실제로 개에 물린 사건도 한차례 있었다.

타구바 소장의 이 보고서는 이 같은 가혹행위가 고립된 일반 사병들의 일탈 행위가 아니라 군정보당국이 수감자들을 무력화하려는 목적으로 가혹행위를 조장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인디펜던트는 분석했다.

타구바 소장은 정직 처분을 받은 교도소 책임자 재니스 카핀스키 준장 이외에 최소한 2명의 장교를 처벌할 것을 권고해 가혹행위의 책임이 고위 장교들에게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영국 정부는 이라크에서 연합군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면서 납치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 각료들을 비롯한 주요 요인들이 이라크 방문을 금지했다.

토니 블레어 총리의 이라크 인권담당 특사인 앤 클루이드 의원은 "현지 조사를 위해 이라크 방문을 희망하고 있지만 방문 금지령으로 발이 묶였다"며 "일단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