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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칠레 산라파엘 빙하, 해빙 위기     [연합뉴스 2004-04-28 12:06]

(서울=연합뉴스) 조채희기자 = 빙하에서 얼음덩어리가 바다로 떨어지는 장관으로 세계적인 관광지가 된 칠레의 산라파엘 빙하가 우려할 만한 속도로 녹으며 줄어들고 있다고 BBC 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북 파타고니아 빙원(氷原)의 일부인 산라파엘 빙하는 산라파엘 만에서 배를 타고 보면 빙하 앞면에서 얼음 덩어리가 떨어져 내리는 모습이 보여 해마다 수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문화유산이자 유네스코 지정 생물보존지역이다.

하루에 17m를 움직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빙하 중 하나이며 해발 3천m 고도에서 중력과 안데스산맥에 내리는 폭설의 영향으로 70m 높이의 얼음 절벽에서 얼음 덩어리가 수직 하강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영국 애버리스투위스 소재 웨일스 대학의 닐 글라서 교수팀은 옥스퍼드 대학 연구 팀과 공동 연구결과 사상 유례없는 온난화 때문에 산라파엘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고 있어 관광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BBC에 전했다.

그라서 교수는 연구팀이 1992년에 산라파엘 빙하를 찾았을 때 사람들이 빙하표면의 얼음덩어리에 페인트로 표시를 하고 전망대를 설치하기도 했으나 올해 다시 찾았을 때는 그 지점이 원래보다 1㎞ 뒤로 물러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인접지역의 강수량을 측정했을 때 100년 사이 특별한 변화가 없었으나 기온은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빙하가 계곡까지 후퇴하면 산라파엘 만에 얼음 덩어리가 떨어지는 장관도 중단될 것이며 이에 따라 관광객들도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학자들은 남미를 포함한 전세계의 빙하에 대한 역대 자료들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지만 극지방에서 열대지방에 이르는 많은 빙하들에서 일정한 후퇴 양상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라파엘 빙하의 경우도 1800년대 말에는 지금보다 10㎞ 이상 바다쪽으로 진출해 있었다.

또 현재 빙하의 앞쪽 12㎞까지에서 발견되는 빙퇴석(氷堆石)이나 침전물 등은 3천∼5천년 정도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는 빙하가 3천∼5천년간 상대적으로 안정된 상태였으나 그 후 최근 100년간 갑자기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최근 북 파타고니아 빙원이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빠른 속도로 녹고 있으며 산라파엘 빙하가 이를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연구팀도 30년 간의 자료를 분석해 파타고니아 빙원의 63개 지점에서 얼음이 녹아 연간 0.04㎜ 씩 해수면을 높이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chaehee@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