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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응보 실록 – 마음이 바르지 못해 공명이 깎여 


작자 : 진필겸(陳必謙) 정리 


[정견망] 


복건에 이(李) 씨 성을 가진 수재(秀才)가 있었는데 박학다식했다. 어느 날 경성으로 과거를 보러가는 도중 구주(衢州)의 한 객줏집에 들렀다. 그 전날 객줏집 주인이 꿈을 꾸었는데 토지신이 나타나 “내일 복건성의 이 수재라고 하는 사람이 와서 유숙할 것이다. 그는 이번 과거에 장원을 할 것이니 그를 잘 대접해야 한다.” 하고 말했다. 


다음 날 복건성에서 한 사람이 왔는데 과연 성이 이 씨이며 과거시험을 보러가는 길이라고 했다. 객줏집 주인은 꿈에 토지신이 일러준 대로 아주 각별하게 대접을 잘 해 주었으며 꿈에 토지신이 한 말을 그에게 알려주었다. 


이수재는 그 말을 듣고 매우 기분이 좋았으며 밤에 누워서 속으로 생각했다. ‘나는 이번 과거시험에 급제하여 높은 관리가 되겠구나. 그렇다면 내가 가난할 때 얻은 아내는 못생겨서 내 부인이 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장래에 관리가 되면 젊고 예쁜 여자를 구해서 새로 장가를 들어야지.’ 그가 맘속으로 이렇게 헤아리고 있는데 누가 알았으랴, 신령은 그가 마음속에 좋지 못한 마음을 품고 있는 것을 읽고서 그의 공명을 삭제해버렸다. 그러나 이수재는 그것도 모르고 여전히 나름대로의 계획을 갖고 있었으며 시험에 응시했다. 


십여 일이 지나 그 객줏집 주인 꿈에 또 그 토지신이 나타나 "저, 이수재는 마음속에 불량함을 품고 있어서 공명을 아직 성취하지 못했다. 그는 아내를 버리고 다른 처자를 아내로 맞이하려고 한다. 그러니 명부에서는 이미 그의 공명을 삭제해 버렸다.” 하고 말했다. 객줏집 주인은 토지신의 말을 듣고 반신반의했다. 


며칠이 지나 이수재가 시험에 떨어지고 돌아와 객줏집 주인을 만나자 매우 부끄러워하면서도 "주인이 환몽을 꾸고 거짓말을 하여 자신으로 하여금 헛된 꿈을 꾸게 했다."고 오히려 야단을 쳤다. 


객줏집 주인도 그에게 애석하다고 말하면서 “제 꿈이 거짓이 아니라 이 수재 당신의 마음이 옳지 않은 것이지요.” 했다. 그리고는 그가 떠난 다음날 밤 꿈에서 토지신에게 들은 말을 해주었다. 이 수재는 듣고 나서 크게 놀라고 부끄러워하며 돌아갔다. 


바로 이러하다 : 
좋은 일 이루어지지 않음은 원인이 있으니 
어찌 안을 방어하고 스스로 반성하지 않는가 
아마 이수재 같은 이는 
의로운 사람을 배신하는 나쁜 마음이 생기지 않았는가? 

好事不成有原因 
何防內找自捫心 
許是也如李秀才 
背信棄義生壞心


’좌화지과(坐花志果)' 중에서
조회 수 :
1786
등록일 :
2012.05.06
02:21:36 (*.206.95.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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